최근 들어 그래픽 논쟁이 끊이지 않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 정말 그래픽이 전혀 변하지 않았는지 어떤지, 비교할 겸 역대 시리즈의 스크린 샷을 모아 봤다. 가능한 한 화질이 깨끗한 다이렉트 스크린샷(화면을 사진으로 찍거나 한 것이 아닌)을 사용했으며, 각종 컨버전판(HD버전 등)과 프론티어는 제외했다.



* 몬스터 헌터 1 (PS2, 2004년)













 PS2라는 하드웨어의 특성상 발색이 좋지 않아 색감이 전체적으로 탁하고 뿌옇다. 이 때문에 몬스터의 쉐이딩(명암) 표현을 굉장히 강하게 넣어 입체감을 살리려 한 흔적이 보인다. 또한 전반적으로 들어간 모래나 흙, 바위 질감의 텍스처가 PS2의 렌더링 및 몬스터 헌터 자체 엔진과 얽혀서 모래알같은 거친 느낌을 내는데, 이것이 밋밋한 느낌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주고 있지만 덕분에 화면이 전체적으로 좀 지저분하다. 



* 몬스터 헌터 포터블 (PSP, 2005년)





 NDS에 밀려 허우적거리고 있던 PSP에 구세주처럼 나타난 첫 포터블 몬헌. PS2라는 거치기용 게임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포터블로 재현한 완성도가 놀랍다. 오히려 PSP로 옮겨오면서 프로그레시브 출력이 되어 원작보다도 깨끗해진 화면이 인상적. 



* 몬스터 헌터 DOS (PS2, 2006년)









 PS2용의 두번째 작품. 기본적으로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래픽이지만 엔진의 개선과 텍스처의 깔끔해짐으로 1에서 보이던 거친 질감은 꽤 나아졌다. 다만 그 덕분에 전체적으로 밋밋해보이는 부분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 



* 몬스터 헌터 포터블 2G (PSP, 2008년)















 포터블 이후 히트를 거듭하며 PSP에 대한 노하우가 점점 쌓이고 있는 개발진의 실력을 보여주는 작품. 포터블 1편 기반의 엔진으로는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그래픽을 보여준다. 



* 몬스터 헌터 트라이 (Wii, 2009년)
















 닌텐도의 신기종 Wii로 모든 그래픽을 완전히 갈아엎고 낸 작품. 쉐이딩이 전부였던 이전까지의 작품 수준에서 벗어나, 새 하드웨어의 파워를 활용해 텍스처에 반사효과를 넣어서 입체감을 살렸다. 향상된 광원이나 색감 강조, 블룸 효과도 멋진 편. 다만 씬 렌더 전반에 블러가 좀 과하게 들어가 있어 전체적으로 화면이 뿌옇고 선명도가 낮다. 전반적으로 폴리곤을 많이 사용해 지형이나 몬스터의 모델링이 둥글둥글해 보이는 것도 트라이만의 특징이다. 몬스터의 포효 시 모션블러를 이용해 화면이 흐려지는 효과도 이 작품에서 처음 들어갔으며, 공격/방어력 UP 버프시 몸에서 발생하는 오오라 이펙트는 물리효과가 적용되어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따라 휘날리기도 한다. 



* 몬스터 헌터 포터블 3rd (PSP, 2011년)


















 PSP의 마지막 작품. 계속 써오던 포터블 1 기반(사실 이것 역시 PS2용 도스 엔진을 뜯어고친 것) 엔진을 버리고 PSP에 최적화된 렌더링 엔진을 새로 만들어 그야말로 PSP의 하드웨어 스펙을 바닥까지 긁어 만든 작품. 덕분에 색감이 화사하졌고, 화면 전체에 오브젝트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여유있는 묘사가 일품이다. 다만 이런 묘사를 위해 PS 시리즈 특유의 도트 디더 가상 알파채널을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보다보면 도트가 은근히 튀는 부분들이 꽤 눈에 보인다. 



* 몬스터 헌터 트라이 G (3DS, 2011년)

















 난데없이 홀라당 3DS로 플랫폼을 갈아타고 나온 작품. 하드웨어의 렌더링 방식 차이로 인해, PSP 시절처럼 알파채널을 디더링으로 희생하고 퍼포먼스를 확보하는 테크닉을 많이 사용할 수 없게 된 듯. 덕분에 배경 오브젝트의 묘사가 PSP의 3rd에 비하면 조금 간략화 되었다. 알파채널과 렌더링 등의 기능은 거의 하드웨어 레벨에서 지원되는 것을 사용하여 도트 디더링이 아니라 깔끔한 일반적인 알파채널이 되어있는데, 이 덕분에 좋게 얘기하면 화면이 깔끔하고 나쁘게 얘기하면 조금 밋밋해졌다. 캐릭터나 몬스터의 경우에는 트라이 시절의 블룸 필터 및 반사에 더불어 노멀맵핑 및 셀프 섀도우까지 지원하는데, 이것 역시 하드웨어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그대로 사용하는 덕분에 최적화를 할 구석이 없어 전체적으로 해상도가 낮다. 이 때문에 스크린샷으로는 이런 그래픽 효과들을 잘 체험하기가 어렵고, 실제 각종 효과가 움직이는 화면을 보면 그 박력이 다르다. 



* 몬스터 헌터 4 (3DS, 2013년)



















 외주 작품이었던 트라이 G에 이어, 2년에 걸쳐 본가 팀이 만들어낸 최신작. 전반적으로 배경 퀄리티가 좀 낮아진 덕분에 그래픽적으로 욕을 많이 들어먹었지만, 실제 게임화면을 보면 그렇게 욕먹을 정도는 아니다. 트라이 G에서 사용된 각종 그래픽 효과들을 전부 지원하고, 광원에 HDR 기능(맨 마지막 스샷의 오른쪽 위 나무 부분을 보라)까지 넣어 아주 인상적인 화면을 만들었다. 단지 그 덕분에 배경의 폴리곤과 텍스처 해상도가 많이 낮아지고, 오브젝트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단점. 몬스터와 캐릭터의 디테일만큼은 최고 수준인데, 하드웨어 의존도가 높은 하드웨어인 덕분에 그림자 등은 변함없이 저해상도다. 3DS의 그래픽 특성을 이해해야 할 듯. 


 제작사인 캡콤도 기업이므로, 때깔넘치는 HD 작업을 하려면 인건비가 필요하며 보다 스펙이 낮은 기종으로 개발해 제작비를 줄이려 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유저들이 불만을 가지는 것도 자유이지만, 중요한 것은 객관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나름대로 그래픽 면에서도 꾸준한 발전을 이어오고 있는 게임이며, 이것이 성에 차지 않고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전혀 개선이 없다", "PS2 시절에서 조금도 변한게 없다"라고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2년이나 기다린 몬헌 신작! 간단하게 감상 정리.


* 전체적으로 이전작들의 아쉬운 점을 잘 보완한 수작. 충분한 제작기간을 가졌기 때문인지 볼륨도 충실하고 새로 추가된 액션들이 게임성을 보다 낫게 잘 진화시키고 있다. 보통 점프액션과 등타기만을 이번작의 특징으로 보는데, 사실 이것은 이번 작품의 큰 변화 중 한 가지일 뿐 이게 전부가 아니고 전체도 아니다. 


*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사실 베이스적으로 공간이 아주 잘 구현돼 있는 게임 중 하나였지만(높은 곳에서 아래를 날고 있는 리오레우스에게 페인트볼을 던졌을 때 페인트볼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아래로 떨어지고 좌표가 리오레우스에 맞으면 확실하게 페인트볼에 맞는 것으로 처리된다. 공간좌표가 눈속임이나 플레이어 주변 공간만을 적당히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 공간에 걸쳐 잘 인식된다는 뜻이다) 엔진의 한계상 그런 부분이 게임성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 어디서 싸우건 기본적으로 플레이어 캐릭터의 공격 전개와 동선은 평면 기준으로 이루어져 있고 몬스터 역시 그 평면 공간을 기준으로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며 공격하곤 했다. 예를 들어 약간 높은 땅 위에 서있는 몬스터가 플레이어를 노릴 때 아래 땅으로 뛰어내리면 몬스터는 바로 플레이어를 공격해오지 못하고 우선 날아서 아래 땅으로 이동한 뒤 다시 플레이어를 노린다. 

 물론 이것이 너무 뚜렷하면 게임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초대 몬스터 헌터부터도 브레스 등의 원거리 공격이 이러한 인공지능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들어가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았다. 이 방식은 몬스터헌터, 도스, 포터블, 포터블2까지도 변함없이 계속 이어져 왔고, 이러한 공간 개념에 비로소 수정이 가해지기 시작한 것이 트라이의 수중전이다. 트라이의 수중전은 말 그대로 360도 전방위 시점을 제공했으며 몬스터 역시 그에 맞게 상하좌우 어디서 어떤 각도로든 공격해 온다. 다만 이것은 수중전에 한정됐을 뿐더러, 수중에서도 플레이어 캐릭터의 공격모션은 지상모션에서 크게 변하지 않아 정작 플레이어는 몬스터만큼 능동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며 싸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제작진은 이 점을 인지하고 4에서는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컨셉을 잡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아주 적절한 판단이 되었다.


4에서 몬스터는 이제 플레이어 캐릭터와의 평면 구분을 전혀 개의치 않고 어디서든 정확히 플레이어를 노려 공격해 온다. 단차가 있는 부분에서도 몬스터는 높은 땅과 낮은 땅을 동시에 딛고 경계면에서 기우뚱 선 채로 공격해오기도 한다. 비룡들은 절벽 위에서 날아 바로 플레이어에게 덮쳐오기도 하고, 낮은 곳에서 이쪽으로 향해 돌진하는 몬스터들은 지형에 가로막혀 멈추지 않고 펄쩍 뛰어올라 덮치기도 한다. 

 대조적으로 플레이어 캐릭터의 공격 모션은 이전 시리즈에 비해 크게 변화된 부분은 없다. 이미 오랜 시간 다수의 작품을 거쳐 검증되고 굳어져 온 무기별 특징과 공격 모션들이므로 이것을 섣불리 다 뒤엎어 버리면 게임을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 그렇다면 플레이어 캐릭터는 높은 곳 <-> 낮은 곳 사이의 공격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해 제작진이 내놓은 답이 점프 공격, 그리고 점프 공격에서 이어지는 등타기인데, 이는 게임을 잘 알고 있는 본가 제작팀이기에 가능한 해결책이었다고 본다. 

 

* 이런 특징 덕분에 지형을 숙지하는 것은 이전 시리즈보다도 더욱 중요한 일이 됐다. 높은 곳과 낮은 곳을 파악하고 단차 점프가 가능한 방향으로 적을 유도하며 싸워야 한다. 더우기 이번작은 배경에 동적 오브젝트들이 많아서 더욱 지형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리오레우스의 둥지 바닥은 타격을 입으면 기울어지고 바닥이 꺼져 내려앉기도 한다. 대부분의 기둥이나 단차, 장애물등이 몬스터의 공격으로 인해 부서져 없어져 버린다. 경사진 곳에서 몬스터의 독액이나 폭발 점균 같은 액체류의 공격 수단들은 지형을 타고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거나 퍼져나간다. 경사면에 서 있으면 플레이어 캐릭터 역시도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며, 격룡선이 공격으로 인해 들릴 때에는 R 버튼을 눌러 매달리지 않으면 미끄러져 배 밖으로 튕겨 날아가버린다. 일본의 3D 액션 게임 중에서 이 정도로 지형과의 상호작용을 세밀하고 철저하게 구현한 게임은 많지 않다. 많은 유저들이 말하듯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이제서야 제대로 된 게임성의 진화를 이뤄냈다. 


* 그래픽에 대해 발매전부터 말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는 전작 3G에 뒤지지 않는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준다. 이번 4에서는 보다 본격적인 그래픽 기법들을 상당히 많이 도입했다. 반사, 범프맵핑 및 블룸, HDR, 모션블러, 심지어는 셀프 섀도우까지 들어가 있다. 다만 스펙에 한계가 있는 3DS에서 이런 기능들을 모두 넣으려다 보니 결과적으로 폴리곤 수와 텍스처의 해상도가 꽤 낮아져 버렸으며, 이것이 스크린샷으로 공개되던 시절에 그래픽이 구리다고 욕먹은 이유이다. 



배경 텍스처가 좀 심하긴 하다...


 그러나 실제 움직이는 화면으로 몬스터와 싸우고 있을 때에는 이 저해상도 텍스처가 아주 크게 눈에 띄지 않으며, 오히려 추가된 각종 그래픽 효과 덕분에 박력넘치고 리얼한 화면을 보여준다. 가장 멋진 것은 역시 셀프 섀도우다. 이 효과는 거치기용 고스펙 3D게임에서도 빠지는 일이 많은 연산 능력이 필요한 처리인데, 3DS는 하드웨어 지원으로 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비록 해상도는 낮을 지언정 다이나믹하게 움직이는 리얼한 명암을 보여준다. 

 특히 반사 효과에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 보이는데, 범프 맵핑 및 반사 효과로 인한 몬스터의 리얼한 질감은 물론이거니와, 빙해 스테이지의 배경 얼음의 반사나 고인 물의 배경 반사 효과는 아주 리얼하고 충실한 공간감을 표현해준다. 이런 부분의 묘사에 대해서는 정지 스샷이나 저화질 인코딩 영상을 아무리 봐도 제대로 알 수 없으므로, 직접 본인이 3DS 화면을 보고 판단하길 바란다. 



반사효과가 가장 멋들어지게 들어간 빙해 스테이지. 배경의 얼음 하나하나에 반사되는 표현이 일품.


 다만 위에도 언급했듯 상당히 인상적이고 퀄리티 높은 배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이해가 안 갈 정도로 퀄리티가 심하게 낮은 배경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 특히 고저차 필드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오브젝트가 그러한데, 퍼포먼스나 스펙의 문제라고 보기엔 좀 이상할 정도로 퀄리티가 낮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후속작에서 개선을 희망하는 바이다. 



해상도가 낮거나 도트가 튀는 것 이전에 이렇게 단순명쾌하게 패턴이 반복되는 건 데빌메이크라이 2 이후로 실로 오랜만인 듯. 전체적으로 기둥과 벽, 덩굴 텍스처는 심히 까여도 할 말이 없다.



보통 배경 벽이나 기둥을 오르기 위해서 덩굴이나 거미줄 등을 묘사해 놓는 경우가 많은데 거의 100% 저해상도인 덕에 근접하면 이렇게 퍼져버린다.



* 난이도와 AI, 게임 컨텐츠 구성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들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난이도 상향이다. 가장 큰 문제는 몬스터들의 인공지능이 엄청나게 올라간 것과 더욱 더 심해진 몬스터 동작딜레이 감소 / 플레이어 동작딜레이 증가이다. 물론 시리즈가 거듭됨에 따라 유저들의 경험 및 노하우가 올라가서, 이젠 웬만큼 어렵지 않으면 바로 유저들에게 신나게 털리는 것도 사실은 사실이지만, 캡콤이 스파2시절부터 반복해오던 문제 중의 하나는 모든 유저들이 그렇게 극한의 플레이를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갈수록 이렇게 고급지향적으로 난이도를 올려가면 결국 초심자는 이탈해버리고 하드코어 유저만 남아버리는, 대전격투 게임의 쇠퇴와 같은 길을 가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번 몬스터헌터는 휴대기 시리즈 최초로 자체 인터넷 멀티플레이 모드를 탑재해, 언제 어디서나 와이파이만 연결되면 멀티를 할 수 있어 좀 더 파티를 짜서 도전하기 쉬워진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용납하기엔 상위 몬스터의 난이도 상향과 플레이어 캐릭터의 너프가 너무 심하다. 캡콤이 다음작에서는 조금 더 폭넓은 유저에게 먹힐 수 있는 기획을 해주길 빈다. 


* 이번 4에서는 싱글 모드가 꽤 충실해졌는데, 전작들의 존재감 미미한 싱글 모드에 비해 이번에는 각종 버프수단(고양이 식사, 마을 재료조달)의 강화단계를 엄청나게 쪼개놓고 그 파워업을 전부 싱글 모드 클리어에 순차적으로 때려박아놨다. 어려워진 집회소 상위 퀘스트 난이도와 함께, 이번작에서는 최소장비만 만들어서 집회소를 먼저 싹 뚫고 좋은 장비를 맞춘 뒤 마을 싱글퀘를 한번에 쓱 훑어버리는 플레이가 많이 어려워졌다. 특히 농장의 부재 및 평범하게 재료를 팔아주는 교역상인이 없어지고 용인상인에게서 현재 가지고 있는 재료만을 불릴 수 있게 되어 소재의 조달도 많이 어려워진 탓에, 어지간하면 싱글 모드를 어느 정도 클리어해서 소재 조달 및 버프 효과를 최대한으로 올린 뒤에 집회소에 도전하는 것이 속편하다. 다만 이러한 싱글 모드 및 버프효과 강화의 전개, 그리고 발굴퀘스트 등등의 UI 설계와 플로우가 꽤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않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처음 하는 유저들은 어떻게 진행해 나가야 하는지 헤매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발굴퀘스트와 스토리 진행을 다 엮으려고 욕심을 많이 부린 것 같은데, 다음작에서는 좀 더 세련되고 알기 쉽게 UI를 설계했으면 한다. 


어제 무심히 저녁먹으며 TV보다 감탄해버린 TM레볼루션과 미즈키 나나의 듀엣곡 Preserved Roses.

감동먹고 PV 찾아봤는데 PV는 너무 유치해서 ㅠㅠ...


TM이야 워낙 실력파라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성우인데도 TM에 전혀 꿀리지 않는 미즈키 나나도 대단하다.


1. 엔하위키 미러 나이츠 관련 항목


http://mirror.enha.kr/wiki/%EB%82%98%EC%9D%B4%EC%B8%A0%20%EC%8B%9C%EB%A6%AC%EC%A6%88#rfn9



2. PS2판 나이츠 개발에 얽힌 제작비화


 PS2판의 개발을 맡았던 상하이 스튜디오의 고군분투를 술회하고 있지만, 원작 팬에게 있어서 상당히 납득되지 않는 퀄리티의 결과물을 낸 주제에 자아도취되고 있는 경향이 강해 좀 눈쌀이 찌푸려지는 글. 더불어 중국 문화나 스탭에 대한 멸시도 은근히 엿보이는 등 좀 꼴같잖다. 나카 유지의 현역 시절 작업이 어떤 것이었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참고가 된다.

 가장 어처구니 없는 것은 새턴판 소스의 유실인데... 나이츠 뿐만이 아니라 팬저 드래군이나 버파 2의 컨버전에서도 원본 소스가 유실되어 이식에 개고생하는 이야기가 흔함. 대체 일본 개발사들은 소스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건지...


http://nights.sega.jp/nights1/ps2/image/memory/vol14/home.html

http://nights.sega.jp/nights1/ps2/image/memory/vol15/home.html



14 회  나이츠 ~ come out of bad dream...

PS2 'NiGHTS'프로듀서 우치다 마코토(세가 스튜디오 CHINA)

 

 

~ 지금으로부터 2년 전 (2006 2 ) ~ 

 

"SEGA AGES 2500 다이너마이트 형사"가 완성 직전이 되어,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으로 할까 프로듀서와 함께 검토 개시

다이너마이트 형사가 꽤 퀄리티 좋게 나왔기 때문에,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나이츠 해 보지 않을래요?"라고 말하기 시작한 프로듀서. 우리들 스스로에게도 "보람이 있는" 타이틀이다

개인적으로 알아봤더니 "간절히 원한다" 등의 유저로부터의 요청도 매우 많다

실로 어려운 이 개발 난이도 때문에 일본의 개발팀으로서는 채산이 맞지 않고, 우리가 하지 않으면 세상에 나올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뭔가 책임감 같은 것마저 솟아올라 버려, 결국 동의했다

이 시점에서 "2006년에 발매하면 10주년 기념이 됩니다"라고 이즈카 프로듀서가 말했지만, 프로듀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흘려 버렸다.

 

~ 작업 개시부터 1 개월

 

당시의 상사이며 나이츠의 창조자이기도 한 N(역주: 나카 유지)로부터 "정말 상하이 팀에서 할 수 있는가? 전부 어셈블러 언어로 짰고, 게다가 새턴의 트윈 CPU Full로 사용하고 있었다구"고 탐탁치 않은 반응을 들었지만, "뭐 한번 지켜봐 주세요"라고 호언장담하면서 설득이것이 결국은 스스로를 배수진으로 몰아 넣어 버리게 된다

새턴 버전의 소스는 있었지만, 원본 그림의 데이터는 전멸이고, 크리스마스 나이츠 소스는 행방 불명. 갑자기 앞길이 어두워졌다

동영상 부분도 고화질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고. 그렇다면 다시 렌더링하자 라고 생각해서 데이터를 찾아보면 리소스도 부족. 일부 부족한 부분은 눈으로 보면서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상당히 힘든 작업으로, 상하이 스튜디오의 적자 프로젝트로 확정

그래도 "보람이 있는" 일이므로, 거기는 상사에게 비밀로 하고 GO! 

사운드는 幡谷 씨가 전면 협력을 제공했다. 본인도 상당히 의욕을 가지고 있는 듯. 그러나 바쁜 관계로 본격적인 작업은 6월부터 들어가는 것이 되었다.

 

~ 작업 개시부터 2 개월

 

세가의 판매 목표가 ○만개로 설정되어 예산도 조금 늘고 상하이 스튜디오는 적자를 회피할 수 있게 됐다

이즈카 프로듀서가 다루는 신작과의 콜라보레이션도 고려해, 2007년 봄에 PS2 버전의 나이츠로 인지도를 올리고, 연말에 신작으로 크게 히트시키자 라는 전략이 짜여졌다.

상하이 팀은 유례없이 흥분했다. 다이너마이트 형사와는 완전히 급이 다르다.

 

~ 작업 개시부터 4 개월

 

어셈블러 분석팀의 작업 진행 상황이 아무래도 수상하다

4명이 달라붙어 하고 있었지만, 살펴보면 뭔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을 살펴보고 있던 우리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메인 프로그래머 4명 중 3명이 동시에 사표 제출!

그것은 다름아닌 헤드 헌팅이었다미국에서 장렬한 싸움 끝에 세가를 때려 눕힌 그 ○A 사가, 여기 상하이에서 우리에게 송곳니를 드러낸 것이다

당연히 그들의 작업은 어중간한 상태로 팽개쳐져, 내용이 내용인 만큼 계속 이어서 작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나이츠 프로젝트는 사망 직전의 위기에 빠져 버렸다

우리 상하이 팀의 얼굴은 흐린 상하이 하늘 같은 회색이 되어 버렸다.

 

~ 작업 개시부터 5 개월 ~

 

이 시점에서 나이츠는 정말 into dreams... 였다

그러나 나의 긴 게임 개발 경력에서 유일한 자랑은, 일단 개발을 시작해 놓고 완성에 이르지 못한 게임은 하나도 없다는 것. (히트했는가 어떤가는 별개로 치고

이 정도 일로 포기할 정도로 깔끔한 성격은 못 된다. 게다가 여기서 그만두면 세가 상하이에는 큰 오명이 남아 버리고, 나이츠가 부활하지 못하고 "간절히 부탁한다"라는 유저들의 리퀘스트도 증가할 것이다

나는 그 시점에서 최고의 능력을 가진 중국인 프로그래머와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일본인 프로그래머 O씨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즉시 끝내고 나이츠를 담당해 달라"고 지시를 내렸다

이것은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다. 부탁으로는 받아들여질 난이도가 아니다

"대신, 일정 만큼은 너희들 말대로 할 테니까"라고 설득해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실제 가능한 견적을 내기 시작해 주었다.

이렇게 엉망진창인 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조각'을 주워 모으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 작업 시작 후 6 개월

 

나는 그 헤드 헌팅 소동과 그 영향을 프로듀서에 설명해야 했다

마음이 무거운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하고, 어느 정도 늦어지게 되는가는 견적 나오는 것에 달려 있다, 게다가 견적 내는 것 자체도 몇 개월은 걸린다는 것을 전했다.

절망적인 내용과 나의 기운 빠진 모습이 수화기 너머로 보였는지, 마음씨 좋은 프로듀서는 이렇게 말해 주었다

"일정 지연은 상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진행해 주세요. 다만 예산은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 의미로 고마운 말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이를 알리고, 일본 측은 우리의 노력을 기대하고 있으니 근성을 보여 달라고 박차를 가했다

그리하여 개발 팀은 무서운 난이도의 어셈블러 격투에 다시 도전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프로듀서에게서 "우리 나이츠는 프로젝트가 작아서 걱정은 안 돼요"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지만, 싼 중국 술로 취해 버려서 그런지 명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

 

~ 작업 시작 7 개월 ~

 

개발 스탭이 어셈블러의 동작을 검증하기 위해서 아무래도 새턴의 개발 장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새턴의 개발 기재라는 게 또 10년 전의 골동품이 아닌가. 사용법은 커녕 어디에 처박혀 있는지부터가 불분명하다어떻게 발견되었다고 해도 잘 작동하리란 보장은 전혀 없다

찾아보는 것도 꺼려하는 기재 지원팀을 설득해서 고생 끝에 겨우 한 대를 대여 창고 안쪽에서 발견했다기쁨도 잠시, 이것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또 골동품 PC( PCI 슬롯이 있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이쪽도 난리 법석을 피우며 회사 전체를 뒤진 끝에 어떻게 개인이 가진 것을 발견

기재 지원팀을 닥달해, 자원 봉사로 새턴 개발 킷을 연결하고 작동할 수 있게끔 세팅. 정말 눈물겨운 노력 끝에 겨우 새턴 개발 환경이 갖춰졌다여기까지 간단히 몇 개월이 소비되고, 또한 해외 반출 문제로 옥신각신한 끝에 겨우 상하이로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나중에 나이츠를 원작에 충실하게 재현할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 작업 개시부터 9 개월

 

어셈블러 분석 팀의 견적이 끝났다.

그 결과는 귀를 의심할 정도로 무서운 것으로, 우리 모두가 얼어 붙어 공포에 질려 버렸다.

"이대로 어셈블러 분석을 계속해서 제작하면 이제부터 2년 걸려도 완성되지 않습니다."

 

·········아아·········나이츠········

 

아아, 나이츠이 얼마나 위대한 게임인가.

우리를 괴롭히고, 수렁에 내팽개치고, 그래도 일어서려고 하는 마음을 "이래도냐!" 라고 짓밟아 준다

N씨의 혼이 깃든 게임은, 그것을 건드리는 자를 가차없이 곤경에 빠뜨려 버린다고 하는 전설은 진짜였던 것인가

그러나 나는 말해야 한다책임을 진 사람으로써 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완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동은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 작업 개시부터 10 개월

 

다시금 나이츠는 into dreams...가 되어 있었다

여기가 나에게 가장 큰 고비였다

개발팀은 "어셈블러 분석은 어느 정도로만 하고, 나머지는 보면서 비슷하게 만든다"가 최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이츠는 어중간한 규모의 게임이 아니다모두 처음부터 만들게 되면, 게다가 새턴 모드와 오리지널 모드 양쪽을 만들게 되면, 그림 작업만으로도 막대한 양이 되는 것은 물론, 어셈블러로 작성된 소스 코드의 양이 예사롭지 않다. 도대체 몇 명이 달라붙어서 얼마나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게다가 그 열성적인 나이츠 팬들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가 필요하다

나는 게임 제작 초보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 작업이 그림의 떡으로 느껴질 정도의 거대한 것임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더욱 문제는 기간과 예산아무리 중국인 직원의 인건비가 싸다고 해도 공짜가 아니고, 당초 예정 마감일까지 반 년밖에 남지 않았다이 작업을 하는데 얼마나 비용이 드는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아득하게 마음이 멀어져 간다

"그만두자라는 선택지는 없나요?" 한 명의 직원으로부터 외침이 들린다

아아, 그 말은 얼마나 달콤하고 기분 좋은 울림인가?

그것이 가장 편하고, 이 고통에서 해방되는 지름길인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잘 알고 있다

그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에겐 선택할 수 없는 길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선택할 수 없는 거야

"…한다. …한다고 했으면 한다. …어쨌든, 어떻게든 한다구"

나에게 남아 있던 것은 이제 공허한 말 뿐이었다.

 

~ 작업 개시부터 11 개월

 

대폭적인 개발 정책의 변경 및 팀 구성의 개편

작업 사양을 최적화하는 것과 스케줄 재정리를 한번에 밀어부쳤다. 팀은 이 시점에서 회사에 남아 있는 프로그래머를 모두 투입했다남지 않은 사람도 투입했다

덕분에 다른 프로젝트는 프로그래머가 없어서 삐걱삐걱

디자이너도 많은 수를 투입해 단번에 추진하기로 했다때마침 다이너마이트 형사 EX 팀의 스케줄이 비어 있었기 때문에 10명 전원을 그대로 넣었다

새턴 모드의 담당과 오리지널 모드의 담당이 각각의 배경과 모델을 새로운 작업처럼 열심히 만들어 간다이런 작업은 상하이 팀에게 잘 맞는다. 일의 속도가 바로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문화적 배경이 있는 것이다

예산 오버는 이미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어쨌든 우선 일정을 중시한다, 다만 퀄리티를 타협하지 않는다 라는 무서운 날림 작업에 돌입했다

웬지 모르지만 이제는 무서운 게 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할 수 있다, 할 수 없다 라고 말하기보다도, "한다" 라고 하는 의식밖에 없게 되어, 고민은 완전히 사라졌다멤버들도 그 말대로, 오로지 "한다" 라는 생각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모두, 어쩐지 "될 것 같다" 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 작업 개시부터 12 개월

 

여기까지 왔는데 일본인 프로그래머 O씨가 비명을 질렀다이렇게 큰 배경은 1스테이지 분량조차도 PS2 메모리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턴판 나이츠에서는, 배경 정보를 칸으로 나누고 좌표의 높이 정보만으로 구성하는 무시무시한 압축 방법을 취하고 있었다아마도 새턴의 코딱지만한 메모리에서 광대한 배경을 만들기 위해 궁리해 낸 천재적 발상일 것이다

게다가 모처럼 찾아내 겨우 들여온 새턴 개발 장비는 거의 수명이 다 되어 가는 낡은 물건으로 툭하면 리부팅되거나 하고, 한 대밖에 없기 때문에 트윈 CPU를 디버깅할 수 없으며 고급 프로그램은 알고리즘이 도중에 쫓아갈 수 없게 되는 등, 그의 비명과 고뇌는 매일같이 계속되고 있었다

나에게는 컵라면을 들여와 건네주는 정도의 일 밖에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웬지 내가 갖다 준 일본 컵라면도 그의 책상에 차례차례 산처럼 쌓이고 그 아래 책상에 푹 엎드려 점심 시간을 자면서 보내고 있다 . 컵라면조차 먹을 겨를이 없는 것인지… 

그 후에도, 이런 선배들의 무서운 지혜 + 장비의 결함과 O씨의 사투는 계속되어 갔고, 그의 초인적인 활약에 의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 갈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幡谷 씨에게서 노래와 효과음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幡谷 씨의 혼이 담긴, 그리운 나이츠의 곡이 드디어 PS2에서 흐르기 시작했다그것으로 우리의 의식은 "할 수 있을 것 같다"에서 "가능하다"로 극적으로 변해가는 것이었다.

 

~ 작업 개시부터 14 개월

 

드디어 출시를 위한 작업이 많아지고, 섬세한 조정과 밸런싱이 산처럼 쌓여 나와 李 디렉터를 덮쳐오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 일본으로부터 다카하시 디렉터가 상하이로 부임해 와 주었다.

이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로, 나는 그에게 나이츠의 총 지휘를 맡기기로 했다이것이 나이츠에게 극적인 호재였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즈음부터 새턴판의 세밀한 부분의 사양에 맞춰 재현하는 작업을 하게끔 되었다. 이런 작업은 역시 일본인의 깐깐한 시선이 필요하다. 그는 그 빛나는 안경의 안쪽에서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며, 차례차례 수정점을 찾아주는 것이었다

강력한 용병을 손에 넣어, 나이츠 팀은 드디어 마지막 난관을 마주하게 된다.

 

~ 작업 개시부터 16 개월

 

개발 시작 당시부터 가장 난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던 골칫거리가 이 시점에서도 남아 있었다

그렇다, 바로 A-LIFE이다

"인공 지능" 님은 기획서와 프로그램이 일치하지 않고, 개발한 본인도 "만들어진 결과물 프로그램의 내용이 정확한 사양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상태.

대부분 즉석에서 생각난 것을 거듭해서 덧붙여 버려, 말하자면 알고리즘의 프랑켄슈타인 상태였다. 그 프랑켄슈타인이 어셈블러 언어로 짜여지고 있는 것이니까, 이것은 그냥 웃을 수밖에 없다

그것도 게임의 메인 컨텐츠도 아닌데 쓸데없이 팬에게는 기억에 남아 있고, 수수께끼 투성이인데도 반드시 재현시켜야 한다는 사명이 있기 때문에 이젠 헤드 헌팅이 없어도 도망치고 싶어진다

담당자는 필사적으로 어셈블러 언어와 씨름하고, 원래 코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하나 하나 재현해 가는 수밖에 없었다

"인공 지능"님은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버그를 일으키는 데다가, 원작 새턴판과의 섬세한 차이를 다카하시 디렉터와 프로듀서에게서 계속 지적받아, 담당자는 악몽까지 꾸면서 이 괴이한 생물의 재현에 힘을 다했다

이러한, 중국인으로서는 상당히 끈질긴 작업 덕분에, 어떻게든 만족스러운 A-LIFE 군이 완성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난관이 나이츠의 움직임이다

뭐니뭐니 해도 나이츠의 움직임이야말로 이 게임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다

담당 프로그래머는 나이츠의 움직임 재현에만 반 년간 매달려, 이제 한계에 가까운 상황까지 오고 있었지만, 역시 프로듀서도 이즈카 프로듀서도 우리의 나이츠의 움직임에는 전혀 납득해 주지 않았다다카하시 디렉터도 李 디렉터도 매일 밤 자정까지 오로지 나이츠의 조작감을 새턴판과 비교하여 개선책을 찾았다

새턴 개발 장비도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이 수없이 다운되면서도 24시간 풀 가동하며 나이츠의 재현에 힘을 빌려주고 있다

마스터 업 마감이 닥쳐오고 모두가 하얗게 질려 탈진할 무렵, 그것은 완성됐다동시에 크리스마스 나이츠도 완성되고, 나는 양쪽의 시연을 동시에 지켜보았다.

 

감개무량했다.

 

부드럽고 거침없는 조작감. PS2 컨트롤러의 한계까지 최적화 된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나이츠의 놀라운 아름다움과 함께, 그야말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조작하고 있어도,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고 있어도 왠지 뭉클해져 오는 이 게임

이것이라면 괜찮다. 모두가 만족해 줄 것임에 틀림없다

남은 것은 이제 완성을 향해 달리는 것 뿐이다.

 

~ 작업 개시부터 24 개월 ~

 

그 이후, 결국 발매까지 매우 오랜 기간이 걸려 버린다

판매 전략에 변화가 생겨, 신작을 낸 후에 판매에 들어가게끔 되었기 때문이다

"왜 신작을 먼저 내고 리메이크가 나중이 되지?" 라고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했었지만, 그것은 우리의 작업 지연이 큰 원인이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그 부분을 지적받고 있는 것도, 발매일이 결정되었다고 들었을 때에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우리에게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우리에게 신경쓰이는 것은 플레이해 준 고객이 만족해 줄까 어떨까 뿐이니까

그것 때문에 단지 이렇게 무리해 왔다. 이렇게 고생을 거듭해 왔다.

이렇게도 피를 토하는 고생을 감수해 왔다.

그 성과를 드디어 선보일 때가 온다.

다행히 그림책이 딸린 "나이토피아 드림 팩"은 예약이 쇄도이외에 세가 다이렉트 오리지날 상품의 사운드 트랙도 무서운 매진

나이츠 팬의 열정에 몸이 떨린다.

그리고 출시 후의 유저 반응. 이것 만큼은 우리의 작업에 모든 책임이 달려 있다팽팽한 긴장 속에서 발매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고 있었다.

 

~ 발매 ~

 

2008 2 21, 드디어 그 때가 왔다

숨을 죽이고 지켜 보던 우리에게 판매 상황과 사용자의 반응이 와 닿기 시작한다

판매량은 예상을 약간 밑돌지만, 유저의 반응은 대단히 좋다

때마침 축구의 16문 킥(역주: 20082월 동아시아 선수권 중일전에서 일본의 야스다 미치히로가 중국 골키퍼 중레이의 발에 옆구리를 차여 병원으로 후송된 사건. 자이언트 바바의 킥 기술인 16문 킥을 빗댐) 이나 만두 사건(역주: 비슷한 시기 일본 내 중국산 냉동만두에서 농약이 검출되어 중-일 관계가 악화되었던 사건. 이 때문에 전술한 축구 시합의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한다)의 직후였기 때문에, 그 중에는 엔딩 크레딧을 본 뒤 상하이 팀의 작업이란걸 알고 좀 애매한 기분이 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평판은 대단히 좋았다

그리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플레이하면서 감동으로 눈물 흘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순간, 우리는 모든 고생이 마침내 보답받은 기분으로 충만했다.

이 나이츠의 움직임과 재현된 그래픽, 오리지널 모드보다도 힘들었던 새턴 모드, 보는 것도 싫어져 버린 A-Life, 그리고 소스도 없었던 크리스마스 나이츠

그것들 모두가 의미있는 일로 평가되고 유저의 환영을 받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원했던 보물이다

아마 같은 마음이었을 터인 프로듀서가, 잽싸게 연락해 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 다음은 무엇을 한다죠?" 

어이 잠깐, 잠깐 기다려, 지금은 이 만족감에 빠져있게 내버려 둬 줘

우선 "전파 상태가 나빠서 잘 안들려요-"로 무시해 버리고 회사의 현관으로 향한다

거기엔 내가 특별히 부탁해서 만든, 항상 크리스마스인 채로 계속 돌아가는 나이츠 데모 기기가 놓여있다아무도 플레이하지 않아도, 그 화려한 화면에 두근거리는 크리스마스 노래가 흐르고 있어

나는 이것을 세가 상하이의 대표작으로, 회사 입구에 오랫동안 전시해 두자고 결정하는 것이었다.

 

~ 추가 ~ 

 

A-LIFE에 대한 당시 개발자와의 문답이 재미있으므로, 조금 소개합니다.

 

Q. 1스테이지에서 슈퍼피안은 2마리 만들 수 있을까

A. 본 적은 없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Q. 크리스마스 나이츠에서도 슈퍼피안은 만들 수 있을까?

A. 본 적은 없지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Q. 피안 타워도 크리스마스 모습이 되는가

A. 기억이 안난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만들었었을지도.

 

Q. 나이트피안 컬렉션에서 슈퍼피안은 어느 쪽으로 분류되나

A. 기억 안난다. 어느 쪽일까 라고 한다면 "피안" 쪽 아닐까.

 

Q. 게임 속에 등장하는 피안과 나이트피안 컬렉션의 피안은 왜 차이가 있나

A. 버그입니다. 고쳐주세요.



3. 예전에 써뒀던 SS - PS2판 차이점 분석글


http://bbs1.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170/read?bbsId=G001&articleId=2877226&itemId=77225


PS2판 나오자 마자 사서 플레이해봤는데 새턴판과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 꽤 있군요. 대체로 그래픽 이외에는 원작의 쾌적한 맛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바뀐 편이라 좀 짜증이 납니다. Wii용 나이츠 2 정도의 실망감은 아니지만 이쪽도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실망이라 아쉽네요. 



< 장점 > 


* 그래픽이 깔끔해졌다 


- 해상도가 올라가고 폴리곤 수가 늘어나서 전반적인 그래픽이 깔끔해졌습니다. PS2 특유의 칙칙한 색감 덕에 화사한 맛은 죽어버렸지만... 


- 스플래시 가든의 물 그래픽 등이 상당히 보기 좋게 바뀌었습니다. 


* 동영상의 퀄리티가 좋아졌다 


- 화질 자체는 옛날이랑 크게 다르진 않지만 프레임이 부드러워진 것은 좋습니다. 


* 크리스마스 나이츠의 나이트피언 콜렉션이 포함되어 A-LIFE를 즐기기가 편해졌다 


- 이건 이번 PS2판의 가장 중요한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 단점 > 


* 나이츠의 조작이 둔해졌다 


- 방향을 빠르게 꺾고 선회하는 것이 새턴판보다 상당히 어려워졌습니다. 이 때문에 링크를 하기가 예전보다 꽤 어렵습니다. 스노우 벨 1스테이지의 200링크 같은건 정말 맘잡고 하지 않으면 못하겠더군요. 


- 드릴대시를 하지 않을 때에도 이동속도가 새턴판보다 미묘하게 느립니다. 대시를 하지 않으면 굉장히 이동이 피곤해지는 느낌. 


- 드림팰리스에서 나이츠와 동화한 직후 약간의 드릴대시 불가능 시간이 존재합니다. (아니 대체 왜?!) 이 때문에 게임 템포가 끊기는 느낌이 들고 묘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 인간 캐릭터의 이동속도 역시도 새턴판보다 조금 느립니다. 점프가 아니면 빠르게 움직이기가 힘듭니다. 새턴판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기가 어려운 느낌. 


*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올라갔다 


- 미스틱 포레스트의 지하신전에 인간인 상태로 들어갔을 때에 새턴판은 나올 수 없게 되는 버그가 있었지만 PS2판에서는 낮아지는 천장에 깔리면 바로 Night Over로 처리. 처음 겪어보고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 미스틱 포레스트 수평시점 진행부의 난이도 상승. 고장난 자동차를 인도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제대로 쫓아오지도 못하며 조금만 시야에서 멀어져도 바로 다른 곳으로 가 버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또한 해당 지형에서 나이츠가 빠져나오는 루트가 변경되어 있어 예전처럼 쉽게 빠져나오기가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참고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NM7iXM0xJlk&t=232)


- 스플래시 가든의 연속 물방울 통과시 묘하게 직선주행이 힘들어졌습니다. 전에는 한번에 풍선을 터뜨릴 수 있을 정도로 상쾌한 진행이 되던 부분인데 스트레스가 쌓이게 변경되었군요. 


* 몇몇 보스 캐릭터들의 난이도 상승 


- 길윙의 경우 몸의 관절 수가 늘어나서 여러번 공격해야 죽일 수 있게 변경. 꽤 어렵습니다. 처음 등장하는 보스로는 난이도가 너무 높아진 느낌. 


- 걸포가 예전보다 이동을 많이 하며 보다 약삭빠르게 움직입니다. 특히 새턴판에서는 거의 맞을 일이 없었던 방전 공격에 당하는 일이 많아졌으며, 터치 대시로 물기둥을 가로질러 공격하는 중에도 몸의 자체 공격판정에 당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납니다. 매우 짜증나게 바뀐 보스. 


- 퍼피의 경우 터치 후 회전하여 각도를 결정할 때의 조작이 새턴판보다 불명확합니다. 기본적 난이도 자체는 변함없지만 이 조작감 때문에 클리어가 어려워진 느낌. 


- 와이즈맨 보스전에서 본체까지 접근한 뒤 공격할 때 새턴판은 쉽게 공격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자체 방어막이 상당히 강해 몇 번씩 튕겨나오고 나서야 공격이 가능합니다. 꽤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부분. 


* 세부적인 퀄리티의 문제 


- 알람 달걀의 알람소리가 아주 듣기 싫게 변경. 따르릉 하는 알람 소리가 아니라 무슨 전기톱질 하는 소리가 나는데 상당히 불쾌해진 느낌... 


- SEGASATURN DREAM 모드로 미스틱 포레스트를 진행할 경우 수평시점 진행부의 그래픽이 아주 형편없이 깨집니다. 새턴판에서는 전혀 이런 일이 없었는데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현상입니다. 


- 블루 칩의 디자인이 이상해졌습니다. 예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전작보다 배경에 좀 묻혀 보이는 느낌이 강해져 바로바로 찾아 얻기가 좀 어려워졌네요. 


- 나이트피언들이 3D화가 되면서 귀여움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3D면 오히려 더욱 부드럽고 다채롭게 모션을 넣어줄 수 있었을텐데 전작의 2D 나이트피언들이 보여주던 휘파람 불기나 웃으면서 따라다니기 등등의 기본적인 움직임들조차 많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 총평 > 


이제 슬슬 소닉 팀 게임은 안 사도 되는 시기가 오는 것일지도... PSP용 판타지스타 유니버스를 마지막으로 체크해볼 예정입니다.



4. 해외 나이츠 팬포럼에서 작성된 SS판과 PS2판의 차이점


http://nidscores.com/?page_id=439


 1년 넘게 일본에서 살다 보니 TV를 안 볼 수가 없다. 지상파 중간광고가 옛날부터 자리잡혀있던 일본이다 보니 TV 광고의 양도 엄청나다. 시청자의 눈을 끌기 위한 자극적이고 요란한 CM들이 많아 보통은 적당히 흘려넘기곤 하지만, 개중에 꽤 기발하거나 재미있는 CM들도 종종 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광고를 몇개 모아 봤다.



1. LOTO 7 복권 광고



"부장님 LOTO 7이라고 아세요?"

"모르겠는데"

"1등 당첨되면 5억엔이래요"

"관심 없어"

"하지만 지금 당첨금 누적이라..."

"어이. 너의 꿈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거냐?"

"..."


"아~ 멋있어... 큰일났다, 눈물 날 것 같아..."


"부장님...?"




"부장님, 저 알고 있어요. LOTO 7 최고 8억엔이 되었죠?"

"하찮구만"

"하지만 어제..."

"안 샀어"

"하지만 저..."

"사람 잘못 본 거야"


"처음 뵙겠습니다. 야나기입니다"

"부장님..."



2. 다이하츠 자동차 CM



"주유소에 거의 안 가게 됐다...?"

"저연비라서..."

"거짓말!"

"미츠루군..."

"...계속 기다렸는데..."

"진짜로 리터당 29킬로라구"

"네! 만땅!"


---


"당신의 증인, 구관조 큐짱입니다"

"경차인데 이 정숙함! 경차인데 이 정숙함! 이제 그런 시대인거네!"

"당신의 입버릇이지요?"

"네..."

"즉 이것은, MOVE의 조용함을 그녀가 실감하고 있다는 증거이지 않습니까!"

"애완동물이 증인이라니 인정할 수 없어!"

"애완동물이 아니에요! 큐짱은... 가족이에요!"

"그런 시대인거네~"

"그렇군요~"


---


"위험을 발견하고 멈췄었습니다"

"스마트 어시스트이군요"

"네, 이런 느낌입니다"

"당신, 위험한 향기가 풍겨..."

"네, 거기까지!"



3. 히가시마루 우동수프 CM




4. 도쿄 가스 CM "가스의 가면"(ガスの仮面)


 11월부터 방송 중인 도시가스 회사 TOKYO GAS의 CM 시리즈. 한국에도 익히 알려져있는 타케노우치 유타카가 주역을 맡고 있는데... 시리즈 제목부터 유리가면(ガラスの仮面)의 패러디. 12월말 현재 5편까지 방송되었다. 공식 홈페이지(http://cp.tokyo-gas.co.jp/)에서 본방 영상과 스페셜 영상을 모두 감상 가능.  차후 방송분도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



1편



"그렇게 해서 주역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얼마 안 있어 공연이... 으윽"

"선생님!"

"춤 잘 추게 되고 싶나?"


"다 젖었잖아..."

"얼른 목욕을... 누구?"

"얼른 연습해야지... 시간이 없어"

"그럼, 미스티로"


- 단시간에도 릴랙스, 몸 구석구석까지 데워주는 "단시간 목욕" -


"따뜻해지면, 고관절도 벌려지지!"

"당신 누구?"

"모르는 편이 좋아"



2편



"곤로 수리하러 왔습니다"

"죄송해요, 갑자기 부탁드려서..."

"가스나 거주생활에 대한 상담역의 도쿄 가스 라이프 밸입니다"

"안심되네요"


"중심 다리가 흔들려!"


"끝났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기다려주세요!"


"이번에 가스?도 합니다. 좋으시다면 꼭..."


"자세 좋아졌네... 아 그래, 새 파트너 알렉산더야"

"헬로..."

"무지 이쁘네~"


- 상담은 근처의 라이브 밸에 -



3편



"얼마 안 남았네"

"난방 돌렸어?"

"따뜻하지? 가스난방 없이 사는 건 상상도 못하겠어"

"그래, 완~벽해~"

"완전히 글렀어"


"당신!"


"오랜만입니다"

"잘도 여길... 으윽"

"선생님!"


"여긴?"

"여기도 가스 난방이다... 방 안은 따뜻하니까 몸도 잘 움직이지!"


- 뚜두둑 -


"널 바꿔주겠다"

"당신 누구야!


- 실내 난방은 각 방에 -



4편



"선생님..."

"그 남자에게는 가까이 가지 않는게 좋아"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늘부터 내가 지도하게 됐어. 주역은 미카에게 시킬거야"


"얼마 안 남았네..."


- 비빗또 곤로는, 더러워져도 금방 잘 닦이고 번거롭지 않습니다 -


"어라...? 없네..."


"어떻게 하고 싶은거야?"

"저..."

"스스로에게 자신을 갖는 거다. 그리고 빛나는 거야"


- 청소도 간단, 비빗또 곤로 -



5편



"그릴, 종료되었습니다"


- 비빗또 곤로는 그릴을 내장, 맛있는 요리가 간단하게 가능 -


"간단하니까 잔뜩 만들어 버렸네..."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같이 춤춰도 되나요? 아빠"

"알았다"


"미안하지만, 여긴 주인공 배우들만 들어올 수 있는데요"

"내가 주인공 할거야"

"하하, 뭔 소리를..."

"시끄러워! 승부다!"


 한때 줄기차게 찾아다녔던 새턴용 베이직. 오랜만에 검색을 좀 했더니 그동안 몰랐던 정보가 가득. 정보 보관 차원에서 포스트를 하나 쓰기로 한다.



* SATAKORE 사이트의 게임 베이직 관련 정보 ( http://www.satakore.com/sega-saturn-game,,T-2111G,,Game-Basic-for-SegaSaturn-JPN.html , http://www.satakore.com/sega-saturn-complete-game-basic,,1,,1.html )


 게임 베이직에 대해서 잘 정리된 양키 사이트. 특히 2번째 링크에는 인터넷에 공개된 게임 베이직 샘플 프로그램들이 모아져 있다. 



* 2012년의 GAME BASIC for SegaSaturn 활용법 ( http://www.geocities.co.jp/ceeezet/satabe.html )


 비교적 최신의 정보로, 게임 베이직의 CD 이미지와 윈도우용 새턴 에뮬레이터 SSF를 이용하여 온전히 윈도우 환경에서 개발을 시도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 지금 시점에서는 게임베이직 자체가 엄청나게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기도 할 뿐더러 새턴 본체의 내구성에도 의문이 들 시점이라, 상당히 현실성 있는 방법이라 하겠다. 나중에 시도해보자.



* LightWave 모델링 컨버터 for GAME BASIC for SegaSaturn ( http://www.vector.co.jp/soft/win95/art/se088420.html )


 라이트웨이브로 만든 모델데이터를 게임베이직용 포맷으로 컨버팅하는 툴. 99년에 만들어진 툴인 것 같다. 아직 검증은 안해봤지만... 역시나 나중에 체크.



* GAME BASIC STYLE ( http://www.geocities.co.jp/Playtown-Dice/5096/gbstyle/ )


 옛날에 북마크해뒀던 페이지인데 한동안 안보이더니 다시 복구된 듯. 게임 베이직으로 만든 데모들이 올라와 있다. 링크란의 페이지들은 이젠 대부분 없어진 사이트일 것 같지만...



* 어느 새턴 팬의 페이지 ( http://www.geocities.jp/slava_maniac/saturn.htm )


 완전히 게임 베이직 관련은 아니고 새턴에 꽤나 집착하고 있는 어떤 일본인의 웹페이지. 링크가 볼만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레트로 PC의 개조나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사람인 듯. 나도 이런거 흥미 있지...



* 어느 게임베이직 팬의 페이지 ( http://doga.jp/~moriyama/rouKANlien/BASICforSS.htm )

 

 이쪽도 샘플 게임이 몇 종 올라와 있다.



* 무서운 양키 사이트 ( http://www.assemblergames.com/forums/archive/index.php/f-56.html )


 새턴의 홈브루 프로그래밍에 대해 상당히 많은 양의 정보가 수록된 포럼. 역시 덕중의 덕은 양덕이라.



* 아마존 재팬의 중고상품 ( http://amzn.to/105d1rA )


 모처럼 일본에 와 있는 동안에 사고도 싶긴 한데 5천엔에 달하는 가격이 좀 망설여진다... 일단 ISO부터 찾아보고;



* ROCKING'B의 새턴 개발 사이트 ( http://www.rockin-b.de/saturn/saturngametutorial/SaturnGameTutorial.htm )


SaturnOrbit라는 윈도우용 새턴 개발환경을 사용한 새턴 게임 개발에 대해 다루고 있는 듯. 이 정체불명의 물건이 대체 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검토 필요.





* 길레르모 델 토로의 <퍼시픽 림>




관련기사 : http://www.cine21.com/news/view/group/M012/p/7/mag_id/72418



* 브라이언 싱어의 <잭 더 자이언트 슬레이어>




관련기사 :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72420



* J. J. 에이브람스의 <스타 트렉: 인투 다크니스>




관련기사 : http://www.cine21.com/news/view/group/M012/p/6/mag_id/72421



* 쿠엔틴 타란티노의 <장고 언체인드>




관련기사 : http://www.cine21.com/news/view/group/M012/p/7/mag_id/72419



* 조셉 코신스키의 <오블리비언>




관련기사 : http://www.cine21.com/news/view/group/M012/p/7/mag_id/72417



* 닐 블롬캠프의 <엘리시움>




관련기사 : http://www.cine21.com/news/view/group/M012/p/7/mag_id/72416



* 마크 포스터의 <세계대전 Z>




관련기사 : http://www.cine21.com/news/view/group/M012/p/7/mag_id/72415



* 잭 스나이더의 <맨 오브 스틸>





관련기사 : http://www.cine21.com/news/view/group/M012/p/8/mag_id/72412


 SF나 호러 팬들이라면 이른바 "신체 강탈자" 시리즈를 잘 알 것이다. 1955년에 잭 피니에 의해 씌어진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1956년 돈 시겔의 "신체 강탈자의 침입", 1986년 필립 카우프만의 "신체 강탈자의 침입", 1993년 아벨 페라라의 "신체 강탈자", 2007년 올리버 허쉬비겔의 "인베이전"에 이르기까지 무려 네 번이나 영화화된 인기있는 작품이다. 


☞ 씨네 21 "[알고 봅시다] 한 뿌리 네 영화"


 사실 이 원작에 기반한 시리즈들만 해도 할 이야기가 차고 넘치지만, 이 시리즈에 번외편이라고 할지 외전이라고 할지, 아무튼 돌연변이 변종 영화가 하나 존재한다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름아닌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1998년작 "패컬티"의 이야기다. 물론 패컬티 자체는 꽤 알려진 영화이지만, 이 작품이 신체 강탈자 시리즈에 들어간다는 사실은 몰랐던 사람이 많을 것이다. 


☞ 오마이뉴스 - 허지웅의 호러영화 산책 "파시즘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


 패컬티 역시도 외계 생물이 지구에 내려와, 주인공 주변의 인물들을 하나씩 차례차례 죽이고 그 신체를 똑같이 복제하여 그 사람인 척 하며 점점 세력을 늘려 나간다는 기본 스토리는 같다. 다만 감독이 감독인 만큼(...) 기본 설정들을 비롯하여 주요 스토리 전개를 완전히 멋대로 비틀어 버린 나머지, 원작 시리즈들과는 전혀 이미지도 느낌도 다른 문제작이 되어버렸다. 물론, 로드리게즈 특유의 블랙 유머와 B급 바이올런스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멋진 영화임엔 틀림없다. 


 이 영화는 여러 가지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포인트가 많지만, 아무래도 98년도 영화이다보니 지금 보면 유명한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점이 아주 즐겁다. 천천히 되새겨 보도록 하자.




 조쉬 하트넷 - 주인공 지크 역


볼펜에 수제 마약을 채워 갖고 다니며 불법 장사를 일삼는 악동 지크 역을 맡았던 조쉬 하트넷. 이제는 이렇게 중후한 아저씨가 되었지... 







로버트 패트릭 - 조 윌리스 코치 역


터미네이터 2의 T-1000으로 유명한 그 아저씨. 영화에서 제일 처음부터 외계인에게 당하는 코치 역으로 나온다.

흑백 사진은 옛날 오락실 액션게임을 영화로 만든 "더블 드래곤" 시절의 악역 모습. 나이가 드시니 T-1000 시절의 호리호리한 모습은 어디가고 후덕한 중년이 되신 듯.







엘리야 우드 - 케이시 코너 역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 프로도 역으로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린 엘리야 우드. 여기에선 왕따 학생 케이시 역으로 나온다. 

영화 좀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백 투 더 퓨처 2의 미래 오락실에서 등장하는 꼬마나 씬 시티의 살인마 역으로 등장하던 모습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조다나 브루스터 - 델리아 프로핏 역


지금 와서 이 영화를 다시 보며 깜짝 놀랐던 배우. 분노의 질주 5 - Fast Five에서 여주인공 미아 역으로 등장했던 바로 그 언니 되시겠다. Fast Five에서는 파나마 출신인 만큼 남미 특유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여인으로 성장했지만 패컬티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이 안 나는 그냥 이쁜 미쿡 처자.





숀 하토시 - 스탠 로사도 역


깜짝 놀랐던 배우 2. PM 11:14에서 힐러리 스웽크와 함께 똘끼 충만한 양아치 역을 맡아 열연했던 숀 하토시가 패컬티에서도 비슷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로라 해리스 - 메리베스 루이스 허친슨 역


패컬티의 가장 중요한 캐릭터 중 하나를 맡은 로라 해리스. TV 드라마 시리즈나 호러, 스릴러 시리즈에 많이 출연해온 캐나다 출신의 76년생 아가씨.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호러 팬으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들만한 작품들이 많이 있는데, 특히 그 중 이색적인 것은 미국판 TV 애니메이션 "DartStalkers"에서 펠리시아 역의 성우를 담당한 적이 있다는 사실(...).






팜케 젠슨 - 버크 선생 역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서 진 그레이 - 피닉스 역으로 열연했던 팜케 젠슨 누님이 이 영화에서는 여선생으로 등장. 워낙 인상이 강한 나머지 강한 배역을 많이 맡으셨던 분인데 패컬티에서는 안경 덕분에 이미지 변신 하신 듯. 호러 팬이라면 즐겁게 봤을 영화 "헌티드 힐"에서도 저택의 안주인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신 바 있다. 








셀마 헤이엑 - 로사 선생 역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데스페라도, 황혼에서 새벽까지, 프리다 등등 굵직한 영화들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멕시코 출신의 미녀배우. 패컬티에서는 조금 촌스러운 꽃무늬 원피스를 걸친 양호 선생님 역할로 나온다. 영화가 영화인 만큼 셀마 헤이엑이 연기력을 펼칠 부분이 그닥 없었다는 게 좀 아쉽달지.


예전에 이 영화를 봤던 분들이라도 요렇게 배우들에 조금 집중하면서 다시 보면 더욱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싶다.

신체 강탈자 시리즈 신작은 안 나오려나? 인베이전이 워낙 말아먹어서 가능성이 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아톰이라고 하면 너무나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표작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요즘 애니메이션 세대에게는 2003년에 새로 제작된 "Astro Boy 아톰" 이외에는 아톰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지 않았을까 싶다.


 이 2003년판 아톰은 개인적으로 나와 같은 70년대생들에게는 좀 씁쓸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내용이나 스토리 전개도 그렇고 아톰의 디자인이나 전체적인 작화 스타일도 상당히 아동 취향으로 바뀌어 버려서, 처음엔 무척 기대를 했다가 1, 2화 정도를 본 뒤 포기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특히 코가 용서가 안된다(...)


 개인적으로 역시 아톰 시리즈는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80년도판 애니메이션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물론 아톰은 원래 단행본 만화가 원작이고, 1963년 흑백 TV 시절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도 있으니 80년도판이 이른바 "원조"라고 내세우기에는 무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아톰의 원작 단행본 코믹스

1963년의 흑백판 아톰 애니메이션


80년도판의 아톰


 아톰이라는 캐릭터와 작품이 어떻게 탄생했는가에 대해서는 더욱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페니웨이 님의 글을 링크한다.

 아스트로 보이 특집 : 불타는 철완아톰 연대기 -1-
 아스트로 보이 특집 : 불타는 철완아톰 연대기 -2-

 나보다 더 예전에 태어나서 흑백판을 보셨던 분들은 80년도판 역시도 "원작"의 맛을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80년도판을 조금 더 자세히 본다면 이 작품을 왜 높게 평가할 수 있는지 공감할 수 있으리라 본다.

 80년도판 아톰은 니혼 TV에서 제작된 52화 짜리 애니메이션 시리즈이다. 80년대의 일본 애니메이션들에서는 70년대의 단순한 연출과 작화 수준을 벗어나 보다 역동적인 움직임과 풍부하고 입체적인 작화를 보여주는 90년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3화에서 처음 학교에 갔다가 기계 고장으로 폭주하는 롤러코스터 속에 갇힌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첫 활약에 나선 아톰. 초반의 연출은 옛날 애니메이션답게 다소 밋밋하지만 롤러코스터를 따라잡아 빼내는 장면은 속도감과 화면의 밀도가 상당하다. 구조에 성공한 뒤 지면에 추락한 아톰의 어깨가 부서져 내부의 기계 구조가 보이는 장면도 이채롭다. 일본어 원판 영상을 도저히 찾기가 힘들어 영어 더빙판 영상을 소개하는 점은 이해 바란다(...).

 위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바이지만, 80년도판 아톰은 일단 아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의도적으로 가볍지 않은 작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군데군데에서 보인다. 아톰이 활약하는 장면에서는 그 힘들어하는 표정이나 부서지고 파손되는 장면들이 굉장히 강조되곤 하며, 배터리가 다 되어 움직이지 못하거나 세뇌되어 적의 뜻대로 행동하게 되어 버리거나 하는 등 아톰의 "로봇"이라는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에피소드들이 꽤나 강렬한 연출로 들어가 있다. 이런 특징들은 이 80년도판 아톰을 단순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인간과 로봇의 아이덴티티를 고민하는 원작의 컨셉을 계승한 진중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끔 한다.

 그런 연유로 당시 아톰을 열심히 시청했을 비슷한 연배의 팬들에게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있을 터이다. 나 역시도 다수의 에피소드들이 아직까지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몇 편을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 눈의 표범 편


 이 에피소드는 아직도 기억에는 선명히 남아 있는데 제목이 뭐였는지 몰라서 꽤나 찾아 헤맸다. 외계에서 온 슬라임 형태의 전기생물이 지구를 습격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많은 로봇들이 합체해서 거대 로봇으로 변형하여 이 외계 생물과 싸우는 내용이다. 작은 로봇 여러 대가 유기적으로 합체 - 정해진 2~3대의 로봇이 물리적인 메카니즘으로 합체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들러붙듯이 - 하여 거대 로봇이 되는 묘사가 꽤나 유니크하며, 슬라임이 몸체의 구석구석에 들러붙어 에너지를 흡수해서 합체가 풀려 버리는 장면도 매우 인상깊었던 씬.


 * 로봇 대통령 편


 세계에서 가장 먼저 로봇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그라비아(...응?) 공화국. 그러나 로봇이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통치한다는 것에 불만을 가진 인간들이 로봇 대통령 리치를 제멋대로 조종해 테러를 일으킨다. 로봇이 과연 인간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받고 인간들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대통령과 같은 직책마저 수행할 수 있을까? 다소 황당한 가정이지만 사실상 이러한 물음은 서구의 원조 SF들이 끊임없이 다루었던 주제 중의 하나다. 아동용 애니메이션이지만 이러한 철학적인 SF 주제를 어린이들에게도 잘 와닿을 수 있도록 적절하게 연출한 부분은 아주 훌륭하다. 

 대체로 당시에는 인디애나 존스의 해골물 마시기 장면이나 슈퍼맨 3에서 컴퓨터에 의해 과학자가 기계인간이 되는 장면 등, 주인공들의 신체나 인격이 악에 의해 개조당하는 장면이 어린 마음에 큰 충격을 안겨줬었다. 이 에피소드 역시 다소 수위는 낮지만 같은 맥락에서 무척 임팩트 있는 내용으로, 아직까지 기억되는게 아닐까 싶다.


 * 쌍둥이 우란 편


두 명의 우란이 서로 네가 분신이라고 우기며 부르는 노래.
북미에서 방송되었던 "ASTROBOY"에서는 곡의 저작권 등의 문제로 이 부분이 빠졌다.

 이 80년판 아톰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임팩트가 있던 에피소드. 아톰의 여동생으로 만들어진 로봇 우란은 아톰을 능가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 로봇으로, 우연히 격투 대회에 나가서 상대를 가볍게 물리쳐 주목을 받는다. 이를 눈여겨 본 악당들이 우란을 꼬셔서 원할 때에 둘로 몸이 분리되는 능력을 부여해 준다. 부모나 아톰이 모르게 하나는 학교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다른 하나는 격투 대회에 나오라는 것이었지만, 몸이 둘로 분리되면서 파워도 절반으로 줄어버린 우란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위기에 몰리게 된다.

 밤에 잠자리에서 분리 기능을 써본 우란. 무서워서 도중에 그만둔다.

처음 봤을때는 충격적이었던 분리 장면. 

분리 완료! (...)


 이 에피소드가 유달리 기억에 남았던 것은,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우란이 분리되는 과정이 기계적인 메카니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마치 유기체처럼 분리된 면에서 하얀 거품같은 것이 나오면서 이루어지는 묘사 덕분이었다. 둘로 분리된 덕분에 파워도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획기적 설정이 돋보였음은 물론이다. 


 아톰은 건담과 더불어 일본이 낳은 만화/애니메이션의 아이콘이며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캐릭터이다. 하지만 이 80년판 애니메이션 이래로 이 훌륭한 캐릭터를 되살리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것도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작품이 되지 못했다. 이것은 사실 아톰만의 문제는 아닌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 그리고 문화 전반의 문제이지만, 특히나 아톰에 추억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나와 같은 팬들에게는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다.


CG로 만들어진 극장판 애니메이션 "아스트로 보이 아톰". 

CG의 질감은 로봇인 아톰에게 잘 어울릴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아톰이 아톰답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보너스로 소개하는 아톰 시리즈들.

충격과 공포의 아톰 실사판 드라마(...)

1959년~1960년까지 마이니치/후지테레비에서 방송된 것으로, 당시에는 총 65부작으로 방영되었으나, 워낙 오래된 나머지 일부 필름이 유실되어 현재 복간된 DVD에는 총 58화 분량만이 들어가 있다.


"마스터 키튼", "몬스터"로 유명한 작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단행본 시리즈 "PLUTO"에 등장하는 아톰.

원작의 "세계 최강의 로봇" 에피소드를 재해석하여 우라사와 나오키 특유의 스타일로 새롭게 그린 작품으로, 단행본 1권의 이 장면은 왕년의 아톰 팬들을 설레게 했다.


GBA용 액션게임 "아스트로 보이 아톰".

새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발표에 힘입어 PS2, Wii 등의 기종으로 아톰 게임이 많이 발매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GBA용의 이 작품이 가장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콘솔 게이머들에게 이미 높은 완성도로 인정받고 있는 액션 게임의 명가 트레저가 실 제작을 담당해 뛰어난 작품성을 보여주며, 단순히 아톰만이 아니라 "불새", "정글대제", "사파이어 왕자" 등 주옥같은 테즈카 오사무의 작품들을 모두 망라하는 방대한 스토리와 연출을 담고 있다. 아톰의 팬이라면, 그리고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꼭 해봐야 할 작품 중의 하나이다.


 용과 같이(龍が如く)시리즈로 유명한 나고시 토시히로(名越稔洋) 씨는 1989년에 세가에 입사하여 지금까지도 다수의 게임을 제작해오고 있는 대표적 "세가 맨"이다. 업소용의 AM과 가정용의 CS로 나뉜 세가의 제작 팀들에서 많은 스타 개발자들이 게임을 쏟아내던 이른바 세가의 최 전성기로부터, 일본 게임이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다고 일컬어지는 요즘에까지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개발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나고시 씨가 만들어낸 작품 중에는 "데이토나 USA"라든지 "슈퍼 몽키볼", "용과 같이" 시리즈 등 유명한 히트작들도 많지만,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고 묻혀버린 작품도 몇 개 있다. 이 글에서는 그 중에서도 특히 "스파이크 아웃"이라는 게임 시리즈에 대해 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버추어 파이터가 3편까지 나와 히트하고 모델 3과 드림캐스트가 나와 한참 본격적 3D 게임의 열풍이 몰아치고 있던 1998년, 나고시 토시히로는 AM 제 11연구소의 부장으로 취임한다. 취임과 동시에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프로젝트가 바로 "스파이크 아웃". 이 게임은 풀 3D 격투 액션 게임으로, 플레이어 캐릭터가 필드 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적들과 싸우는 내용의 게임이었다.

 특히나 발표 당시에는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면서 싸우거나, 필드 내의 테이블이나 의자를 집어던져 적을 타격할 수 있는 등 자유도 높은 액션과, 게임센터의 기기들을 케이블로 연결해 유저들끼리 협력 플레이가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실험적 구상을 내세워, 당시 유저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당시의 여건이나 기술에 비해 너무 높은 목표를 설정했던 탓이었는지, 제작은 꽤 난항을 겪으며 게임의 사양도 많이 변경되어 갔다. 특히 통신 협력 플레이는 실제 제품판에서 삭제된 가장 큰 특징이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1998년 아케이드의 모델 3 기판용으로 "SPIKE OUT DIGITAL BATTLE ONLINE"이라는 다소 난해한 제목의 첫 제품판 버전이 발매된다. 

 

 스파이크 아웃 시리즈가 그다지 많이 알려져있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는, 당시 대부분의 모델 3 게임들이 그랬듯 가정용 콘솔로의 컨버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위 영상도 어느 유저가 나오미 기판을 개조하여 출력시킨 것을 촬영한 것이다. 어쨌든 영상을 보면 당시의 과도기적 3D 그래픽의 스타일(특히 버파 3과 상당히 유사하다)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상쾌한 타격감과 액션을 구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세가의 컨베이어 벨트형 격투 액션 게임이라면 또한 베어너클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는데, 세가 역시도 새턴 시절부터 베어너클 시리즈를 3D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위 영상은 본래 베어너클을 새턴으로 내놓기 위해 제작되었던 프로토 타입의 영상으로, 지금 보아도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때부터 세가는 3D 필드 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싸우는 형태의 액션 게임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데모를 실질적으로 제작했던 Core Design과 중간 퍼블리셔였던 Eidos는 이 게임을 PS1로도 발매하길 원했고, 세가는 결국 베어너클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결국 이 게임은 PS1과 N64, 그리고 PC용으로 "Fighting Force"(일본판은 "Metal Fist")라는 제목의 전혀 다른 게임으로 발매된다.

 세가는 결국 새턴에서 원하는 형태의 게임을 내지 못한 채 드림캐스트로 넘어오는데, 이 때에도 3D 액션 게임을 발매하려는 시도는 계속됐다. 

 

 위 영상은 몇 년 전에 유출된 드림캐스트(혹은 나오미) 용의 베어너클 4를 만들기 위해 테스트했던 프로토 타입의 영상으로, 어설픈 완성도이지만 현재의 스파이크 아웃과 상당히 유사한 컨셉의 게임 플레이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일단 발매된 스파이크 아웃이었지만, 이런 류의 자유도 높은 풀 3D 액션 게임이 등장하면서 세가의 3D 게임에 대한 안일한 자세와 그에 따른 엉성한 게임 플레이의 문제점이 노출되기 시작한다. 사실 이것은 세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 일본 게임 회사들 대부분의 문제였다. 스파이크 아웃과 비슷한 자유도 높은 액션을 표방했던 스퀘어의 "바운서"도 비슷한 노선을 걸었고, 결과적으로 유저들로부터 외면받고 만다.

  

 바운서 역시도 제작자는 배경의 오브젝트를 활용하여 폭넓은 액션을 할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발매된 제품판은 그러한 재미 요소의 상당부분이 삭제된 상태였다.

 아쉬운 완성도는 제작자들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세가는 이듬해인 1999년, 밸런스를 조정하고 게임 플레이 요소를 좀더 보강한 "SPIKE OUT FINAL EDITION"을 발매한다.


 이 버전이 그나마 스파이크 아웃 시리즈 중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버전이 되었는데, 개발에 투자된 시간과 개발비가 아까웠는지 세가는 어떻게든 이것을 이용해 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런 시도도 뭔가 확실하게 이득을 취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었다는 것이 문제.

 다음 해인 2000년, 세가는 스파이크 아웃의 엔진과 주요 시스템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 채 세계관만 검과 마법의 판타지 분위기로 바꾼 "SLASH OUT"이라는 괴작 게임을 발매한다.  

  

 슬래시 아웃 역시도 가정용으로는 이식되지 않았으며, 이 영상은 PC용 에뮬레이터로 실행해 녹화된 것이다.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 급조된 게임의 냄새가 강하게 난다. 성의없는 몬스터 디자인들과 맥락없는 캐릭터들... 

 이에 그치지 않고 세가는 2001년에 다시 "SPIKER'S BATTLE"이라는 마이너 업그레이드 버전을 또 발매하는데, 스파이크 아웃의 "속편"이라고 홍보했지만 사실상 원작 스파이크 아웃에 플레이어 간 대전 기능을 넣은 것에 지나지 않고, 게임 밸런스에도 문제가 많아 바로 게임센터에서 사라져 버렸다.

 

 넓은 필드의 자유로운 액션이 장점이었던 게임에서 필드를 줄이고 대인전 위주로 게임을 바꿔 버리면 무엇이 남을까? 당시의 세가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미스를 많이 저질렀는데 이 게임 역시 그러한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묻혀 버렸다고 생각되었던 스파이크 아웃이었으나, 네트워크 기능을 기본으로 갖춘 XBOX가 발표되면서 예전 통신 대전 기능을 활용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풀고 싶었는지, 2005년 스파이크 아웃의 정식 속편 "SPIKE OUT BATTLE STREET"가 발매된다.

  

 당시 최신기종이었던 XBOX로 발매된 만큼, 상대적으로 그래픽도 좋아지고 게임 구성도 전작들보다 많이 안정되어 보이긴 하지만, 이미 전작들의 이미지가 강해서였을까? 큰 인기는 끌지 못한 채 네트워크 서비스도 종료되고 사람들에게서 잊혀져 간 게임이 되어버렸다.

 나름대로 세가로서도 많은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만들었던 시리즈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렇게 호응받지 못하고 사라진 게임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베어너클의 속편으로든 스파이크 아웃의 속편으로든 다음 작품은 나올 수 있을까? 통신 협력 플레이를 사용한 자유도 높은 액션 게임이란, 일견 알기 쉬운 컨셉이지만 그만큼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PC 온라인에 비슷한 시도가 많이 이루어졌지만 실제적으로 성공을 거둔 케이스는 많지 않다. 하지만 세가의 베어너클과 스파이크 아웃을 좋아했던 유저로서, 그리고 이러한 격투 액션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로서, 보다 치밀하게 준비해서 제대로 된 네트워크 액션 게임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