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그래픽 논쟁이 끊이지 않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 정말 그래픽이 전혀 변하지 않았는지 어떤지, 비교할 겸 역대 시리즈의 스크린 샷을 모아 봤다. 가능한 한 화질이 깨끗한 다이렉트 스크린샷(화면을 사진으로 찍거나 한 것이 아닌)을 사용했으며, 각종 컨버전판(HD버전 등)과 프론티어는 제외했다.



* 몬스터 헌터 1 (PS2, 2004년)













 PS2라는 하드웨어의 특성상 발색이 좋지 않아 색감이 전체적으로 탁하고 뿌옇다. 이 때문에 몬스터의 쉐이딩(명암) 표현을 굉장히 강하게 넣어 입체감을 살리려 한 흔적이 보인다. 또한 전반적으로 들어간 모래나 흙, 바위 질감의 텍스처가 PS2의 렌더링 및 몬스터 헌터 자체 엔진과 얽혀서 모래알같은 거친 느낌을 내는데, 이것이 밋밋한 느낌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주고 있지만 덕분에 화면이 전체적으로 좀 지저분하다. 



* 몬스터 헌터 포터블 (PSP, 2005년)





 NDS에 밀려 허우적거리고 있던 PSP에 구세주처럼 나타난 첫 포터블 몬헌. PS2라는 거치기용 게임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포터블로 재현한 완성도가 놀랍다. 오히려 PSP로 옮겨오면서 프로그레시브 출력이 되어 원작보다도 깨끗해진 화면이 인상적. 



* 몬스터 헌터 DOS (PS2, 2006년)









 PS2용의 두번째 작품. 기본적으로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래픽이지만 엔진의 개선과 텍스처의 깔끔해짐으로 1에서 보이던 거친 질감은 꽤 나아졌다. 다만 그 덕분에 전체적으로 밋밋해보이는 부분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 



* 몬스터 헌터 포터블 2G (PSP, 2008년)















 포터블 이후 히트를 거듭하며 PSP에 대한 노하우가 점점 쌓이고 있는 개발진의 실력을 보여주는 작품. 포터블 1편 기반의 엔진으로는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그래픽을 보여준다. 



* 몬스터 헌터 트라이 (Wii, 2009년)
















 닌텐도의 신기종 Wii로 모든 그래픽을 완전히 갈아엎고 낸 작품. 쉐이딩이 전부였던 이전까지의 작품 수준에서 벗어나, 새 하드웨어의 파워를 활용해 텍스처에 반사효과를 넣어서 입체감을 살렸다. 향상된 광원이나 색감 강조, 블룸 효과도 멋진 편. 다만 씬 렌더 전반에 블러가 좀 과하게 들어가 있어 전체적으로 화면이 뿌옇고 선명도가 낮다. 전반적으로 폴리곤을 많이 사용해 지형이나 몬스터의 모델링이 둥글둥글해 보이는 것도 트라이만의 특징이다. 몬스터의 포효 시 모션블러를 이용해 화면이 흐려지는 효과도 이 작품에서 처음 들어갔으며, 공격/방어력 UP 버프시 몸에서 발생하는 오오라 이펙트는 물리효과가 적용되어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따라 휘날리기도 한다. 



* 몬스터 헌터 포터블 3rd (PSP, 2011년)


















 PSP의 마지막 작품. 계속 써오던 포터블 1 기반(사실 이것 역시 PS2용 도스 엔진을 뜯어고친 것) 엔진을 버리고 PSP에 최적화된 렌더링 엔진을 새로 만들어 그야말로 PSP의 하드웨어 스펙을 바닥까지 긁어 만든 작품. 덕분에 색감이 화사하졌고, 화면 전체에 오브젝트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여유있는 묘사가 일품이다. 다만 이런 묘사를 위해 PS 시리즈 특유의 도트 디더 가상 알파채널을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보다보면 도트가 은근히 튀는 부분들이 꽤 눈에 보인다. 



* 몬스터 헌터 트라이 G (3DS, 2011년)

















 난데없이 홀라당 3DS로 플랫폼을 갈아타고 나온 작품. 하드웨어의 렌더링 방식 차이로 인해, PSP 시절처럼 알파채널을 디더링으로 희생하고 퍼포먼스를 확보하는 테크닉을 많이 사용할 수 없게 된 듯. 덕분에 배경 오브젝트의 묘사가 PSP의 3rd에 비하면 조금 간략화 되었다. 알파채널과 렌더링 등의 기능은 거의 하드웨어 레벨에서 지원되는 것을 사용하여 도트 디더링이 아니라 깔끔한 일반적인 알파채널이 되어있는데, 이 덕분에 좋게 얘기하면 화면이 깔끔하고 나쁘게 얘기하면 조금 밋밋해졌다. 캐릭터나 몬스터의 경우에는 트라이 시절의 블룸 필터 및 반사에 더불어 노멀맵핑 및 셀프 섀도우까지 지원하는데, 이것 역시 하드웨어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그대로 사용하는 덕분에 최적화를 할 구석이 없어 전체적으로 해상도가 낮다. 이 때문에 스크린샷으로는 이런 그래픽 효과들을 잘 체험하기가 어렵고, 실제 각종 효과가 움직이는 화면을 보면 그 박력이 다르다. 



* 몬스터 헌터 4 (3DS, 2013년)



















 외주 작품이었던 트라이 G에 이어, 2년에 걸쳐 본가 팀이 만들어낸 최신작. 전반적으로 배경 퀄리티가 좀 낮아진 덕분에 그래픽적으로 욕을 많이 들어먹었지만, 실제 게임화면을 보면 그렇게 욕먹을 정도는 아니다. 트라이 G에서 사용된 각종 그래픽 효과들을 전부 지원하고, 광원에 HDR 기능(맨 마지막 스샷의 오른쪽 위 나무 부분을 보라)까지 넣어 아주 인상적인 화면을 만들었다. 단지 그 덕분에 배경의 폴리곤과 텍스처 해상도가 많이 낮아지고, 오브젝트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단점. 몬스터와 캐릭터의 디테일만큼은 최고 수준인데, 하드웨어 의존도가 높은 하드웨어인 덕분에 그림자 등은 변함없이 저해상도다. 3DS의 그래픽 특성을 이해해야 할 듯. 


 제작사인 캡콤도 기업이므로, 때깔넘치는 HD 작업을 하려면 인건비가 필요하며 보다 스펙이 낮은 기종으로 개발해 제작비를 줄이려 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유저들이 불만을 가지는 것도 자유이지만, 중요한 것은 객관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나름대로 그래픽 면에서도 꾸준한 발전을 이어오고 있는 게임이며, 이것이 성에 차지 않고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전혀 개선이 없다", "PS2 시절에서 조금도 변한게 없다"라고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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