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파이터 2가 히트할 무렵의, 아케이드 시장에서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던 캡콤의 중심에 서있던 이 세 사람의 관계는 이미 다른 매체에서도 몇번 다뤄진 적이 있으나, 최근 한 웹진에서 오카모토 요시키와 인터뷰가 있었고, 그것에 대해 야스다 아키라와 니시무라 키누가 차례로 각자의 트위터에서 코멘트하면서 당시의 분위기와 각자의 생각이 어땠었는지 조금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오카모토 요시키 인터뷰

 

『ストII』『モンスト』の岡本吉起氏は「お前はクビだ!」と宣告されたアウトローすぎる新人

 指示されたゲームの企画を勝手に変更する大暴走。一見豪快な“天才型”にも見える岡本氏には、しかし「誰よりも勉強する」というストイックすぎる信念があった。

news.denfaminicogamer.jp

 

 이 기사에 대한 야스다 아키라의 반응

"일러스트가 아니고 개발이었지만"
"레드 데드 리볼버 개발 중이었을 때의 아키만씨의 일기가 흥미깊었다." / "병들어 있었죠."
"생각해 보면 레드 데드 리볼버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지. 인생을 바꾸기 위해서 했다라는 것도 있었지만, 그 게임 이후, 나는 2003년에 프리랜서가 되었습니다."
"프리랜서가 되고 나서 보면, 아키만이라는 존재는 대단한 실력도 없으면서 캡콤 덕분에 히트작을 낼 수 있었던 인간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그 네임밸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덕분에 20년간 근근이 경험치를 쌓아올 수 있었고 현재도 생존하고 있습니다. 운이 좋았지요."
"회사라는건 재능있는 후배가 나오면 길을 양보해주지 않으면 안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지만, 프리랜서는 생활이 걸려 있으니 전혀 양보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게 좋다."
"그렇다고는 해도, 규슈의 모모치하마 조제약국과 수년간 여러가지로 논의해서, 겨우 캡콤 판권을 얻고 춘리를 한장 그렸을 때, 좋은 평판을 얻어서 다행이야 라고 키누 선생에게 자랑했더니, 1주일 후에 키누 선생이 캡콤을 통해서 모모치하마 약국 쪽에 바로 추가 일거리를 받아내니... 좌절했었다"
"아, 아키만 선생의 일거리가 있고 나서 그걸 바탕으로..." / "캡콤에서, 특히 오노 시대에는 나는 일거리를 별로 받지 못했으므로 내가 관련되는 건 별로 좋지 않게 여겨지고 있는건가라고 생각하면서, 꽤 신중하게 조금씩 조금씩 진행해서 따낸 일이었어요. 딱 잘라 말하면 약 수첩 건이 제대로 성사되는 건, 그 당시는 그다지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스파 2의 일러스트는 완전히 후배에게 길을 양보했었고, 스파 2가 가장 인기있던 시절에는 아키만은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았어요. 오카모토 씨도 아키만에게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이런 일을 당한다면 당연히 내가 그림의 길을 포기해도 이상하지 않지요. 다른 사람이 그리기 싫어해도 나는 그리고 싶은걸 그리고 있지만"
"...그런 이유로, 지금의 나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캡콤 시대에 왜 일이 재미없게 되었는가에 대한 해답 찾기'인 것이네요."

 이러한 일련의 글들을 보고 니시무라 키누가 인용 트윗으로 참가한다.

 

"스파2 대쉬 이후 정말로 야스다씨가 그림을 그려주는 게 절대적으로 좋은데도 어째서인지 실력 떨어지는 내가 그리지 않으면 안되는건지, 당시는 절망하거나 했었습니다. '아키만씨에게는 게임 전반의 아트 디렉션이나 후배의 지도를 해줬으면 한다'라는 오카모토상의 의향이라고 생각했었지만요."
"뱀파이어 때라든지, 캐릭터 맨의 후배들에게 디자인을 시키고 아키만 씨가 디렉션을 한다는 흐름이었지만 시간이 너무 걸려 버려서 잔소리를 듣거나 멘탈이 나가 버릴 것 같은 대우를 당해서 정말 경악했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해야만 하게 되는 것이 회사라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나는 별로 위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그만뒀기 때문에 그다지 그런 취급을 받지는 않았었습니다."

출처 : https://www.retrorgb.com/csync.html

 

Console csync

Getting proper csync from consoles - WORK IN PROGRESS This page is for advanced users, so I didn't include diagrams or how-to instructions, just descriptions and links.  Please see the main sync page if you need more info on csync. When finished, this p

www.retrorgb.com

 

콘솔의 csync

우선 레트로 게임을 위해서 알아 두어야 할 것은, csync 신호에는 TTL과 75옴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디스플레이와 프로세서에는 75옴 csync가 필요하지만 일부는 TTL 신호도 받아줍니다. 일반적으로 설정에서 특별히 달리 요구하지 않는 한, 이상적인 형태는 콘솔, 케이블 양쪽 모두 75옴 신호를 출력하고 디스플레이도 75옴 신호를 수신하는 것입니다. 어떤 스위치나 프로세서는 동기 신호가 통과할 때 전압을 변경해 버리기 때문에, 어떤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인지 기준으로써 알아 두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NTSC 콘솔의 경우 컴포지트 비디오 및 루마는 이미 75옴 신호이며 동기화로 사용할 때 라인에 컴포넌트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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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패미컴(NTSC)

 

모든 정품 NTSC 슈퍼 패미컴은 멀티 출력 커넥터의 핀 3에서 TTL 싱크 신호를 출력합니다. 슈퍼패미컴 미니는 S-RGB 칩의 핀 18을 멀티 출력의 핀 3에 연결하여 TTL 싱크신호를 얻을 수 있습니다. csync를 사용하는 모든 RGB SCART 케이블은 csync 라인에 330-450옴 저항이 있어야 합니다. 간단히 SCART 플러그에 하나를 추가하기만 하면 됩니다.
csync 라인: 330ohm, 1/4W 저항


메가드라이브 1 / 마스터 시스템

이 콘솔들은 AV 커넥터의 핀 1에서 TTL 동기화를 출력합니다. SMS에서 csync를 사용하는 모든 RGB SCART 케이블에는 SCART 헤드의 싱크 라인에 470옴 저항과 10uF – 220uF / 10v(최소) – 16v 콘덴서(콘솔 쪽이 +로)가 있어야 합니다. 필요 용량은 10uF면 충분하나 일반적으로 구하기 쉬운 220uF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든 전압은 10v 미만이어서는 안되며 안전을 위해 16v가 권장됩니다.
csync 라인: 470옴, 1/4와트 저항 및 220uF/16v 콘덴서


세가 새턴

AV 커넥터의 핀 1에서  동기화되는 케이블을 사용하여 csync 신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내가 아는 한 모든 모델 1 새턴의 경우 RGB 신호가 이미 메인보드에서 출력되고 있으나, 케이블의 csync 라인에 470옴, 1/4와트 저항 및 100uF, 16v 콘덴서가 필요합니다. 
csync 라인: 470옴, 1/4와트 저항 및 220uF/16v 콘덴서


플레이스테이션 1

어떤 버전도 AV 포트를 통해 csync를 출력하지 않습니다. 동기화 신호를 위해서는 luma를 사용하는 것이 차선책이며 어떻게 해서든지 csync가 필요한 경우에는 SCART 플러그에 싱크 스트리퍼를 설치해야 합니다.

또 다른 해결책은 별도의 출력 포트를 만들고 플스의 비디오 칩에서 직접 csync 신호를 얻는 것입니다. 구형 모델은 CXA1645를 사용하여 모든 RGB 신호와 csync 신호를 직접 빼낼 수 있습니다. 보다 나중에 나온 모델은 H7240이라는 훨씬 더 작은 IC 또는 "Sony A2160"이라는 변경된 칩을 사용하는데, 소니 칩의 경우는 오른쪽 아래 그림에 표시된 홀에서 csync 신호를 얻을 수 있습니다. H7240을 가지고 있다면 칩 다리에 직접 납땜해야 하는데, 이는 매우 어렵고 SMD 납땜 경험이 있는 사람만 수행해야 합니다. 자신의 출력을 시스템에 추가할 계획이 없다면 맞춤형 케이블을 사용하여 luma에서 동기화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2 : 플스 1과 마찬가지로 어떤 버전도 AV 포트에서 csync를 출력하지 않습니다. 동기화에 luma를 사용하는 것이 차선책이며 꼭 csync가 필요한 경우 SCART 플러그에 싱크 스트리퍼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PS2는 컴포넌트 비디오를 통해 모든 신호를 출력하며 RGsB를 통해 480p를 출력하는 옵션도 있습니다.

 

패미통에 나카 유지 씨가 강연한 이벤트의 내용이 있어, 조금 번역해 봄. 

언제나 그렇듯 의역가득 날림번역. 


(원본 출처 : https://www.famitsu.com/news/201807/021602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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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 유지 씨가 세가 하드의 여명기, 그리고 자신이 관여했던 타이틀에 대해 뜨겁게 이야기했다. 제 5회 게임 비즈니스 아카이브를 취재


2018년 6월 27일, 도쿄 히가시 긴자에 있는 카도카와 세미나 룸에서, "게임 비즈니스 아카이브" 제 5회가 개최되었다. 5회째를 맞는 이번 이벤트에서는, 메가드라이브판 "소닉 더 헤지혹" 이라는 인기 타이틀 개발의 중심 인물이었던 전 세가의 나카 유지 씨가 등장. 지금까지 관여했던 타이틀이나, 세가의 가정용 게임기의 여명기에 대한 귀중한 에피소드를 들려 주었다. 여기에, 그 전모를 소개한다.


라이터 마나미 레이 / 2018-07-02 18:00:00



 2018년 6월 27일, 도쿄 히가시 긴자에 있는 카도카와 세미나 룸에서, "게임 비즈니스 아카이브" 제 5회가 개최되었다. 게임 제작만이 아니라, 하드 개발이나 홍보, 선전, 영업, 미디어 관계자 등 다방면에 걸쳐 업계 관계자들을 초대하여, 비즈니스에 있어서 귀중한 지식과 경험, 정보를 다음 세대에 남기고자 개최된 본 이벤트.


 5회째를 맞는 이번 이벤트에서는, 메가드라이브판 "소닉 더 헤지혹" 이라는 인기 타이틀 개발의 중심 인물이었던 전 세가의 나카 유지 씨가 등장. 지금까지 관여했던 타이틀이나, 세가의 가정용 게임기의 여명기에 대한 귀중한 에피소드를 들려 주었다.



2018년 1월부터 스퀘어 에닉스 사원으로써 활동중인 나카 유지 씨. 

본편 개시 전에는, 병상에서 크리에이티브의 소양이 더욱 강해졌다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 주었다.



 토크 본편은, 나카 유지 씨가 세가에 입사했던 1984년의 이야기부터 스타트. 출신지인 오사카의 동료로부터 "내가 만드는 게임에 100엔 넣어 줘!"라고 이끌려져 상경하게 되고, 배속처는 SG-1000용 타이틀을 개발하는 퍼스널 컴퓨터 사업부. "부서의 인원은 30명 정도로, 어딜 봐도 게임 메이커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일도 알아서 배워라 라는 스탠스였다"고 발언. 신입 연수로 만든 처녀작 "걸즈 가든"은, 당시는 프로그래머였던 Hiro 스승(현 세가 인터랙티브 소슥)과 함께 약 4개월만에 제작했다고 한다.


 그랬기 때문에, 게임 제작 과정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프로답지 않다(웃음). 애초부터 34년간의 경력 중에서, 체계적으로 게임을 만들었던 적이 없다"라고 대답. "이상적인 것은 평생 한가지 게임을 계속 만드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대체로 1년 반 정도면 질려 버립니다"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웃음을 끌어내고 있었다.


자신이 관여했던 게임 화면을 보면서 당시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나카 씨.


 토크가 계속되어 세가 마크 3 시대가 되었다. 프로그래머가 10명 남짓 정도로 늘고, 부서에 "갑자기 다다미 1장 정도 크기의 기판이 들어와서"(나카 씨) 개발이 스타트했다고 한다. 거기에서 관여한 "F-16 파이팅 팰콘"이나 "스파이 vs 스파이"에는, 오리지널판에는 없는 요소를 잔뜩 넣었던 것을 설명. 나카 씨의 왕성한 서비스 정신을 설명해주는 에피소드일 것이다.


 당시 가정용 기기로의 이식은 불가능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던 "스페이스 해리어"의 이식을 실현시킨 나카 씨이지만, 원작을 너무나도 좋아했기 때문에 제대로 프로젝트로 인정받기 전부터 이미 멋대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 캐릭터의 주변에 있는 "외곽선"(주: 원작인 아케이드판에는 이런 현상이 없으나, 이식판인 세가 마크 3 버전에서는 하드웨어의 스펙상 캐릭터 스프라이트와 배경을 겹쳐서 동시에 표시하는 것이 어려워서 캐릭터 주변에 사각형의 빈 부분이 마치 외곽선처럼 표시되는 현상이 있다)을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 상태로도 충분히 게임성이 있다고 느낀 상사가 고 사인을 내 주어서 상품화가 결정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식에 대해서는 원작의 디렉터인 스즈키 유 씨에게 "3D의 비결을 들으러 갔다"라고 한다.


  SF RPG"판타시 스타"에서 화제가 되었던 부드럽게 움직이는 3D 던전도, 마찬가지로 혼자 멋대로 만들기 시작했던게 시초라고 술회하는 나카 씨. 애니메이션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고가 필요해서, 또 용량도 그래픽 패턴만으로 4메가비트를 차지해 버려, 압축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1메가비트로 줄여 넣을 수 있었다(그래도 스피드의 느림은 납득할 수 없었다고)고 한다.



    

마크 3 시대에 나카 씨가 관여했던 타이틀들. 야구의 룰을 잘 알지 못한 채로 만들었다는 "그레이트 베이스볼"은, 

개발 종반에 부록으로 만들었던 홈런 경쟁 덕분에 밸런스가 맞게 됐다고 설명.



 토크 후반은 메가드라이브 시대의 화제가 되었다. "슈퍼 판타지 존"에 이어서 프로그래머로 참가했던 "판타시 스타 2"에서는, 전작에 이어서 3D 던전을 만들고 싶었지만, 이미 제작이 진행되어버린 그래픽 데이터의 용량이 커서 단념. 전투 배경도 간략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용량이 부족해, "마감은 무조건 지킬 테니까요!"라고 회의에서 조건을 내건 댓가로 카트릿지의 용량 추가를 얻어냈다(그만큼 완성은 더욱 힘들어졌었지만)고 한다. 또한, 당시 많은 플레이어들이 충격을 받았던 네이의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이야기의 긴장감에 기복이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지만, 플레이어들로부터는 엄청나게 욕을 먹었다"라고 당시의 생각을 설명. 후에 "파이널 판타지 7을 플레이하고, 겨우 그 때의 플레이어들의 기분을 알 수 있었다"라는 발언도 나왔다.


"소닉 더 헤지혹" 개발 이전에 나카 씨가 관여했던 메가드라이브 타이틀.



 전시회에서 본 아케이드판 '대마계촌"에 감명을 받아, 캡콤으로부터 소스 코드와 그래픽 데이터를 제공받아서 (그리고 용량의 압축에 고민해가면서) 이식을 실현했다는 나카 씨. 그 이후 개발한 "소닉 더 헤지혹"이 대 히트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소닉" 이전 시기에, 제품화되지 못했던 프로젝트 "메탈 랜서"를 개발하고 있었다고 이야기를 꺼낸 나카 씨가, 무려 당시의 개발 중 ROM을 시연!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우주선들 앞에서, 적 캐릭터가 부드럽게 확대 / 축소되는 화면을 본 참가자들로부터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세상에 나오지 못했던 환상의 타이틀 "메탈 랜서". 개발 도중의 ROM이었기 때문에 

게임으로서 형태를 갖추고 있지는 못했지만, 기체의 조작이나 적의 출현 정도는 구현되어 있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놀라움은 계속되어, 무려 메가드라이브 시대의 개발 현장을 취재했던 영상이 상영되었다. TV의 뉴스 방송에 흘러나왔다고 하는 이 영상에는, 거의 대중적으로 공개된 적이 없던 세가 사내의 개발실이 비춰지고 있었다. 영상 그 자체는 15초 정도의 짧은 것이었지만, 개발 기재나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나카 씨(!) 등 귀중한 장면이 많이 담겨 있어, 참가자들은 매 장면을 해설해 주는 나카 씨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으려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개발 중이었던 "소닉 더 헤지혹"의 소스 코드 일부를 설명하는 나카 씨. 

루프를 만들 때의 컬리전(충돌 처리) 설정에 고생했다고 한다.


그래픽 디자이너가 사용하고 있던 디지타이저. 마우스처럼 조작해서 화면의 도트를 찍는 기기였다.


개발실의 모습. 가장 가까이에 비춰지고 있던 것이 작업을 하고 있던 당시의 나카 씨.


M5라고 불리고 있던 메가드라이브의 개발 기판. 

본체의 디자인이 완성되기 전이었으므로 여러가지 부품들이 노출되어 있다.



 그 이후는 "소닉" 시리즈에 대한 에피소드가 이어졌다. 시대가 새턴으로 바뀐 시점에서 아쉽게도 예정 시간이 다 되어, 이벤트는 종료가 되었다. 나카 씨도 이야기를 채 다 하지 못했던 모양으로, 다음 회에서는 이후의 새턴 / 드림캐스트에 대한 내용으로 개최된다는 예고가 되어, 더욱 귀중한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드웨어 자체에 그래픽의 회전, 확대축소 기능을 가진 슈퍼 패미컴에 대항해, 

메가드라이브에서 프로그램으로 동일 기능을 실현시켰던 에피소드를 들려 주었다.


이벤트 종료 후의 나카 씨. 옆은, 이벤트 발기인이자 사회 진행을 맡았던 전 BEEP 편집장 카와구치 요지 씨.

Hidecade씨 트위터

https://twitter.com/AC_Hidecad


Hidecade씨 개발 블로그

https://ameblo.jp/arcade-cabinet/entry-12175032109.html#cbox


ラエル씨 개발 블로그

https://nendo16.jimdo.com/


SGDK 엔진

https://github.com/Stephane-D/SGDK/wiki/Tuto-Intro


SGDK 엔진 설치, 설정법

https://ameblo.jp/arcade-cabinet/entry-12268974254.html



마눌님이 보내준 만화. 재밌어서 날림번역.

원본은 http://rinrin194.blog.jp/archives/355646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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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게임 오타쿠입니다.

특별한 일이 없을 때에는, 아침부터 잘 때까지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gemu1


"용케도 그렇게 계~~~속 게임 하네. 피곤하지 않아?"

"피곤해"

"피곤하구나..."


그런 남편은, 4년 전쯤부터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월, 화요일이라든지 정해진 날에는, 고정 멤버들과 함께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gemu2


"나, 오늘 모험하는 날이니까. 다녀올께~"

"응, 조심해서 다녀와"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면, 채팅을 하면서 다같이 시끌벅적하게 즐기는 거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우리 남편은


'잘 부탁해요'

'수고하셨어요'

'어디어디를 공격합니다'


같은 말밖에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이 즐기는 멤버들로부터는


gemu3


무언의 전사


라고 불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야 그거, 쫌 멋있잖아...


그러던 어느 날


gemu4


"있잖아, 전부터 계속 생각했던 건데..."

"응"


gemu5


"'쌀있음'이란게 뭐야?"


* 일본어로 쌀 = 코메(米), 있음 = 아리(あり)


gemu6


"쌀 같은 아이템 이 게임에 없고 처음부터 본 적도 없는데..."


gemu7


"에?!"


gemu8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쌀..."


gemu9


"쌀있음(코메아리)이란 건, 코멘트 감사합니다(코멘트 아리가또)라는 의미지 쌀이라는 코메가 아냐..."

'당신 몇년 온라인 했는데... 거짓말이지...?'


gemu10


"에?! 그런거야? 나 꽤 예전에 '쌀 없습니다'라고 대답해 버렸는데..."


.

.

.

.

.


gemu11


"올해는 흉작이라 쌀은 없습니다요"

'어떤 게임인거야!!"


고정멤버 분들, 부디 남편한테 가르쳐 주세요...




부록


gemu12


"그럼 말야... 혹시 뒷 때(우라아카)라는 것도 그런 식인거야?"

"으, 응... 몰래 숨겨놓은 어카운트라는 뜻으로 메인과는 다른 계정이란 뜻인데..."


gemu13


"몸 뒷쪽의 때라니, 뭔 소리 하는거야 이자식 드러운 놈이네 라고 계속 생각했었어..."

"....."

인터넷 용어는 어렵네요.

인터넷에 관해서는 할아버지 수준인 남편에게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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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와 주신 분은 반갑습니다.


"쌀은 없습니다" 라고 해서 무슨 대답이 돌아왔어? 라고 물었더니 무시당했다고 합니다...


다들 그렇게 생각했던 걸까요. 이 사람 뭔 소리 하는겨? 라고.

무언의 전사, 힘내라!




 모 사이트에서 최근 도스 게임들이 무료공개되어 꽤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시대가 바야흐로 백 투더 퓨처 2의 미래 배경인 2015년이 되고 이젠 2000년대도 10여년 전 이야기가 되다 보니 도스 게임이란게 뭔지도 모르는 세대가 늘어가는 것이 당연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나같은 7, 80년대생들에게 도스 게임들은 단순한 옛 추억이 아니라 교과서이고 영원한 마스터피스임에 틀림없다. 


 주옥같은 게임들이 넘치는 도스 시대이지만 특히 나에게 인상깊었던 것은 TITUS사의 게임들이었다. 중학교 시절 불법복사를 통해 처음 접했던 이 회사의 게임들은 나를 단번에 사로잡았고, 다음 게임, 또 다음 게임을 해봐도 그 완성도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도 내가 좋아하는 게임들, 내가 만들고 싶어하는 게임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들의 발자취를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1. 어떤 회사인가



 이 회사의 정식 명칭은 TITUS Interactive이다. TITUS Software, TITUS Games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게임회사로, 1985년에 Eric Caen과 Herve Caen 두 형제에 의해 창업되었다. 


Herve Caen


Eric Caen


창업 시기가 시기인 만큼, 아미가, 아타리 ST, 코모도어 64 등등의 클래식 컴퓨터용 게임을 만들면서 사업을 시작했고 90년대에 들어서는 도스용 게임도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게임 시장의 초창기부터 활동을 해왔으니만큼 하드웨어의 퍼포먼스를 바닥까지 긁어내 만드는 개발력에는 일가견이 있는 회사였다. 하지만 이런 초창기 개발사들의 문제점이 그렇듯 진화하는 플랫폼과 업계의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점점 쇠락해 갔다. 특히 90년대 중후반부터는 PC를 벗어나 콘솔 게임을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이들 게임의 평이 꽤나 좋지 못했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유명 게임 웹진들로부터 부정적인 리뷰를 받는 일도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TITUS는 2005년에 파산하고 만다. (참고 : http://en.wikipedia.org/wiki/Titus_Software)


 다만 시장의 초창기와 도스 시절까지 TITUS는 상당히 잘 나간 회사였다. 옛날엔 배틀체스와 MDK, 어스웜 짐,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등,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서는 발더스게이트, 폴아웃으로 유명했던 Interplay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Interplay는 원래 1983년에 Interplay Productions로 시작했는데(참고로 창업주는 요즘 웨이스트랜드 2로 핫한 브라이언 파고이다), 1998년 자금 위기에 봉착한 Interplay에 무려 3500만 달러를 투자해 구원해준 것이 바로 TITUS였다. 


Brian Fargo


 덕분에 TITUS의 공동 창업자 Herve Caen은 Interplay의 CEO가 되고, 사명도 Interplay Entertainment로 바꿔 새출발을 하게 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Interplay는 2006년 다시금 파산하는데, 이 과정에서 Black Isle 스튜디오를 분사독립시키게 되고 폴아웃의 IP를 베데스다에 판다. 폴아웃에 관한 베데스다와의 법적 분쟁은 최근에 널리 알려져 있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참고 : http://en.wikipedia.org/wiki/Interplay_Entertainment) 


 다만 브라이언 파고는 Herve와 사이가 꽤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Herve는 콘솔게임을 주력으로 하고 싶어했고 보다 캐주얼한 게임을 만들려고 했다. 브라이언은 웨이스트랜드를 비롯한 그의 캐리어에서 확인할 수 있듯 보다 진지한 성인 지향의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다. 이것이 결국 브라이언 파고가 인터플레이를 떠나 엑자일 스튜디오를 세우는 직접적 원인이 되는데, 그의 시리어스한 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 있어 TITUS와 Herve는 악당으로 비쳐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 (참고 : http://farfromearth.blog104.fc2.com/blog-entry-97.html)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양측의 게임 철학과 가치관이 충돌했을 뿐으로, TITUS가 본래부터 추구하던 누구나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플랫포머 게임도 절대 잘못된 생각이라고는 할 수 없다. 



2. TITUS가 가장 빛나던 시기의 게임들


 한국의 클래식 게이머들에게 TITUS가 알려진 계기는 아마도 게임월드와 같은 잡지 소개 및 불법 복제라 할 것이다. 위에 소개했듯이 옛날부터 게임을 만들어 오고 있었지만, 이들의 게임이 어느 정도의 레벨에 올라 원숙한 맛을 내기 시작한 것은 실질적으로 90년대의 도스 게임부터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며, 국내 게이머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이다.


1) 선사시대(Prehistorik) : 1991년




 큰 인기를 구가했던 TITUS의 출세작. 선사시대 원시인을 테마로 한 횡스크롤 플랫포머 액션 게임. 다양한 장르를 만들어온 TITUS였지만 대부분 게임 시스템 자체를 놓고 보면 단순한 슈팅이나 일자 진행형 액션이 많았는데, 이 작품부터 좀 더 복합적인 스테이지 구성과 다양한 오브젝트, 기믹들이 등장한다. 어딘지 모르게 전반적으로 너무 빠르고 허술하던 캐릭터들의 움직임과 조작도 보다 부드러워지고 입체적이 된다. 


  또한 이 게임을 열심히 플레이해본 게이머들은 알겠지만, TITUS 게임들의 특징인 숨겨진 요소들이 이 게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위 영상 2분 경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첫번째 물구덩이에는 아이템이 가득 숨겨져 있다. 보통은 물에 빠지면 즉사이므로 이런 곳은 들어가 보지 않게 되지만 한번 이런 것을 발견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 스테이지 구석구석을 찾고 다니게 된다. 그러다가 숨겨진 장소나 아이템을 찾아내는 데에 성공하면 그 쾌감이란! 일일이 찾지 않아도 클리어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이런 숨겨진 요소들을 찾는 재미에 빠져든 유저들은 이 게임과 제작사인 TITUS에 주목하게 된다.


 

 2) 블루스 브라더스(BLUES BROTHERS) : 1991년






 존 랜디스 감독의 1980년도 뮤지컬 코미디 영화를 게임화한 것으로, 위의 선사시대와 같은 1991년에 릴리즈되었다. 아마도 이 게임이 조금 더 나중에 제작되었다고 생각되는데, 선사시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시도와 게임플레이가 도입된 작품이기 때문. 


 2인 동시 플레이가 지원된다거나, 스테이지를 선택해가며 진행하는 것이 가능해진 등 다양한 개선점이 있었지만 게임성에 있어서 가장 큰 혁신은 아이템의 존재이다. 필드 구석구석에 놓여 있는 상자를 집어들고 이동하여 원하는 적에게 던져서 공격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상자는 밟고 위에 올라설 수도 있어서 높은 곳으로 이동할 때 사용하는 퍼즐적 요소도 자연스레 갖추게 된다. 다만 이때는 이런 필드 오브젝트의 개념이 처음 도입된 것이라 들 수 있는 아이템은 상자 한 종류로 제한되어 있었고, 한번 집어든 상자는 무조건 던져서 없애버릴 수밖에 없는 등 한계점이 많았다. 이런 단점은 이후 발매되는 Moktar와 TITUS The Fox에서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게임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위에서 언급한 던지는 상자의 존재는 캡콤에서 패밀리 컴퓨터(NES) 용으로 개발한 '칩과 데일의 다람쥐 구조대'(Chip N' Dale Rescue Rangers) 시리즈로부터 꽤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면 상당히 비슷함을 알 수 있다. 


 전작인 선사시대에서 성공적으로 구현했던 숨겨진 요소도 역시나 확실하게 파워업해 등장하는데,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은 물론 공개 후 꽤 시간이 지나서 밝혀진 2단 점프의 존재도 매니아들의 지지를 얻는 계기가 됐다. 상자를 들면 점프의 높이가 낮아지는데 이 때문에 평소 갈 수 있던 지역을 못 가게 된다. 그러나 2단 점프를 사용하면 평소의 점프 높이만큼 뛰는게 가능해져 상자를 든 채로 평소와 같이 움직여 다닐 수 있게 되는 것. 

 

대표적으로 2단 점프를 활용할 수 있는 곳. 상자를 들면 점프 높이가 낮아져 사다리를 탈 수 없지만, 

사다리 밑에서 두번 점프하면 상자를 들고 사다리를 올라가 위에 있는 적을 해치울 수 있다


 물론 2단 점프 자체는 다른 게임에서도 흔하게 있는 시스템이지만, 이 게임에서는 평소에는 점프를 두번 해도 2단 점프가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위에 사다리 같은 뭔가 잡을 수 있는 오브젝트가 있을 때에만 2단 점프를 해서 올라가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처음엔 아무도 이 게임에서 2단 점프가 가능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선사시대의 페이지 단위 스크롤에서 벗어나 프리 스크롤을 도입한 덕분에 게임이 굉장히 스무스해지고, 엘리베이터 등의 신 요소가 대거 도입되어 게임의 볼륨도 엄청나게 커졌다. 


 오늘날 1, 20대 게이머들로서는 아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90년대 초반의 도스용 PC 게임들이라는 것은 현재의 게임과는 개념적으로 완전히 다른 환경이었다. 대부분의 PC는 겨우 16비트 연산이 가능한 시절이었고, 다이렉트X나 OpenGL과 같은 그래픽 가속 솔루션도 없었다. 프로그래머들은 PC의 비디오 메모리를 조작해서 화면에 직접 점을 찍어 그래픽을 나타내야 했다. 이 때문에 이 당시의 PC 게임들은 퍼포먼스가 천차만별이었고, 화면의 스크롤이나 캐릭터의 움직임을 제대로 구현하는 것 자체가 큰 일이었다. 화면 스크롤이 아예 안되거나, 된다고 해도 픽셀 단위로 세밀하고 부드러운 스크롤이 되는 게 아니라 타일 단위로 툭툭 끊어지면서 스크롤되는 것이 일상다반사였다.






 초대 악마성 드라큘라의 도스 버전과 패미컴 버전. 패미컴 버전은 8비트임에도 불구하고 스프라이트 기능이 탑재된 게임 전용 머신인 덕분에 움직임과 스크롤이 훨씬 부드러운 것을 알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당시 도스 환경에서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을 구현하는 게임을 만들기가 어려웠다는 뜻이 된다. 


 TITUS의 놀라운 점은 이런 시대의 도스 환경에서 게임기에 버금갈 정도로 부드러운 애니메이션과 화면 스크롤을 구현해냈다는 점에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이는 어셈블리 프로그래밍을 통해 하드웨어 레벨에서 그래픽 함수를 만든 TITUS의 기술력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다만 문제는 이렇게 게임 시스템이 정교해지고 복잡해진 덕분에 버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상자를 들고 던지는 부분의 알고리즘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못한 덕분에 다른 게임 요소들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


 - 상자를 들고 던져서 날아가는 상자가 화면에서 사라지기 전에 재빠르게 다른 상자를 들면 날아가던 상자가 공중에 멈춘다. 이 상자는 여전히 판정을 갖고 있어 적이 오다가 상자에 닿으면 상자에 맞은 것으로 처리되어 죽는다. 상자가 공중에 떠 있는 동안 다른 상자를 들려 하면 상자가 없어져 버리니 주의해야 한다. 


 - 2P 캐릭터인 엘우드는 상자를 든 채로 전속력으로 이동해 적에게 몸으로 부딪치면 바로 적을 죽일 수 있다. 아마 캐릭터 스프라이트가 날씬한 덕분에 피격판정도 작아서 가능한 현상인 듯. 버그지만 아주 유용하다. 단 이동 중 멈춰서거나 해서 속도가 전속력이 아닐 경우에는 이쪽이 대미지를 입으니 주의. 원거리에서 총을 쏴대는 경찰 등은 거리 계산을 잘 하지 않으면 좀 위험하다.


상자를 던지지 않았는데도 맞고 날아가는 건달


 - 국내에 퍼진 복사본은 2인 동시 플레이를 할 경우 엘리베이터가 내려오지 않아 진행이 불가능한 버그가 있다. 이 게임의 악명높은 버그인데 일각에서는 복사판의 범람을 막기 위한 의도적인 조작이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마 이 부분이었던 듯


 - 1스테이지 후반에 등장하는 우산은 1회용 아이템으로 얻으면 얻어맞거나 내던지지 않는 한 높은 곳으로 점프 후에 천천히 활공하며 내려오게 된다. 



 문제는 이것도 겹쳐 들기로 버그가 걸리는데... 우산을 하나 든 상태에서 다른 우산과 겹쳐 선 뒤 든 우산을 스페이스키로 날려보내고 바로 새 우산을 들던지, 아니면 위에서 설명한 상자 띄우기를 한 뒤 우산을 먹으면 우산의 활공효과가 계속 걸려있게 된다. 


우산은 하늘에 떠서 멈춰있고 엘우드는 활공 중


 1스테이지만 해도 버그가 이정도나 나오는지라... 게임 자체도 잘 만들었고 재미있지만 이런 버그가 더더욱 기억에 남는 게임이다. 



3) 돌아온 여우 (TITUS The Fox to Marrakech and Back) : 1992년





 선사시대와 블루스 브라더스에 이어 바로 다음해에 나온 문제작. 국내에도 불법복제본이 퍼지고 게임월드에서 공략을 소개해주어 상당히 널리 알려진 고전 도스게임 중의 하나이다. 


 원래는 프랑스의 유명 엔터테이너인 Vincent Lagaf의 곡 La Zoubida의 뮤직비디오를 소재로 제작된 Moktar라는 타이틀의 게임이었다. 





Lagaf의 캐릭터 Moktar 쇼


Moktar가 등장하는 La Zoubida의 뮤직비디오


 하지만 프랑스 국내에서만 유명했던 사람인지라, 해외 버전에서는 인지도 문제를 생각해 단순히 귀여운 여우로 캐릭터를 바꾸게 되었고, 심하게 어렵다고 지적된 난이도를 다소 낮추어서 발매된 것이 이 TITUS The Fox이다. (그럼에도 이 해외버전 자체도 어렵다고 평가받고 있으니...)


 널리 알려져 있는 버전은 도스/아미가/Amstrad CPC 버전인데, 이외에 게임보이/게임보이 컬러 버전도 나왔다. 원작의 스피디한 게임플레이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 게임성 자체는 그런대로 괜찮게 이식한 편.



게임보이 버전



게임보이 컬러 버전


 게임적으로는 더욱 깔끔해진 그래픽과 부드러운 애니메이션 및 스크롤을 보여주고 있으며, 총 14스테이지의 방대한 볼륨도 놀라운 작품. 가장 임팩트가 강한 것은 블루스 브라더스에서 도입되었던 아이템 '들기' 요소를 더욱 더 강화시킨 것인데, 이것이 근본적으로 게임플레이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 모든 아이템을 집어올려 들고 다니다가 원하는 곳에서 내려놓을 수 있다. 아이템은 밟고 올라설 수 있는 아이템과 그렇지 않은 아이템이 존재해, 맵에 존재하는 아이템을 들어다 운반하여 원하는 곳에 놓아서 지형을 극복하는 퍼즐 요소가 엄청나게 강화됐다. 특히나 이번엔 단순히 밟고 올라가는 것만이 아니라, 여러번 밟으면 탄력으로 플레이어를 점점 더 높게 뛰게 하는 스프링이나 고무공 같은 아이템도 등장하여 한층 더 공략의 폭이 넓어졌다. 게다가 일반적인 아이템은 높은 데서 내려놓으면 밑으로 떨어져 바닥에 떨궈지지만, 이런 스프링이나 고무공은 바닥에 떨어질 때에도 물리 엔진으로 튕기기 때문에 반동으로 아이템 위에 놓이거나 하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런 특성을 사용해 공략해야 하는 맵 퍼즐을 가득 만들어놓았다는 것. 이런 매니악한 게임성은 골수 유저들을 반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난이도도 무척이나 높아져 버려 일반 유저들이 거리감을 느끼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 아이템은 블루스 브라더스 시절과 마찬가지로 대개는 던지면 적에게 맞아 타격을 입히고 없어지거나, 적에게 맞지 않았다면 그냥 화면 밖으로 날아가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이 작품부터는 적에게 맞아 타격을 입혀도 없어지지 않고 다시 주워 던질 수 있는 수레와 같은 아이템부터 시작해, 던지면 물리 연산으로 통통 튕겨다니다가 점점 움직임이 약해져 바닥에 정지하는 고무공, 던지면 공중에 떠있고 위에 점프해서 올라타면 날아가는 양탄자, 올라타면 전진하는 스케이트보드나 스쿠터 등 실로 다양한 종류의 아이템이 등장하고 활용 방법과 공략도 무궁무진하게 나온다. 



 던져서 맞추면 없어지는 1회성 아이템도, 위로 점프하여 수직으로 위로 던져올리면 아래로 떨어지면서 밑에 깔리는 적에게 대미지를 준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1회성 아이템도 없어지지 않는다! 이런 특성을 파악하면 아이템이 극도로 적게 배치된 부분에서도 편하게 적을 공략하며 나갈 수 있게 된다. 고작 1.2MB 2HD 디스켓 한장에 들어가는 90년대 도스 게임에 이 정도의 물리 계산과 치밀한 액션, 그리고 퍼즐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 TITUS 게임의 전통인 숨겨진 요소가 더욱 더 강화되었다. 어떤 스테이지는 시작하자마자 천정에 뚫린 구멍에서 떨어지면서 시작하는데, 막 떨어지기 시작할 때 방향키를 오른쪽 위로 입력하고 있으면 복잡한 본 스테이지의 밖으로 뛰어나가 버리고 일직선으로 이동해 스테이지 클리어까지 갈 수 있다(...). 숨겨진 요소들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자세한 공략을 한 국내 게이머가 있으니 참고삼아 읽어보기 바란다. 공격하는 적까지 들어올릴 수 있다는 것은 나도 이번에 이 블로그를 방문하면서 20여년만에 처음 알았다(...)


 - 스테이지가 늘고 게임의 볼륨이 길어졌지만 세이브 대신 스테이지별 패스워드를 제공해준다. 특이한 것은 시스템을 감지해서 같은 스테이지라고 해도 컴퓨터마다 패스워드가 전부 다르게 생성된다는 점. 덕분에 엔딩을 보려면 자신이 직접 게임에 도전해서 클리어해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TITUS였기에 가능했던 특징이라 할 것이다.


 - 해외의 어느 팬사이트(http://ttf.mine.nu/)에는 이 게임의 제작 배경과 게임플레이, 전체 맵, 숨겨진 요소, 트레이너를 사용한 커스텀 스테이지 제작 및 플레이 방법 등 다양한 요소를 소개하고 있다. 이 게임을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게이머라면 꼭 한번쯤 들러 보길 바란다.

 


3. 서서히 저무는 TITUS의 황금기


 3작품이 연이어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며 기세를 올리고 있었던 TITUS지만, 새로운 도전보다는 시리즈물의 속편을 내고, 장르적으로도 플랫포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작품을 내기 시작하면서 점차 이들의 게임은 유저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한다. 언뜻 보면 비슷비슷해 보이는 게임들이고 기술적으로는 더 나아졌지만 정작 중요한 '재미'가 없어졌다... 이것은 게임에 있어서 굉장히 미묘하지만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히트한 작품과 8, 90%까지 비슷하게 만들었어도 나머지 1, 20%가 그 게임의 재미를 좌우해버린다. 그리고 이 문제는 오늘날의 대형 AAA급 게임들에 있어서도 변함없이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이다.

 


1) Super Cauldron : 1992년




 TITUS 나름대로는 새로운 오리지널 게임을 만들려고 도전했던 작품. TITUS의 주특기인 횡스크롤 플랫포머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진 않았으나 주인공을 마법사로 설정, 다양한 마법을 사용해 게임을 풀어나가는 보다 RPG적인 요소를 많이 도입한 실험적인 작품. 하지만 역시나 액션으로서의 재미가 부족했던 탓인지, 크게 호응을 받지는 못했다.



2) 선사시대 2(Prehistorik 2) : 1993년


 TITUS The Fox로부터 바로 또 1년 뒤에 발표된 선사시대의 속편. 신작들을 만들며 쌓인 노하우 덕분에 1편에 비하면 월등히 나아진 기술적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작품. 슈퍼패미컴 버전은 패미통에서 40점 만점에 27점을 획득했다.




 다만 전작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못했고 인기를 끌지도 못했는데, 비슷한 스타일의 플랫포머 게임에 유저들이 좀 식상한 감도 있고, 무엇보다 퍼즐과 숨겨진 요소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액션의 재미가 많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위 플레이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처음부터 보통 평범한 유저라면 도저히 있는지도 모를 숨겨진 아이템과 루트가 1스테이지부터 마구 튀어나오는 바람에 당황하게 되고, 게임의 진행이나 루트가 지나치게 장황해져서 목표의식을 잃게 만드는 구성에 문제가 좀 있다. 


 참고로 TITUS는 이 게임부터 허큘리스 그래픽 카드의 지원을 중지했는데, 덕분에 허큘리스 카드를 꽂은 286 PC를 가지고 있던 나는 당시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다. 겨우 이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 있게 된 건 96년 대학에 들어가서 학교 컴퓨터실에 있던 펜티엄을 만지면서부터였다. 



2) 블루스 브라더스 2(The Blues Brothers 2 - The Jukebox Adventure) : 1993년

 



 TITUS의 도스 후기작들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많은 작품. 일단 위 플레이 영상에서부터 딱 감이 온다. 타이틀은 블루스 브라더스이지만 전혀 상관없는 분위기의 배경. 오히려 선사시대에 더 어울릴 것 같은 바위산과 나무들 사이를 뛰어다니는 제이크의 모습이 심히 어색하다. 기획의 안일함이 눈에 보이는 부분.


 원작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점도 문제이거니와, 블루스 브라더스 1과 TITUS The Fox에서 보여준 특유의 분위기와 미장센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도 큰 문제다. 특히 당시 TITUS의 장기는 지하철역, 하수도, 공사장 등 좀 허름한 도시 뒷골목의 배경을 굉장히 정감있게 묘사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플레이어들은 이 게임들을 즐기면서 한국, 일본, 대만 게임에서는 접하기 어렵던 독특한 배경과 미장센에 매료되었었다. 비록 256색의 투박한 도트 타일 그래픽이었지만, 플레이어가 그 세계에 실제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는 특유의 배경은 지금 봐도 유저를 끌어들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직접 플레이 영상을 보고 느껴보길 바란다.



블루스 브라더스 1의 4스테이지, 지하철역과 하수도



블루스 브라더스 1의 6스테이지. 콘서트 홀



3) 블루스 브라더스 2000 : 2000년


 세가새턴,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64가 등장하고 콘솔게임이 득세하면서 TITUS도 콘솔 게임에 눈을 돌리게 된다. 하지만 새로이 대두된 3D 기술에서 TITUS는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과도기적인 미스를 연발한다. 물론 이것은 당시 처음 3D 게임을 대하는 많은 회사가 범하는 실수였고 특별히 TITUS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었지만, 시장은 냉정한 법이다. 


 영화 원작의 판권을 더 우려먹어보자는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전작의 성공을 콘솔에서도 재현하고 싶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TITUS는 2000년 블루스 브라더스의 신작을 닌텐도 64로 발매한다.




 문제는 플레이 영상에서 보듯, 예전 2D 시절에 보여줬던 정감있고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단순하면서도 경쾌한 조작감, 알기 쉽고 직관적인 게임플레이 등등 이전의 매력을 어느 하나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3D의 공간감과 입체적인 특성은 완전히 게임의 구성 요소를 바꿔놓는다. 소닉 시리즈도 3D화된 후 본질적인 게임성에서 길을 잃어버렸지만 마리오 64는 전혀 새로운 게임플레이의 패러다임을 제시해 살아남은 것을 보아도 이 문제는 중요하고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D가 됨으로써 비로소 가능한 재미가 무엇이 있는지, 게임에 그것이 잘 녹아들어 있는지 철저히 연구하지 않으면 언제나 그렇듯 비슷비슷하고 겉모습만 그럴듯한 게임이 되고 만다. TITUS는 이외에도 희대의 쿠소게임으로 유명해진 닌텐도 64용 Superman등을 발매하며 점점 신뢰를 잃고, 결국은 모두가 알고 있는 대로 파산해버리고 만다.


 바뀐 시대와 기술 그리고 트렌드에 현명하게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어 버렸지만, 그 시절 그토록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수많은 게이머들과 예비 개발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TITUS의 게임들은 아마도 영원히 남을 것이다. 더불어 최근의 게임들이 갈수록 소홀히 하기 쉬워지는 게임의 본질적 재미가 어디에서 오는지도 우리에게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체코의 게임개발사 Dreadlocks가 만든 2D 액션어드벤처게임 DEX. 기본 컨셉 자체도 흥미롭지만 플레이 시연 영상을 보면 구석구석 꼼꼼하게 구현된 기술력도 대단하다. 오브젝트 가려짐 등도 전부 반영하는 실시간 인식범위 계산이나 명암처리는 감탄스럽다. 90년대식 포인트앤클릭 어드벤처에 대담하게 격투액션과 슈팅요소까지 녹여낸 기획력도 놀랍고, 손으로 하나하나 그려낸 느와르 SF풍 배경과 인물 캐릭터들의 세밀한 움직임, 알파 레이어를 잔뜩 때려박아 2D임에도 풍부한 광원과 조명 등등 보면 볼수록 그 만듦새가 하나하나 범상치 않은 게임.

한국에서 이런 컨셉의 게임은 아마 만들 수 있는 날이 오질 않을 듯. 이런거 만들게 해주는 회사나 퍼블리셔도 없을 거고, 이런 세세한 실시간 인터랙션 구현해줄 프로그래머도 없을 테지. 


안드로이드 게임기 OUYA 버전 런칭 트레일러



시연영상




 G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확장판도 벌써 네번째다. 달라지는 게 없다고 떠난 플레이어들도 많다. 하지만 여전히 신작이 나오면 백만장 단위를 넘나드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유저들은 들떠서 사냥을 나간다. 초대 몬헌에서부터 다져진 몬스터와의 액션 공방은 그만큼 즐겁고 완성도 높은 놀이이다. 점점 영악해져 가는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은 갈수록 모험을 하려 들지 않고 '어디까지만 하면 그래도 팔린다'라는 라인을 확인하려 애쓰는 요즘, 그 라인은 갈수록 빈약해지고 있고, 덕분에 유저들이 진짜로 플레이하면서 '즐거워할 수 있는' 게임은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특히 액션 게임은 그 피해가 심각해, 수많은 게임들이 '손맛'과 '타격감'을 내세우며 등장하지만 진짜 액션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은 안다. 할만한 진짜배기 액션 게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만만하지 않은 컨트롤과 조작을 요구하는 캡콤표 액션을 10년 이상 고집하고 있는 몬헌은 그 자체로 일본산 액션 게임의 마지막 보루라고도 할 수 있다. 아직도 몬헌을 즐기는 수많은 유저들은 그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을 터이다.


 그런데 최근의 몬헌에서는 점점 심각해지는 문제가 하나 있다. 그리고 금방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는 것이 더욱 걱정스럽다. 밀도 높은 액션을 포기했다거나 하는 알기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몬헌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것도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 문제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Tri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캡콤은 Tri 발매 당시 후속작이 나와도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던 시리즈를 대폭적으로 개혁하고자 했다. 물론 이런 노력 자체는 높이 평가할 일이지만, 문제는 이걸 '무리하게' 우겨넣었다는 점이다. 우선 Tri 시절부터 들어간 새로운 시스템들에는 몬스터의 피로도와 스태미너, 각종 보조아이템의 효과 내성치 등등이 있는데, 이것들은 게임 플레이를 더 복잡하게 하고 챙겨야 할 아이템과 확인해야 할 상황이 많아지게 만들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사냥과 액션 자체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 아니다. 


 몬스터도 스태미너와 피로도를 가지고 있어 싸우다 지치면 약해진다. 일견 들으면 리얼하고 멋지게 들리는 개념이지만 실제로 게임플레이를 보자. 이전에는 그냥 싸우면 되고 그러다 체력이 약해지면 다리를 절면서 도망가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심플하고 알기 쉬운 개념이었지만, 이제는 기본적으로 아무리 난이도가 높아도 50분 내외인 몬헌의 퀘스트 내에서, '몬스터가 기운차게 공격' -> '지쳐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됨'  -> '도망가서 먹이를 먹음 or 시간이 지나서 분노하며 회복' -> '다시 기운차게 공격'의 실로 다양한 상황이 나온다. 이건 사실상 50분의 퀘스트 내에 전부 순서대로 체험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을 다 구현하기 위해 무리하게 넣다 보니, 유저가 공방을 벌이면서 느낄 수 있는 몬스터의 반응은 리듬이 깨지고 납득이 가지 않는다. 체력과 공격력을 엄청나게 올리고 빈틈과 딜레이를 엄청나게 줄여놓은 괴악한 공격패턴 때문에 유저는 고전하고, 기를 쓰고 패턴을 파악하고 온갖 수를 동원해야 겨우 몇대 때리는 것이 고작인데 어느 순간 갑자기 몬스터는 혼자 침을 흘리며 지쳐버린다. 유저로서는 자신이 시원하게 때려서 적이 지치고 약해졌다는 쾌감을 느끼기보다, 괴악한 패턴으로 쌓인 스트레스 위에 더해서 이해할 수 없는 게임 밸런스에 농락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비슷한 예가 예전에 하나 더 있었다. 텐가이나 스트라이커즈 1945 등으로 한때 게임센터를 풍미했던 제작사 사이쿄의 슈팅게임들이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열심히 플레이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겠지만, 사이쿄의 후기 슈팅게임에서 보스전은 한 마디로 사기에 가깝다. 유저가 열심히 샷을 쏴서 맞추든 안 맞추든 보스는 일정 시간이 되면 대미지를 받아 번쩍거리면서 사라져간다. 유저가 빠르게 샷을 잘 맞춘다고 해도 보스를 파격적으로 빨리 물리칠 수가 없다. 보스의 HP 설정이, 잘 맞추건 못 맞추건 제작사가 설정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사들 - 특히 일본 - 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가 이것인데, 자신들의 게임에 의도하지 않은 플레이가 가능한 부분이나 밸런스가 안 맞는 부분을 용납하지 못하는 점, 그리고 유저의 움직임과 플레이를 자신들의 의도대로 제한하려 드는 점이다. 대부분의 일본제 게임들은 고정된 카메라로 자신들이 의도한 앵글의 장면만을 보여주는 데에 집착하며, 유저들이 무엇인가 시스템의 허점을 알아내 변칙적인 플레이를 즐기거나 하면 그것을 악착같이 고치려 든다. 하지만 일본 개발사들이 알아야 하는 점은 이러한 버그나 헛점도 게임 플레이를 붕괴시키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게 이용된다면 좋은 게임의 개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하의 야상곡 달성도 버그 플레이는 이미 게임의 한 요소로 유저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유저들간의 밸런스가 매우 중요한 온라인 게임이라면 물론 이런 부분은 철저하게 고쳐나가야 하겠지만, 대부분의 일본 개발사들이 만드는 스탠드얼론 게임들, 그리고 몬헌은 "유저들간에 누가 더 강한가"가 중요한 게임이 아니다. 


 이런 Tri의 개선점이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고 보았는지, 이때부터 캡콤은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유저를 제약하고 괴롭히는 방향으로 게임플레이를 바꿔나간다. 섬광이나 함정 등의 보조아이템은 쓰면 쓸수록 내성이 생겨 지속시간이 짧아지고 결과적으로는 사용되는 바로 그 순간 말고는 의미가 없는 수준이 된다. 사실상 1~2번 쓰면 바로 내성이 생긴다고 보면 된다. 역시나 최대 50분으로 제한된 퀘스트 안에 전부 무리하게 집어넣은 결과이다. 몬스터의 약점 부분에는 육질을 단단하게 설정해서 무기가 튕겨 공격하기 어렵게 하고 부위 파괴도 힘들게 만들거나, 몬스터들의 공격을 피해서 빈틈을 만들어도 몸을 돌리는 동작의 딜레이를 말도 안되게 줄여놓아 바로 얻어맞는다.


 가장 불쾌한 점은 이런 식으로 몬스터들이 강화되었음에도 플레이어 캐릭터의 움직임 딜레이는 바뀐게 없다는 점이다. 포션을 마신 뒤 의미없는 포즈를 취하며 강제로 경직시간을 주는 것은 시리즈 10년이 넘은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캐릭터의 무거운 조작감과 관성치에 의한 느릿한 방향전환 역시도 마찬가지다. 몬스터들의 움직임은 미칠듯이 빨라졌고 플레이어를 속이는 - 이쪽으로 움직일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반대로 움직이거나, 이쪽으로 오는 것 같아도 그쪽을 노리면 때릴 수 없다거나 - 움직임도 늘었지만 플레이어는 그에 걸맞게 민첩하게 조작할 수 없다.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해 한쪽으로 이동을 시작해 버렸다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물론 이런 불평등한 게임 밸런스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각각의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장비 고유의 스킬들이 있기는 하다. 포션의 딜레이는 빨리먹기, 말도 안되는 판정의 공격에는 회피강화, 튕김에는 튕김무시 등등. 하지만 이것은 비정상적으로 몬스터를 강하게 만드는 현재의 게임 플레이 밸런스를 근본적으로 진화시키는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다. 유저에 따라서는 그런 스킬들을 사용하지 않고서 자신의 고유 장비와 스킬들로 퀘스트를 클리어해나가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상황에서 다소의 유불리가 있더라도 여러가지 작전과 전술로 다양한 파해법이 나올 수 있는 게임이 좋은 게임이다. 하지만 현재의 몬헌은 갈수록 이 상황에서는 이 스킬, 이 장비로 돌파해라라는 모범 답안을 강요하는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 그 스킬, 그 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거의 퀘스트를 클리어할 수 없거나, 클리어한다 해도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고 반사신경을 혹사당해 지쳐 버리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건 결코 좋지 않다.


 캡콤의 좋지 않은 고집을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부분은 온라인 플레이에 대한 이상한 집착이다. 거치형 콘솔용 시리즈들은 대대로 온라인 플레이에서만 게임의 진짜 컨텐츠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해놓은 이상한 설계로 욕을 먹어온 역사가 있다. 온라인 접속을 하지 못하거나 사람들과 파티 맺는걸 번거롭게 느끼는 유저들은, 고레벨 퀘스트와 그것으로 만들 수 있는 장비들을 즐길 수 없었다. 제 값을 내고 게임을 샀는데도 반쪽짜리 게임을 즐겨야 했던 것이다. 


 PSP로 옮겨온 시리즈가 대박을 내고, 그나마 싱글 플레이로도 집회소 퀘스트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어이없는 제한은 다소 완화되긴 했다. 그럼에도 캡콤의 좋지 못한 버릇은 다시금 되살아나고 있는 듯 하다. 아예 게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은 없어졌지만, 싱글로는 클리어가 지독하게 어려운, 혹은 불가능한 퀘스트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어이없는 밸런스를 대놓고 유저에게 강요하기 시작한 것이 3DS의 Tri G다. 명해룡이나 월신룡, 점프 옥랑룡 등의 퀘는 지금도 유저들에게 악명이 높은데, 그래도 이것들은 게임이 발매되고 한참 후에 해금되어 거의 부록 쯤의 취급을 받았으므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문제는 이후에 한참 기대를 모으면서 발매된 4, 그리고 4G다.

 

 4부터 시작된 괴이한 밸런스의 퀘스트들은 다 열거하기도 어렵다. 첫 등장때부터 패턴이 더럽기로 유명했던 브라키디오스는 4와 4G를 거치면서 점점 더 지랄맞게 변해가고 있고, 앵화/금화의 돌진 후 회전화염이나 공중에 뜬 후 풍압과 함께 나오는 유도비행>썸머솔트 패턴은 욕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을 지경이다. 분명히 아무것도 없는 허공인데 그 어딘가에 거미줄을 걸고 2단, 3단 점프로 날아다니는 네르스큐라 아종, 아무때나 풍선이 됐다가 아무때나 물을 내뿜고 그나마도 뿜자마자 딜레이도 없이 다시 달려드는 자보아자길 아종, 대쉬 공격, 점프 후 몸 떨구기 공격 등 아무때나 뇌광충을 날려대는 뇌랑룡, 가로로 왔다갔다하는 회오리를 만드는 쿠샬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은 어떻게든 클리어를 해내곤 있지만, 갈수록 점점 솔로 클리어가 가능한 퀘스트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제작진의 횡포가 4G에서 아주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G급 3성 마지막 퀘스트인 고그마지오스다. 이 녀석의 공격패턴 디자인은 그냥 유저를 대놓고 엿먹이겠다는 심산이 제대로 드러나는데, 산만한 덩치 주제에 샤갈마가라 골격이라 팔다리나 하반신 외에는 근접무기로 공격할 곳이 마땅치 않은데 시도때도 없이 미친듯이 움직여대는 지랄같은 패턴이 유저의 신경을 긁는다. 어떻게든 패턴을 익혀서 따라붙어 보려고 하면 온 몸에서 흘려대는 기름덩어리 때문에 붙들려 못 움직이게 되고, 이 기름을 피하려다 처맞고 기름에 붙들려서 처맞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걸 악착같이 다 피하면서 때리려고 하면 이번엔 50분의 퀘스트 제한시간이 모자라서 시간 제한으로 실패해 버리고 만다. 터무니없이 높게 설정한 HP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솔로 클리어를 막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거론되는 이유는 다인 플레이시의 하메나 야리코미로 인해 몬스터가 걸려들어 아무 것도 못하고 맥없이 쉽게 죽는 것을 막기 위해 난이도를 상향시킨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러한 하메나 패턴파악 전술도 하나의 즐거움이자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며, 어느 정도 충분히 게임을 알고 파고들어 즐기는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애초에 언제나 함께 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유저들이 있다 하더라도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멀티를 즐길 수 있게 되는 상황은 많지 않다. 좋은 친구들이 있다 하더라도 시간을 맞추고 게임기를 준비하고 온라인에 접속해 함께 즐기기까지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개발진은 온라인 멀티플레이만이 제대로 몬헌을 즐기는 것, 이것이 몬헌의 본편이라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 


 실시간 액션을 철저하게 구현하고 있는 몬헌인 이상, 솔로 플레이보다 다인 플레이가 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를 위해 다인 플레이시의 난이도를 높이는 것은 좋다. 다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좀 더 섬세하고 정교하게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애초에 집회소 자체도 방을 만들고 들어가는 온라인 접속과 오프라인 집회소가 따로 있고 이걸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온라인으로 다인 퀘스트가 됐을 때 참가자 수에 비례해서 체력과 공격, 방어력을 올린다든지, 맵에 함정이 하나 설치되었을 때는 다른 플레이어는 함정을 못 깔게 한다든지, 조금 더 신경써서 고민해 보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냥 집회소 고레벨 퀘스트는 무조건 패턴을 더럽게 해서 깨기 어렵게 만들면 된다는 안이한 발상으로 게임 밸런스를 디자인해버리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갈수록 좋은 IP들이 쇠락해가고 좋은 액션 게임들이 줄어들고 있는 이 시점에 몬헌의 존재는 매우 귀중하다. 그만큼 아직까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많은 유저들이 있다. 바이오 해저드나 다른 주옥같은 IP들을 말아먹고 있는 캡콤으로서도 몬헌은 아주 중요한 브랜드이다. 그러니만큼 유저들의 기대에 보다 제대로 보답해 주었으면 한다. 정말 유저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유저들이 즐겁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좀 더 진지한 고민을 해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2가 히트하면서 불러온 캡콤 대전격투 게임의 전성기가 어떻게 끝나갔는지 한번 되새겨보자. 갈수록 타이밍과 조작은 복잡해지고 어려워졌으며, 초보자들과 일반적인 유저들은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매니악한 시스템과 컨트롤이 요구되었고 컴퓨터의 AI도 쓸데없이 높아졌다. 스파 2X의 말도 안되는 CPU의 AI와 공격패턴을 보고 있으면 딱 지금의 몬헌이 겹쳐보인다. 회사에 틀어박혀 날마다 계속 몬헌만 들여다보면서 게임을 만들어온 개발진들의 기분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만든 몬스터들을 농락하며 하메 같은 걸로 쉽게 깨버리거나 하는 유저들을 보고 있으면 괘씸한 기분도 들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초심을 잃지 않아 주길 바란다. 유저들이 공감할 수 없는 밸런스와 기획으로 유저를 제압하려 드는 것이 당신들의 할 일은 아니다. 돈을 내고 시간을 내어 게임을 사고 즐겨주는 유저들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야말로 개발진들이 해야 할 일이다. 지금의 몬헌은 그렇게 유저들을 즐겁게 해주는 길로 가고 있는가?



 최근 들어 그래픽 논쟁이 끊이지 않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 정말 그래픽이 전혀 변하지 않았는지 어떤지, 비교할 겸 역대 시리즈의 스크린 샷을 모아 봤다. 가능한 한 화질이 깨끗한 다이렉트 스크린샷(화면을 사진으로 찍거나 한 것이 아닌)을 사용했으며, 각종 컨버전판(HD버전 등)과 프론티어는 제외했다.



* 몬스터 헌터 1 (PS2, 2004년)













 PS2라는 하드웨어의 특성상 발색이 좋지 않아 색감이 전체적으로 탁하고 뿌옇다. 이 때문에 몬스터의 쉐이딩(명암) 표현을 굉장히 강하게 넣어 입체감을 살리려 한 흔적이 보인다. 또한 전반적으로 들어간 모래나 흙, 바위 질감의 텍스처가 PS2의 렌더링 및 몬스터 헌터 자체 엔진과 얽혀서 모래알같은 거친 느낌을 내는데, 이것이 밋밋한 느낌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주고 있지만 덕분에 화면이 전체적으로 좀 지저분하다. 



* 몬스터 헌터 포터블 (PSP, 2005년)





 NDS에 밀려 허우적거리고 있던 PSP에 구세주처럼 나타난 첫 포터블 몬헌. PS2라는 거치기용 게임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포터블로 재현한 완성도가 놀랍다. 오히려 PSP로 옮겨오면서 프로그레시브 출력이 되어 원작보다도 깨끗해진 화면이 인상적. 



* 몬스터 헌터 DOS (PS2, 2006년)









 PS2용의 두번째 작품. 기본적으로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래픽이지만 엔진의 개선과 텍스처의 깔끔해짐으로 1에서 보이던 거친 질감은 꽤 나아졌다. 다만 그 덕분에 전체적으로 밋밋해보이는 부분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 



* 몬스터 헌터 포터블 2G (PSP, 2008년)















 포터블 이후 히트를 거듭하며 PSP에 대한 노하우가 점점 쌓이고 있는 개발진의 실력을 보여주는 작품. 포터블 1편 기반의 엔진으로는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그래픽을 보여준다. 



* 몬스터 헌터 트라이 (Wii, 2009년)
















 닌텐도의 신기종 Wii로 모든 그래픽을 완전히 갈아엎고 낸 작품. 쉐이딩이 전부였던 이전까지의 작품 수준에서 벗어나, 새 하드웨어의 파워를 활용해 텍스처에 반사효과를 넣어서 입체감을 살렸다. 향상된 광원이나 색감 강조, 블룸 효과도 멋진 편. 다만 씬 렌더 전반에 블러가 좀 과하게 들어가 있어 전체적으로 화면이 뿌옇고 선명도가 낮다. 전반적으로 폴리곤을 많이 사용해 지형이나 몬스터의 모델링이 둥글둥글해 보이는 것도 트라이만의 특징이다. 몬스터의 포효 시 모션블러를 이용해 화면이 흐려지는 효과도 이 작품에서 처음 들어갔으며, 공격/방어력 UP 버프시 몸에서 발생하는 오오라 이펙트는 물리효과가 적용되어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따라 휘날리기도 한다. 



* 몬스터 헌터 포터블 3rd (PSP, 2011년)


















 PSP의 마지막 작품. 계속 써오던 포터블 1 기반(사실 이것 역시 PS2용 도스 엔진을 뜯어고친 것) 엔진을 버리고 PSP에 최적화된 렌더링 엔진을 새로 만들어 그야말로 PSP의 하드웨어 스펙을 바닥까지 긁어 만든 작품. 덕분에 색감이 화사하졌고, 화면 전체에 오브젝트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여유있는 묘사가 일품이다. 다만 이런 묘사를 위해 PS 시리즈 특유의 도트 디더 가상 알파채널을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보다보면 도트가 은근히 튀는 부분들이 꽤 눈에 보인다. 



* 몬스터 헌터 트라이 G (3DS, 2011년)

















 난데없이 홀라당 3DS로 플랫폼을 갈아타고 나온 작품. 하드웨어의 렌더링 방식 차이로 인해, PSP 시절처럼 알파채널을 디더링으로 희생하고 퍼포먼스를 확보하는 테크닉을 많이 사용할 수 없게 된 듯. 덕분에 배경 오브젝트의 묘사가 PSP의 3rd에 비하면 조금 간략화 되었다. 알파채널과 렌더링 등의 기능은 거의 하드웨어 레벨에서 지원되는 것을 사용하여 도트 디더링이 아니라 깔끔한 일반적인 알파채널이 되어있는데, 이 덕분에 좋게 얘기하면 화면이 깔끔하고 나쁘게 얘기하면 조금 밋밋해졌다. 캐릭터나 몬스터의 경우에는 트라이 시절의 블룸 필터 및 반사에 더불어 노멀맵핑 및 셀프 섀도우까지 지원하는데, 이것 역시 하드웨어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그대로 사용하는 덕분에 최적화를 할 구석이 없어 전체적으로 해상도가 낮다. 이 때문에 스크린샷으로는 이런 그래픽 효과들을 잘 체험하기가 어렵고, 실제 각종 효과가 움직이는 화면을 보면 그 박력이 다르다. 



* 몬스터 헌터 4 (3DS, 2013년)



















 외주 작품이었던 트라이 G에 이어, 2년에 걸쳐 본가 팀이 만들어낸 최신작. 전반적으로 배경 퀄리티가 좀 낮아진 덕분에 그래픽적으로 욕을 많이 들어먹었지만, 실제 게임화면을 보면 그렇게 욕먹을 정도는 아니다. 트라이 G에서 사용된 각종 그래픽 효과들을 전부 지원하고, 광원에 HDR 기능(맨 마지막 스샷의 오른쪽 위 나무 부분을 보라)까지 넣어 아주 인상적인 화면을 만들었다. 단지 그 덕분에 배경의 폴리곤과 텍스처 해상도가 많이 낮아지고, 오브젝트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단점. 몬스터와 캐릭터의 디테일만큼은 최고 수준인데, 하드웨어 의존도가 높은 하드웨어인 덕분에 그림자 등은 변함없이 저해상도다. 3DS의 그래픽 특성을 이해해야 할 듯. 


 제작사인 캡콤도 기업이므로, 때깔넘치는 HD 작업을 하려면 인건비가 필요하며 보다 스펙이 낮은 기종으로 개발해 제작비를 줄이려 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유저들이 불만을 가지는 것도 자유이지만, 중요한 것은 객관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나름대로 그래픽 면에서도 꾸준한 발전을 이어오고 있는 게임이며, 이것이 성에 차지 않고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전혀 개선이 없다", "PS2 시절에서 조금도 변한게 없다"라고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2년이나 기다린 몬헌 신작! 간단하게 감상 정리.


* 전체적으로 이전작들의 아쉬운 점을 잘 보완한 수작. 충분한 제작기간을 가졌기 때문인지 볼륨도 충실하고 새로 추가된 액션들이 게임성을 보다 낫게 잘 진화시키고 있다. 보통 점프액션과 등타기만을 이번작의 특징으로 보는데, 사실 이것은 이번 작품의 큰 변화 중 한 가지일 뿐 이게 전부가 아니고 전체도 아니다. 


*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사실 베이스적으로 공간이 아주 잘 구현돼 있는 게임 중 하나였지만(높은 곳에서 아래를 날고 있는 리오레우스에게 페인트볼을 던졌을 때 페인트볼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아래로 떨어지고 좌표가 리오레우스에 맞으면 확실하게 페인트볼에 맞는 것으로 처리된다. 공간좌표가 눈속임이나 플레이어 주변 공간만을 적당히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 공간에 걸쳐 잘 인식된다는 뜻이다) 엔진의 한계상 그런 부분이 게임성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 어디서 싸우건 기본적으로 플레이어 캐릭터의 공격 전개와 동선은 평면 기준으로 이루어져 있고 몬스터 역시 그 평면 공간을 기준으로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며 공격하곤 했다. 예를 들어 약간 높은 땅 위에 서있는 몬스터가 플레이어를 노릴 때 아래 땅으로 뛰어내리면 몬스터는 바로 플레이어를 공격해오지 못하고 우선 날아서 아래 땅으로 이동한 뒤 다시 플레이어를 노린다. 

 물론 이것이 너무 뚜렷하면 게임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초대 몬스터 헌터부터도 브레스 등의 원거리 공격이 이러한 인공지능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들어가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았다. 이 방식은 몬스터헌터, 도스, 포터블, 포터블2까지도 변함없이 계속 이어져 왔고, 이러한 공간 개념에 비로소 수정이 가해지기 시작한 것이 트라이의 수중전이다. 트라이의 수중전은 말 그대로 360도 전방위 시점을 제공했으며 몬스터 역시 그에 맞게 상하좌우 어디서 어떤 각도로든 공격해 온다. 다만 이것은 수중전에 한정됐을 뿐더러, 수중에서도 플레이어 캐릭터의 공격모션은 지상모션에서 크게 변하지 않아 정작 플레이어는 몬스터만큼 능동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며 싸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제작진은 이 점을 인지하고 4에서는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컨셉을 잡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아주 적절한 판단이 되었다.


4에서 몬스터는 이제 플레이어 캐릭터와의 평면 구분을 전혀 개의치 않고 어디서든 정확히 플레이어를 노려 공격해 온다. 단차가 있는 부분에서도 몬스터는 높은 땅과 낮은 땅을 동시에 딛고 경계면에서 기우뚱 선 채로 공격해오기도 한다. 비룡들은 절벽 위에서 날아 바로 플레이어에게 덮쳐오기도 하고, 낮은 곳에서 이쪽으로 향해 돌진하는 몬스터들은 지형에 가로막혀 멈추지 않고 펄쩍 뛰어올라 덮치기도 한다. 

 대조적으로 플레이어 캐릭터의 공격 모션은 이전 시리즈에 비해 크게 변화된 부분은 없다. 이미 오랜 시간 다수의 작품을 거쳐 검증되고 굳어져 온 무기별 특징과 공격 모션들이므로 이것을 섣불리 다 뒤엎어 버리면 게임을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 그렇다면 플레이어 캐릭터는 높은 곳 <-> 낮은 곳 사이의 공격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해 제작진이 내놓은 답이 점프 공격, 그리고 점프 공격에서 이어지는 등타기인데, 이는 게임을 잘 알고 있는 본가 제작팀이기에 가능한 해결책이었다고 본다. 

 

* 이런 특징 덕분에 지형을 숙지하는 것은 이전 시리즈보다도 더욱 중요한 일이 됐다. 높은 곳과 낮은 곳을 파악하고 단차 점프가 가능한 방향으로 적을 유도하며 싸워야 한다. 더우기 이번작은 배경에 동적 오브젝트들이 많아서 더욱 지형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리오레우스의 둥지 바닥은 타격을 입으면 기울어지고 바닥이 꺼져 내려앉기도 한다. 대부분의 기둥이나 단차, 장애물등이 몬스터의 공격으로 인해 부서져 없어져 버린다. 경사진 곳에서 몬스터의 독액이나 폭발 점균 같은 액체류의 공격 수단들은 지형을 타고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거나 퍼져나간다. 경사면에 서 있으면 플레이어 캐릭터 역시도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며, 격룡선이 공격으로 인해 들릴 때에는 R 버튼을 눌러 매달리지 않으면 미끄러져 배 밖으로 튕겨 날아가버린다. 일본의 3D 액션 게임 중에서 이 정도로 지형과의 상호작용을 세밀하고 철저하게 구현한 게임은 많지 않다. 많은 유저들이 말하듯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이제서야 제대로 된 게임성의 진화를 이뤄냈다. 


* 그래픽에 대해 발매전부터 말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는 전작 3G에 뒤지지 않는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준다. 이번 4에서는 보다 본격적인 그래픽 기법들을 상당히 많이 도입했다. 반사, 범프맵핑 및 블룸, HDR, 모션블러, 심지어는 셀프 섀도우까지 들어가 있다. 다만 스펙에 한계가 있는 3DS에서 이런 기능들을 모두 넣으려다 보니 결과적으로 폴리곤 수와 텍스처의 해상도가 꽤 낮아져 버렸으며, 이것이 스크린샷으로 공개되던 시절에 그래픽이 구리다고 욕먹은 이유이다. 



배경 텍스처가 좀 심하긴 하다...


 그러나 실제 움직이는 화면으로 몬스터와 싸우고 있을 때에는 이 저해상도 텍스처가 아주 크게 눈에 띄지 않으며, 오히려 추가된 각종 그래픽 효과 덕분에 박력넘치고 리얼한 화면을 보여준다. 가장 멋진 것은 역시 셀프 섀도우다. 이 효과는 거치기용 고스펙 3D게임에서도 빠지는 일이 많은 연산 능력이 필요한 처리인데, 3DS는 하드웨어 지원으로 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비록 해상도는 낮을 지언정 다이나믹하게 움직이는 리얼한 명암을 보여준다. 

 특히 반사 효과에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 보이는데, 범프 맵핑 및 반사 효과로 인한 몬스터의 리얼한 질감은 물론이거니와, 빙해 스테이지의 배경 얼음의 반사나 고인 물의 배경 반사 효과는 아주 리얼하고 충실한 공간감을 표현해준다. 이런 부분의 묘사에 대해서는 정지 스샷이나 저화질 인코딩 영상을 아무리 봐도 제대로 알 수 없으므로, 직접 본인이 3DS 화면을 보고 판단하길 바란다. 



반사효과가 가장 멋들어지게 들어간 빙해 스테이지. 배경의 얼음 하나하나에 반사되는 표현이 일품.


 다만 위에도 언급했듯 상당히 인상적이고 퀄리티 높은 배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이해가 안 갈 정도로 퀄리티가 심하게 낮은 배경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 특히 고저차 필드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오브젝트가 그러한데, 퍼포먼스나 스펙의 문제라고 보기엔 좀 이상할 정도로 퀄리티가 낮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후속작에서 개선을 희망하는 바이다. 



해상도가 낮거나 도트가 튀는 것 이전에 이렇게 단순명쾌하게 패턴이 반복되는 건 데빌메이크라이 2 이후로 실로 오랜만인 듯. 전체적으로 기둥과 벽, 덩굴 텍스처는 심히 까여도 할 말이 없다.



보통 배경 벽이나 기둥을 오르기 위해서 덩굴이나 거미줄 등을 묘사해 놓는 경우가 많은데 거의 100% 저해상도인 덕에 근접하면 이렇게 퍼져버린다.



* 난이도와 AI, 게임 컨텐츠 구성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들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난이도 상향이다. 가장 큰 문제는 몬스터들의 인공지능이 엄청나게 올라간 것과 더욱 더 심해진 몬스터 동작딜레이 감소 / 플레이어 동작딜레이 증가이다. 물론 시리즈가 거듭됨에 따라 유저들의 경험 및 노하우가 올라가서, 이젠 웬만큼 어렵지 않으면 바로 유저들에게 신나게 털리는 것도 사실은 사실이지만, 캡콤이 스파2시절부터 반복해오던 문제 중의 하나는 모든 유저들이 그렇게 극한의 플레이를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갈수록 이렇게 고급지향적으로 난이도를 올려가면 결국 초심자는 이탈해버리고 하드코어 유저만 남아버리는, 대전격투 게임의 쇠퇴와 같은 길을 가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번 몬스터헌터는 휴대기 시리즈 최초로 자체 인터넷 멀티플레이 모드를 탑재해, 언제 어디서나 와이파이만 연결되면 멀티를 할 수 있어 좀 더 파티를 짜서 도전하기 쉬워진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용납하기엔 상위 몬스터의 난이도 상향과 플레이어 캐릭터의 너프가 너무 심하다. 캡콤이 다음작에서는 조금 더 폭넓은 유저에게 먹힐 수 있는 기획을 해주길 빈다. 


* 이번 4에서는 싱글 모드가 꽤 충실해졌는데, 전작들의 존재감 미미한 싱글 모드에 비해 이번에는 각종 버프수단(고양이 식사, 마을 재료조달)의 강화단계를 엄청나게 쪼개놓고 그 파워업을 전부 싱글 모드 클리어에 순차적으로 때려박아놨다. 어려워진 집회소 상위 퀘스트 난이도와 함께, 이번작에서는 최소장비만 만들어서 집회소를 먼저 싹 뚫고 좋은 장비를 맞춘 뒤 마을 싱글퀘를 한번에 쓱 훑어버리는 플레이가 많이 어려워졌다. 특히 농장의 부재 및 평범하게 재료를 팔아주는 교역상인이 없어지고 용인상인에게서 현재 가지고 있는 재료만을 불릴 수 있게 되어 소재의 조달도 많이 어려워진 탓에, 어지간하면 싱글 모드를 어느 정도 클리어해서 소재 조달 및 버프 효과를 최대한으로 올린 뒤에 집회소에 도전하는 것이 속편하다. 다만 이러한 싱글 모드 및 버프효과 강화의 전개, 그리고 발굴퀘스트 등등의 UI 설계와 플로우가 꽤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않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처음 하는 유저들은 어떻게 진행해 나가야 하는지 헤매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발굴퀘스트와 스토리 진행을 다 엮으려고 욕심을 많이 부린 것 같은데, 다음작에서는 좀 더 세련되고 알기 쉽게 UI를 설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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