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초기의 시나리오 담당 테라다 켄지 씨가 FF를 떠난 이유와 크리에이터가 빠지기 쉬운 함정에 대해서 들려주었다.

테라다 켄지(寺田憲史)

애니메이션, TV드라마, 영화, 게임, 만화, 소설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멀티 크리에이터. 각본가, 작가, 연출가, 프로듀서. TV 애니메이션 작품으로는 "근육맨", "변덕쟁이 오렌지 로드", "코브라", "캣츠아이" 등 다수. 소설로는 "신 오렌지로드" 전 3권이 베스트 셀러. 게임으로는 "파이널 판타지" (3편까지). 저서로는 미국 체류기 "시애틀의 피터팬", 그리고 소설, 원작을 담당한 만화책 다수. 근저 "루카스를 넘어서 / 애니메이션 게임 비즈니스 창작술".


게임에 있어서의 스토리성이란 무엇인가

 "파이널 판타지 X" (이하 FF X)는 게임과 영화의 경계선을 더욱 더 애매하게 만들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원래 "FF"가 영화적이라고 평가되어 온 것은 그 게임의 시나리오, 즉 스토리의 전개가 드라마틱하게 발전해 왔기 때문에 듣게 된 말일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CG의 아름다움이나 영화적인 표현 기법만을 가지고 "영화적이다"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기 시작했다.

 만일 "영화적이다"라는 말을 "영상이 리얼하다"라는 말로 해석한다면, 하드웨어가 진화하면 모든 게임이 "영화적"이 될 수도 있다. 게임의 스토리성은 관계없이 말이다. 이런 식의 "영화적"인 소프트가 늘어간다면 스토리성이 최대의 특징인 RPG라는 장르의 존재 의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지금 일단 그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메이커에게 요구되는 시나리오를 읽는 능력

 테라다 켄지 씨는 "FF" 시리즈 중 1~3편의 시나리오를 담당했다. 사카구치 히로노부, 아마노 요시타카 씨와 함께 현재의 "FF"의 기반을 구축한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카구치, 아마노 두 사람은 현재도 어떤 형태로든 "FF"에 관여하고 있는데 반해, 테라다 씨는 4편 이후 완전히 "FF"에서 떠나버렸다.

 "FF 시리즈가 플스로 간 이후로는 전혀 터치하고 있지 않습니다. 네, 4편 이후로는 확실히 말해서 개인적으로 플레이한 적도, 할 마음도 없었습니다" 라고 테라다 씨는 말한다. 4편 이후로 "FF"와 결별해버린 것인데, 그 원인은 스퀘어 측과 테라다 씨 사이의 게임 시나리오에 대한 사고 방식의 차이였다.

 "3편까지는 시나리오나 캐릭터에 대해서 면밀한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샌가 시나리오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작품 전체에 대해서 권한을 가지게 돼서 말이죠. 그렇게 되니 엉망진창이 돼버려서, '그래, 이제 멋대로 하시죠'라는 느낌으로 떨어져 나왔어요."

 테라다 씨는 학생시절부터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 폭넓은 분야에서 시나리오를 써왔다. 또 동시에 영화 연출가로서도 여러 영화나 게임 제작회사와 함께 일을 해왔는데, 그 경험으로부터 시나리오를 "읽는 능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예를 들어 게임을 만드는 경우, 그래픽이나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돈만 있으면 그 시대의 최신 기술을 가진 크리에이터를 모으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시나리오라는 것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낡아버리는 성질의 물건이 아닙니다. 발상이라는 의미에서 시나리오 라이터는 "시대"를 읽을 필요가 있지만 말이죠. 그러니까 어떤 사람에게 의뢰를 할까, 어떤 안을 채용할까 하는 것은 그것을 결정하는 측의 "읽는 능력"에 따른 거죠."

 테라다씨는 현재 일본 게임 메이커는 근본적으로 그 "시나리오를 읽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의문을 품고 있다(이에 관해서는 그의 근저 "루카스를 넘어서"에 자세히 나온다).

 "물론 "읽는 능력"이라는 것은 "쓰는 능력"이 있어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니까, 읽는 측도 공부를 해야만 하죠. 그렇지만 모두들 그게 귀찮아서 연출에 의지하는 쪽으로만 치우쳐버려요. 최근 외형을 과도하게 중시한 영화 "비슷한" 게임이 나오고 있는 원인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 게임은 사는 사람은 많아도 실제로 플레이하는 사람은 별로 없죠? 콜렉션 용이 되어버린 겁니다. 엔터테인먼트가 권위에 의지하게 되면 그걸로 끝이에요."

 또한 게임 제작의 총괄 권한을 가진 사람이 시나리오를 읽는 능력이 부족하면, 만드는 측인 크리에이터가 제멋대로 하게 놔주는 꼴이 된다고 한다. 테라다 씨는 "이런 이야기를 하면 늙은이 같다는 소리를 듣겠지만" 이라며 웃으면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저는 때때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전문학교에서 강연을 할 때가 있는데, 거기에서 크리에이터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합니다. 칠판에 영화, 애니메이션, TV드라마의 각본, 희곡집 제목을 쭉 적어놓고 하나하나 '이것을 본 사람, 읽은 사람 있습니까?'하고 묻습니다. 그러면 대부분 아마도 손을 들지 않아요. 모두들 그런것들을 접해오지 않은 거죠. 저 같은 경우엔 학생시절부터 그런 것들을 읽는 데에 열중해, 무의식적으로 작품 분석 같은 걸 계속 해왔는데 말이죠. 영화는 1년에 200편 본 적도 있습니다."

 그것은 그림으로 말하자면 데생 연습을 하는 것과 비슷한 작업이며, 창작 활동에 있어서 기본적인 것이라고 한다.

 "노력과는 다릅니다. 저도 그런 기분으로 한 것은 아니니까요. 다만 언제나 의식 밑바닥에 '다른 사람들과 같은 수준이 되면 안된다'라는 마음은 있었어요. 내 강연을 멍하니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선 그런 마음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치 혼자가 되는 것을 겁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란, 당연한 말입니다만, 고독에 대면함으로서 창조성이 발휘된다고 생각해요. 혼자가 되어서 자신의 감성과 마주한다... 라는 느낌으로 말이죠."


 "FF"의 시나리오는 엉망이 될 겁니다

 그런데도 "테라다 씨 같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라고 하는 사람은 끊이지 않는다.

 "누구누구처럼 되고 싶다"라고 하는 건 안됩니다. 그래서는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하는 스태프가 될 뿐입니다. 실제로 많은 프로 게임 개발자가 저희 집을 방문합니다만, 역시 그들 중에서도 게임 이외의 것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선은 게임 크리에이터라는 자각, 그것이 요구되는 것이다.

 "최근 그래픽 디자이너 중에서 2D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연필로 기본적인 그림도 그리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회의 자리에서도, '모델링을 하고 색까지 입히지 않으면 어떤 모습이 될 지 모른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이야기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이해하는 능력은, 시나리오 라이터도 포함해서, 크리에이터의 기본이에요. 좀더 잘하고 못하는 차이는 있더라도,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을 형태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과정은 대단히 중요한 겁니다. 그냥 그래픽 툴을 다룰 수 있는 정도라면, 앞으로 그런 사람들이 점점 늘어갈 테니까, 일거리가 없어질 겁니다. 그런 사람들은 10년 후, 아니 수년 후 자기가 밥을 벌어먹을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겠죠."

 그런 현상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항상 주위 상황을 생각하며 창작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테라다 씨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FF"의 시나리오는 이미 엉망이 되어버렸을 거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보거나 할 일도 없겠고, 보고 싶지도 않지만, 감히 단언하겠습니다. 게임 메이커에는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사람도, 읽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까요. RPG 뿐만 아니라, 게임은 시스템만으로 팔리기도 합니다만, 인간 드라마라고 하는 관점에서 봤을 경우는 이미 글러먹었습니다. 제작자 측의 오만입니다."


자신의 재능에 위기감이 없는 크리에이터

 테라다 씨는 현재 켐코에서 발매 예정인 게임큐브용 소프트 "BATMAN"에 감독, 시나리오, 그림 콘티를 겸임하는 형태로 관여하고 있다. 제작 활동의 거점은, 일본은 말할 것도 없이 미국 뉴욕, LA로 폭넓다.

 "저쪽의 크리에이터는 분석력이 대단히 뛰어납니다. 스케쥴이나 예산 관리 같은 것도 크리에이터의 영역이에요. 그 점이 일본과 다릅니다. 일본의 크리에이터에게는 늦어지는 게 당연하다는 사고방식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예정보다 늦어진다는 것은 자기 분석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또, 일본에서는 크리에이터가 돈 얘기를 해선 안 된다는 풍조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크리에이터가 돈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물론, 그 중에는 관여한 작품이 우연히 히트해서 돈, 돈 하는 사이비 크리에이터도 많습니다만(웃음)." 

 자기 건강 관리조차 크리에이터로서는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테라다 씨는 말한다. 이 의식 차이는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건 양국 간의 게임 작법의 차이가 원인입니다. 미국에서는 우선 하고 싶은 것, 만들려고 하는 것을 정한 뒤 스케줄을 짜고, 그 다음에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퀄리티까지 높여갑니다. 반대로 일본에서는 크리에이터를 자유롭게 내버려두고 그 안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좋은 작품을 판다는 방법을 취하고 있어요."

 미국의 게임 작법은 시나리오를 쓰는 방법과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우선 처음에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정합니다. 즉, 그 작품의 테마입니다. 그 다음에 오프닝까지 역산하듯이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 전체를 구성합니다. 이것은 어느 장르의 시나리오에서든 마찬가지입니다.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예로 들어, 전 26화라면 26화에서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몇년 전에 유행한 애니메이션처럼 시청자를 마지막까지 배신하고서 "뒷 이야기는 극장에서"라는 식은 안되죠. 처음부터 확실한 테마를 가지고 만들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시나리오 작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요."

 일본의 크리에이터들은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스스로의 재능에 대한 위기감을 갖지 않게 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결과로서 게임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그 문제에 대해 테라다씨가 자기 경험으로부터 얻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시나리오 디렉터는 많은 경우 연령적으로 40을 넘어설 즈음이 한계입니다. 그 사람이 쓸 수 있다 없다 같은 문제가 아니라, 시나리오를 요구하는 측이 젊으니까 대부분 잘 맞지 않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말하자면 저는 예외중의 예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성격이라서 그럴려나(웃음). 그 후에는 소설가나 야한 만화 원작자로 전직하게 됩니다만, 그 모습은 비참해 보입니다. 그런 현실을 지금 개발 현장에 있는 젊은이들이 얼마만큼의 위기감을 가지고 깨닫고 있을까. 저 자신이 "밝은 오타쿠"를 표방하고 있습니다만, 크리에이터 중에는 오타쿠 같은 사람이 많죠. 오타쿠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폭이 좁습니다. 서양 사람들처럼 여자를 꼬실 수 있을 만한 사람이 적어요. 그런 사람들이 항상 그렇고 그런 미소녀 게임을 만들어 봤자, 역시 일부의 그 계층 사람들밖에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그런 것을 보고 있으면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재능에 불안감을 가지지 않는 게 신기해 보일 정도입니다. 자기의 감수성을 갈고 닦지 않으면서도 태평스러울 수 있는가 하고요."

 이렇게 된 것이 모두 게임 메이커의 책임만은 아니다.

 "감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만, 매스컴이 이제 막 떠오른 크리에이터에게 몰려가 추켜세우는 것도 한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테라다 씨 자신이 함께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잘 알려진 우수한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소프트로 승부하는 시대에 기대되는 것

 최근 "게임에 질렸다"고 하는 목소리가 자주 들려온다. 질리는 것은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수없이 나돌기 때문이다. 확실히 게임 소프트의 매력을 전하는 것은 어렵다. 하드웨어처럼 그 성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만으로 다 되는 게 아니니까. 요 수년간 계속된 차세대 하드 전쟁도 내년 초에 몇 가지 신 하드 발매를 계기로 잠잠해질 것이다. 그 다음엔 소프트 전쟁에 돌입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각 소프트 메이커가 같은 수준의 표현력을 손에 넣어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가운데, 어떻게 유저에게 호소할 것인가, 어떻게 개성을 발휘할 것인가. 그것이 열쇠라고 한다면, 게임 시나리오야말로 앞으로 더욱 중요성이 부각되어질 것이다. 그 때에는 분석력을 가진 크리에이터와 시나리오를 읽는 능력을 가진 게임 제작 회사만이 하드와 유저를 견인하는 타이틀을 낳게 될 것이다. (편집부)


 게임비평 2001년 11, 12월호에 실린 글 중의 하나. 당시로서도 꽤나 감명깊게 읽은 글이었지만, 본격적으로 일본 게임들의 질적 하락과 침체 문제가 대두되고, 그 대표격으로 스퀘어와 FF13이 거론되고 있는 지금 다시금 읽어보면 정말 하나하나 되새겨지는 통렬한 지적들이 아닐 수 없다. 
 


 아이폰 구입으로 의도하지 않은 사과빠(...)의 길로 접어든 나. 아이팟, 아이폰, 맥미니에 이어 결국 아이패드2까지 지르고 말았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이것저것 지르게 되는 게 정말 많아지는 느낌. 따지고 보면 Beats 헤드폰/이어폰을 지르게 만든 원흉도 아이폰이었고 -_-; 그래도 각 라인별로 큰건 하나씩 보유했으니 당분간은 지를 일 없겠지. 

 확실히 아이폰을 쓰다 보면 큰 화면의 포터블 기기에 대한 욕구가 상승한다. 아이패드의 화면은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적절한 크기이다. 처음 발표시 이 크기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던 사람도 많았지만 실제 들고 써본 바로는 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생각보다 작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 갤럭시 탭의 7인치가 오히려 정말 어중간한 크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7인치는 7인치 나름의 효용성과 소비 포지션이 있겠지만, 휴대성 중시의 휴대폰과 큰 화면을 가진 웹서핑/멀티미디어 전용 장비로서의 타블렛 디바이스 사이에서 어느 한 쪽의 장점도 완벽하게 취하지 못하는 어정쩡함은 지울 수 없다. 아마 그걸 알기에 삼성도 갤탭의 화면 사이즈를 자꾸 키우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아이패드에 대한 욕구가 계속 상승하던 중 아이패드 2의 발표는 결정적으로 내게 불을 당겼다. 높아진 사양, 길어진 배터리 수명, 얇아진 두께와 가벼워진 무게 등 모든 것이 좋아졌음에도 전 모델과 같은 가격이라니. 발표 이후 미국 현지 구매대행까지 고려하면서 발매를 고대하던 내게, 애플은 4월 중 발매 확정이라는 소식으로 화답했고 결국 나는 아침 8시 반에 강남 프리스비로 뛰어가, 200명을 넘는 구매 대기 줄에 2시간을 서서 기다려 결국 손에 들고야 만 것이다.
 

 열심히 아이폰에서 구매한 어플들을 옮겨담고 폴더 정리를 한 뒤 마이그레이션까지 마친 모습. 뿌듯하다 -ㅂ-

 이제 하루밖에 안 되었지만 사용해보며 느낀 점들을 좀 적어 보겠다.


1. "그거 그냥 아이폰 크게 만든 것 아냐?"

 아이패드를 사는 사람/사려는 사람/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살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맞다. 특별히 기능적으로 뭔가 다른 것도 아무것도 없고, 결국 아이폰을 크게 잡아 늘려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게 아이패드라는 물건이다.

 그러나 그 "크기의 차이"는, 막상 자신의 손으로 잡고 만지며 사용해보면 생각보다 엄청난 차이로 다가온다. B5 사이즈 노트만한 화면에 펼쳐지는 1024x768 해상도의 화면은 영화든 영상이든 사진이든 웹페이지든 무엇이든 충분한 여유를 갖고 시원하게 펼쳐 보여준다. 이런 화면으로 어디서든 웹서핑과 멀티미디어를 감상할 수 있는 수단이, 지금까지는 노트북밖에 없었다. 본체를 펼치고 전원을 켜고 OS가 부팅되기를 기다리고, 펼쳐든 본체를 잡고 터치패드를 긁어서 마우스 포인터를 이동시켜 더블클릭을 해야 했다. 그래도 밖에서, 카페나 지하철에서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던 일이기에 모두들 그 불편함을 참고 썼다.

 아이패드는 언제든 홈버튼 하나 누르면 바로 화면이 뜬다. 아이콘을 손가락으로 한번 눌러주면 바로 브라우저와 사진과 영상이 돌아간다. 스마트폰이 이런 세상을 이미 열어줬지만, 휴대폰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쾌적한 화면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아이폰과 같은 시스템에 큰 화면을 가진 아이패드가 제 몫을 찾아 자리매김하는 곳이 바로 이 부분이다.
 
 물론 아이패드가 아무리 휴대성이 좋다고 한들 주머니 속에 항상 넣고 다닐 수 있는 휴대폰에 비할 수는 없다. 아이패드는 "큰 화면을 가진기기"로서의 포지션 위에서 최대한의 휴대성을 추구했다. 이 설계 의도에 공감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물론 사용자의 몫이지만, 적어도 내게는 충분히 성공적인 어프로치로 보인다.


2. 게임 개발자로서 너무나 매력적인 기기. 그러나...

 아이패드 2는 스펙상으로도 상당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져, 아이폰과 함께 차세대 휴대 게임 플랫폼으로서 점점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가고있는 중이다. 언리얼 엔진의 iOS 버전 발표와 그것을 사용한 Epic Citadel 데모, 그리고 많은 게이머들을 경악하게 했던 Infinity Blade의 발매는 게임 플랫폼으로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자리매김에 큰 무게감을 부여했다.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촉망받는 유망한 플랫폼임은 이미 새삼 언급할 필요조차도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이패드가 게임을 즐기는 데에 매력적인 기기로 느껴지는 것은 단지 그런 스펙의 업그레이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2001년에 처음 모바일 게임 회사에 들어가, 4색 흑백 액정에 나오는 도트 그림을 만들어본 이래로, 나에겐 한가지 버릇이 생겼다. 휴대폰이든 MP3P든 뭐든 간에 액정 디스플레이가 존재하는 기기라면가 직접 만든 그림을 넣어서 그 색감과 화면의 느낌을 살펴보는 것이다.

 모든 액정 디스플레이는 각각 그 고유의 느낌이 존재한다. 단지 액정 표시방식에 의한 색감이나 픽셀의 크기에 따른 차이 외에도, 도트 피치의 차이나 백라이트의 질감 등 여러가지 요소에 의해 그 기기, 그리고 그 액정만의 독특한 화면 느낌이 만들어진다. PC에서 보는 원본 컨텐츠의 느낌과 액정 화면에 띄워서 그 화면을 보는 느낌의 차이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상상하는 수준을 뛰어넘는다. 

 아이폰 3Gs도 이러한 액정의 느낌이 굉장히 고급스러운 축에 속하며,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포터블 기기 해상도의 상식을 파괴한 아이폰 4는 액정 자체의 느낌에 고해상도에서 오는 섬세함까지 더해져 거의 원본을 120% 이상 미화시켜 주는 효과를 낸다. 아이폰용 게임이나 컨텐츠를 만들어 본 디자이너들이라면 자신의 작업물이 PC 모니터상에서 보는 것보다 실제 아이폰 4에 띄운 화면이 훨씬 보기좋게 나와서 놀랐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패드는 화면의 크기가 커진데다 1024x768이라는 해상도로 인해 아이폰 4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같은 극도의 섬세한 맛은 없지만, 충분히 사용자를 만족시킬 정도의 훌륭한 화면빨을 제공한다. 

 다만 너무나 아쉬운 것은 이러한 훌륭한 스펙이 갖추어진 기기에서 아직도 충분한 퀄리티를 가진 게임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구입하자마자 한/미/일 3개국의 앱스토어와 각종 아이패드 관련 사이트들을 뒤져봤지만, 아이패드를 산 사용자가 기대할 만한 퀄리티의 게임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대부분이 아이폰용으로 만들어진 게임을 아이패드의 자체 확대출력 기능을 이용해 2배로 키워서 플레이할 수 있게끔 돼 있을 뿐이다.

 아마추어나 개인 개발자 - 주로 그래픽 인력을 구하지 못한 프로그래머 - 들이 만드는 졸라맨류의 게임을 제쳐놓고 보면, 퍼즐과 디펜스 장르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것은 언제 어디서나 꺼내들고 플레이할 수 있는 아이폰에서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장르이지만, 아이패드와 같이 휴대성을 좀더 희생하고 큰 화면을 구현한 기기에서는 존재 의의가 약해진다. 적어도 아이패드를 구입한 게이머들이라면 좀 더 멋지고 본격적인 게임을 원할 것이고, 그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의 모바일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iOS용 게임을 만들고 있고 해외 마켓에의 런칭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빌의 제노니아와 같은 작품은 이미 해외에서도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하게끔 되었다. 하지만...


 아이패드의 캡처기능을 이용한 다이렉트 캡처샷. 아이패드의 확대 기능을 이용해 꽉 차게 출력.


 확대 기능을 안 쓰면 이렇게 나온다. 작은 화면도 그렇지만 이렇게 출력되면 저 가상 버튼들을 터치하는 것도 아주 난감해진다.


 화면을 디카로 찍은 사진
 

 원래부터도 320x240 기준의 국내 피처폰용으로 만들어진 그래픽 소스를 아이폰의 480x320으로 잡아늘려 보여주는 방식인데다, 아이패드 해상도에 맞추는 작업도 되어 있지 않아 다시금 2배 확대 기능을 사용해야 겨우 화면에 꽉 차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위에서 보듯, 마치 옛날 도스 게임을 요즘 PC에서 즐기는 것처럼 엄청나게 튀는 도트의 화면을 봐야 한다.

 그나마도 아이패드는 하드웨어 자체적으로 아이폰용 어플을 2배로 늘려 보여주는 기능을 지원하니 이 정도이지만, 안드로이드 폰은 자체적으로도 해상도가 모두 제각각인데다 7인치, 8.9인치 등등 여러가지로 나오는 갤럭시탭에서 호환시키려면 그래픽 리소스의 해상도 결정에 더욱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특히나 그 특성상 확대/축소에 취약한 도트 그래픽은 고해상도 기기에서 좋은 퀄리티를 내기가 정말 어렵다. 리터칭을 하거나 아예 고해상도용으로 다시 그리는 수밖에 없다. 어느 쪽이든 많은 작업량을 감수해야 하며 자잘한 해상도 변경에도 작업 자체를 항상 재검토해야 한다.

 문제는 대다수의 한국 모바일 게임사들이 피처폰 시대의 도트 그래픽 기술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 4나 아이패드와 같은 고해상도 기기에 걸맞는 그래픽 솔루션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아예 3D 인력을 영입해 풀 3D 게임을 만드는 방법을 취하는 회사도 있지만, 모바일 게임을 만들던 회사에서 MMORPG의 3D 인력을 영입한다고 갑자기 충분한 퀄리티의 게임이 쑥 나오지는 않는다. 아이패드의 스펙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아직까지 PC나 콘솔만큼 충분한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무조건적인 3D의 도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도트 이상의 2D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부터 작업하고 있는 개인 프로젝트도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을 고려한 결과, 브러시 작업으로 리소스를 만들고 처음부터 1280x720의 HD 해상도를 상정해 작업해 오고 있는데, 아이폰 4에 이어 아이패드에서도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을 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이것은 아이패드에서 캡처한 이미지.


 아이패드 화면의 디카 촬영.

 새로운 기기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 기기를 위해 지불한 가격만큼의 새로움을 경험하고 싶어한다. 아이패드는 충분히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줄 수 있는 스펙과 잠재력을 지닌 기기이며, 컨텐츠를 개발하는 사람들은 그에 걸맞는 좋은 컨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애플 앱스토어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분포 덕분에 섣불리 시간과 인력을 투자하기가 어려운 부분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모두가 주저하고 있는 이런 상황이야말로 주목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컨텐츠를 내놓을 적기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아이패드의 큰 화면이 보여주는 좋은 스펙에 비해 그 매력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적절한 컨텐츠의 부재가 너무나도 아쉽다.

 ...나도 얼른 만들어야지.

 슬슬 일본에 온 지도 일주일. 처음 맞는 주말이 되었다. 가져간 가이드북을 보니, 주말에 요요기 공원에서 프리마켓 같은 것도 열려 꽤 재미있다고 하길래 카츠베씨와 함께 이번엔 요요기 공원으로.

 결론부터 말해 우에노 공원보다 이쪽이 백배 재미있다. 특히 일요일에는 일주일 내내 일에 찌들었던 도쿄의 젊은이들이 죄다 모여들어 온갖 볼거리를 가득 펼쳐 보여주므로 절대로 일요일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공원에 들어가는 입구부터 범상치 않은 무리들이 출현. 거의 주말마다 출현하는 나름 유명한 인간들이라고 함 ㅋㅋㅋ

 사실 원래는 프리마켓 같은 벼룩시장을 보러 갔던 것이 제 1의 목표였지만, 약간 시간이 늦었는지 행사는 이미 끝난 뒤였다. 그나마도 그날 있었던 행사의 테마는 애완견용품(...). 늦지 않았어도 어차피 별로였겠구만 싶어 공원이나 돌아보기로 했지만... 정말 재미있는 것은 이때부터였다.


 웬 외국인들이 덤블링을 하고 있질 않나



 난타가 생각나는 막대기 퍼포먼스를 하는 애들이 있질 않나


 요상한 요요 비스무리한 걸 열심히 돌리는 애들도 있고


 부채춤 군무를 연습하는 애들에


봉고? 같은 퍼커션 세션을 연습하는 젊은이들에


 나이를 잊으시고 멋들어진 댄스 실력을 보여주시는 할아버지까지, 진짜 별 희한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런저런 사람들을 구경하며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걸 느끼고 슬슬 출구 쪽으로 향하기 시작. 그런데 또 뭔가 시끄러운 함성소리와 마이크 소리가 왁자지껄하게 들려오길래 뭔가 하고 슬쩍 가봤다.


 관객석으로 둘러싸인 농구 코트. 여기에서는 시간대별로 여러가지 이벤트가 벌어지는 것 같았다. 아까 우리가 들었던 건 힙합퍼들의 랩 퍼포먼스. 재미있겠다 싶었지만 아쉽게도 도착했을 때쯤엔 끝나고 다음 이벤트로 넘어가고 있었다.

 뭔가 했더니 그냥 단체 춤 ㅋㅋ

 다행히 이 단체 몸부림(...)은 금방 끝나고 다음으로는 농구 시합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 농구 시합이 재미있었던 게, 우선은 여자들의 경기였던 데다, DJ가 랩으로 경기 실황을 중계해주는 거였다. 경기 자체의 수준이야 그냥저냥인 수준일 수밖에 없었지만, 랩으로 중계를 하니 분위기가 상당히 신나는 것이 꽤나 재미있었다. 한국에서도 이런거 하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해봤다.

 요요기 공원은 너무 재미있어서였는지 지금 보니까 거의 동영상만 있고 사진은 많지 않네... ㅋㅋ

 


 아메요코로 가기 위해 우에노 공원을 나서는 나.


 무슨 무에타이였나 킥복싱이었나 이종격투기였나... 암튼 그 써클 같은 곳에서 공원에 놀러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범쇼를 하고 있었다. 불쌍한 외국인이 걸려들어 맞을 준비를 하는 중(...). 나에게도 시합해보지 않겠냐는 권유가 왔지만 "괜찮슴다!"를 외치며 잽싸게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_-;
 

 
 우에노 공원의 반대쪽 나가는 길. 지금 보니 분수를 많이 찍었었군...


 이곳이 아메요코의 입구. 정말 한국에서 자주 보는 재래시장 분위기와 매우 비슷한데 그러면서도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도 느껴져 참 재미있다. 우에노 공원의 재미없음을 여기서 보상 ㅠㅠ
 


 정말 신기했던 문어다리. 
 


 생선도 팔고...
 


  이런 화려한 티셔츠나 스카쟝도 판다.
 


 한참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생선덮밥집. 가격도 전체적으로 꽤나 괜찮은 편인데다
 


 500엔짜리 밥의 퀄리티가 이정도. 아주 맛있었다. 여긴 다음에 도쿄에 가면 또 가보고 싶은 곳 -ㅂ-



 배도 부르고 해서 적당히 거리를 걷기 시작. 그냥 거리가 아기자기해서 찍은 사진인데 지금 보이 저 흰 후드티 입은 친구는 꼭 하야미 모코미치 삘이네...


 고가도로 난간에 걸터앉아 있자니 해가 슬슬 지고 있었다.


 시타야 교회. 일본에서 교회를 본 건 처음이라 신기해서 찍어봄. 다음에 갈 때는 성당도 한번 찾아봐야지.


 길 한복판에도 도리이가...
 


 원래는 아사쿠사까지 가 볼 생각이었지만 우에노 공원에 이어 아메요코까지 돌아다닌 하루였는지라 슬슬 허리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 적당히 이쯤에서 집으로 돌아갔다.

 


 넷째날의 목적지는 우에노 공원과 아메요코. 일단은 우에노 역에서 내려 뚜벅뚜벅.


 우에노 공원은 워낙 도쿄 가는 사람들이라면 많이들 찾는 곳이니만큼 사람도 많고 찾기 쉬운 곳에 있지만 솔직히 말해 전체적으로 큰 임팩트는 없는 그야말로 그냥 "공원"이다. 게다가 오래되어서 시설이 낡고 초라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과천 서울대공원보다도 재미가 없는 편이었다. 나처럼 몇 주씩 머무르거나, 누군가와 데이트(!)할 일이 있는게 아니라면 도쿄 여행 코스에서는 과감히 빼도 될 듯.

 그래도 난 이미 갔다 와버렸으니 사진이라도 올려야지...
 

 입구 앞의 도로쪽 전경. 외국인 가족이 공원에 나들이를 나와 있었다.


 한국인 관광객 - 적어도 나에게 있어 일본의 공원이 재미없는 이유 중의 하나는 먹을거리가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거의 타코야키나 야키소바 같은 아주 소박한 음식이 대부분이고 한국처럼 편의점 가득 패스트푸드점 득시글로도 모자라서 좌판아줌마들까지 잔뜩 진치고 있는 그런 먹거리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음료수도 한국에서는 편의점이나 매점 냉장고 안에 온갖 음료수가 가득하지만 도쿄의 공원은 팩에 든 주스 몇 가지와 お茶, 물 정도가 전부다. 간혹 콜라를 컵에 담아서 파는 곳도 있지만 이런 곳도 많지 않고. 한국이 정말 먹을것은 풍부한 나라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mixi를 비롯한 일본 웹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이 Hibiki인데 입구에서 발견 ㅋㅋ




 4월이라 날씨가 좋아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던 것은 좋았다.


 공원이 별거 없길래 공원 안에 있는 동물원도 들어가봤다. 사실 동물원도 별거 없었지만...



 취미: 늘어져있기 특기: 늘어져있기




 결국은 모노레일까지 타보는 나.



 무인열차는 아니고 나이 지긋하신 아저씨가 운전하신다. 딱 운전석 바로 뒤에 앉아서 달리는 모습 구경 ㅋㅋ


 사실 그나마 이 모노레일이 제일 재미있었는데 1분도 안돼서 끝나버린다 ㅠㅠ


 모노레일도 내려서 돌아다니다 보니 뭔가 퍼포먼스 같은 걸 하고 있었는데 나름 유쾌했다 ㅎㅎ


 흐드러지게 핀 꽃.


 여긴 꼭 서울숲 같기도...


 한적한 산책길.


 이미 말했다시피... 민속촌을 연상케 하는 먹거리 골목.


 작은 신사. 거기 외국인 커플! 신사 앞에서 무슨 짓들이냐!


 한국 사람들 여행기 보면 자주 등장하는 손 닦는 물. 나는 똑똑해서 마시지 않았습니다 ㄳ.


 뭔가 가득가득 붙어있다. 


 관광객답게 이런것도 한번 찍어주고...


 신사의 조금 옆에 있던 불상. 다 좋은데 저 빨간... 머플러?; 는...


 이런 길은 참 좋았다.


 지금 보니 참 많이도 걸었네...


 이때는 이 우에노 공원의 신사와 도리 같은 것도 오 나름 멋있네 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카츠베씨가 구경시켜 준 신사에 비하면 그냥 흉내내기 수준일 뿐이었다.


 여긴 정확히 뭔지는 몰랐지만, 아마 일본식 정원? 혹은 절의 전시회 비슷한 뭐 그런 거였다. 오 그래도 볼만하겠군... 이러면서 들어가볼까 했지만 저 문을 지날 때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걸 알고 orz. 문 밖에서 사진 한방 찍고 미련없이 돌아선 나...

 우에노 공원에 총체적 실망을 하고 이어서 발걸음을 옮긴 곳은 아메요코. 사진 용량이 모자라 다음 글로 넘긴다.

 다행히 사흘째는 다시 날씨가 좋아졌다. 날씨에 민감해지는 걸 보면 확실히 나도 나이를 먹은게지...

 이 날은 저녁에 약속이 잡혀서, 낮에는 적당히 동네를 돌아다니며 산책하기로 했다.


 전의 그 동네 하천을 건너는 다리. 이름은 읽기가 어려웠지만.


 대략 이런 모양으로 가로지르는 다리였지만, 왼쪽의 정겨운 동네 쪽이 더 끌려서 그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이 소아과 간판은 진짜... 내가 2010년의 일본에 와있는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ㅡㅡ;


 한국과 참 다른 점 중의 하나는 집 주변이 정말 깔끔하다는 것. 작은 공간이라도 참 열심히 치운다. 물론 간혹 지저분한 집도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때 주택가가 참 깨끗하다.
 


 한국과 일본은 언뜻 무척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집의 건축 형태나 이런 면에서 미묘한 다른 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유리창에 달린 저 덧창 같은 것.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형태다. 


 인상적이었던 어느 집의 현관. 야마모토라는 명패의 개성적인 글씨도 그렇지만, 돌로 깎은 도라에몽이라니... 집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한번 보고 싶었다.


 절대로 저런걸 돈 주고 일부러 사다가 장식해 놓은 건 아닐 것 같은 버섯 모양의 도자기 장식품. 아이들이 학교 숙제로 만든 작품이었을까?
 


 평범한 현관도 몇 개의 화분만으로 인상이 참 달라진다. 


 아마도 재활용품 수집함 같은 용도의 철제 구조물. 뉴 하이츠 미에라는 맨션? 혹은 빌라? 의 거주민 외에는 버리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근데 참 희한한 건 그게 반말이라는 것. "~~이외에는 버리지 마!" 라고 쓰여 있다.


 카츠베 씨가 넷상에서 쓰는 닉네임이 JOG이다. 혹시 본인의 스쿠터 아니냐고 물었지만 아니라고(...)


 이름모를 꽃나무였지만 참 예뻤다.


 보통 한국사람들은 일본의 주택가라고 하면 비좁고 답답한 곳이 많다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적어도 이 동네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한국보다 오히려 더 넓고 한가로운 느낌.


 작은 문이나 우체통, 그리고 낮은 계단으로 올라가는 현관 등 여러가지로 너무 마음에 드는 예쁜 집. 솔직히 이뻐서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사진 찍었는데 나중엔 이상한 사람 취급 받는 것 아닐까 걱정되기도...


 "스피드를 내지 마라! 애들이 뛰쳐나올 수 있으니 주의" 라고 쓰여있는 경찰서의 주의안내문. 근데 한번 더 말하지만 왜 이런게 반말이냐고... 우리나라 같으면 분명 사람들이 기분나빠 할 듯.


 "한순간의 방심으로 추억이" 어린이가 그린 듯한 불조심 포스터. 누구나 어릴때에 저런 포스터 한두번은 그려본 경험이 있을 것 같지만 인형이나 사진이 그려진 테이블이 웬지 모르게 좀 섬뜩했다.

 
 동네 이발소 옆 구석에 있던 스트라이다 Mk-1.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물건이다.

 저녁이 되어 약속을 위해 신주쿠로 출발. 다니다가 4월에 퇴사한 G모사의 일본지사 사람들과 연락이 되어, 때마침 그쪽의 퇴사자들도 모여서 한잔 하려는데 함께 오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던 거였다. 한편으로는 처음 만나는 외국인들이지만, 한편으로는 그간 같은 업무로 연락을 주고받던 회사 동료들이기도 한 셈인데, 그런 사람들과 술자리를 함께 하게 되니 참 묘한 재미가 느껴졌다. 


 회사가 본래 프랑스 회사이다보니, 한국지사도 그랬지만 일본지사에도 프랑스인들이 꽤 있다. 이미 꽤 마신상태라 얼굴들은 벌겋고(...) 내 옆에 있는 친구는 제롬인데, 일본 여성과 결혼하여 아주 이쁜 딸을 두고 있다. 참고로 딸 이름은 레오나(...).


 디자이너들과 프로듀서들. 이 회사에서 대개 프랑스인들은 프로듀서 직책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사진에서 옆에 있는 사람은 프레드라는 친구인데 말투가 아주 유쾌한 친구였다.


 한국/일본 관련 프로듀서를 맡고 있던 알릭스와 프로그래머들. 제롬도 일본어를 잘하지만 알릭스는 거의 현지인 수준의 실력을 갖고 있다. 덕분에 영어보다 일본어 쪽이 그나마 편한 나도 일본어로 이야기하곤 했는데, 생각해 보면 한국인과 프랑스인이 일본어로 이야기하고 있는 장면도 참 볼만했겠다 싶다.

 이 일본 여행은 처음 보는 곳에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들었던 것도 좋았지만, 많은 외국 친구들과 어울려 이야기하며 놀았던 이런 경험이 정말 귀중한 추억으로 남았다고 생각한다. 

 날씨가 좋아 덥기까지 했던 첫날이 지나고, 둘째날은 아침부터 흐릿한 날씨. 가이드북에서 하라주쿠와 신주쿠를 우선 목표로 잡아 길을 나섰다.


 날씨마저 흐리자 한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울 정도의 동네 모습
 


 역 이름이 길어서 외우기가 힘들어, 아예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 처음 2~3일간은 안 외워져서 고생.


 이 빨간색 + 군청색 조합이 게이오선의 대표색인데, 한국으로 치면 대략 뭐 분당선 같은 느낌? 그래서 도내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지역 이름을 말하면 잘 모른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하라주쿠 역에서 내려 오모테산도 방면 출구로.


 ...였는데 솔직히 하라주쿠는 내게 너무나 임팩트가 없었다. 스트레이트로 한번 쭉 지나가며 훑어보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통과. 차라리 한국 이대나 홍대가 훨 나은 듯 ㅡㅡ; 


 결국 한바퀴 돌아서 나온 뒤 다시 하라주쿠 역 쪽으로...


 나올 때는 몰랐는데 다시 와보니 역 건물 하나는 이쁘길래 한방.


 적당히 길을 걸으며 거리 구경. 오른쪽 아래의 포스있게 생긴 사람이 바로 카츠베 씨. 전에 한국에 왔을 때에는 저 범상치 않은 인상 덕분에 불심검문에도 걸렸다고 함(...).


 벽을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특이한 나선계단이 이뻐서 찍었다. 역시나 카츠베씨는 'ㅂ'? 하는 얼굴로 쳐다보고 ㅋㅋ


 특정 계층이 열광한다는 스누피타운샵도 구경. 이 건물은 이름은 까먹었지만 스누피샵 외에도 재미있는게 많은 곳이었다.


 레고가 아닌 거였다. 그런 거였다.


 어린 시절의 추억 스머프 시리즈들. 곧 실사 영화로도 나온다지.


 나는 몬헌빠돌이이기 때문에 어딜 가든 몬헌 관련 물품에는 눈이 돌아가고 카메라가 돌아간다.


 개인적으로 꽤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은점토 공예. 입문용 스타터 세트라길래 하나 사올까 하다가 그냥 사진으로 남기는 것에 만족.


 은근히 탐났던 미니 디카. 무슨 중국제 불량허접품 비슷한 느낌인데 찍힌다고 한다! 하나 사볼까 하는 강렬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음 ㅠㅠ


 원래 인형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지만 복장이나 악세서리, 전체적인 분위기 같은게 꽤나 멋져서 몇장 찍어봄.


 적당히 걸으며 시부야로 이동. 다운타운 마쓰모토의 ㅇㅇ한 이야기 간판이 크게 걸려 있었다. 사실 난 다운타운은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스니커를 샀던 곳. 당최 일본은 옷이고 신발이고 너무 다 비싸서... 이쁜 건 많은데 선뜻 뭐 하나 사기가 너무 겁난다. 

 비도 쏟아지고 걷기도 많이 걸었던 하루라 피곤해서 둘째날은 이걸로 귀가. 하지만 시부야의 활기찬 분위기는 참 마음에 들었다. 일본에 다시 가도 또 가고 싶은 곳.


 1년 전 여행기를 이제야 쓰는 이 게으름... 혹시나 이 여행기를 기다렸던 분은 죄송죄송.

 아무튼 큰맘먹고 다녀온 일본 여행기를 사진 중심으로 간략하게 적어본다. 컨셉은 "애매함"(...).



 2주 가량의 일본 체류 기간 동안 오랜 일본 친구 카츠베(勝部)씨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다. 나리타 공항까지 차로 마중나와줘서 고마웠음. 그의 집은 신주쿠에서 게이오(京王)선으로 도쿄를 조금 벗어난 이나다츠츠미(稲田堤)라는 곳이었는데, 한적하고 조용한 좋은 동네였다. 일본에서 살게 된다면 딱 이 정도가 좋을까 싶었던 동네.





 집은 맨션이었는데 바로 옆을 게이오선이 지나가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등에서 자주 보던 풍경이라 웬지 모를 반가움이...
 



 대략 이런 느낌의 맨션. 정면으로 보이는 가장 끝 문이 카츠베씨의 집. 
 

 이나다츠츠미 역에서 동네로 들어오는 입구. 동네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전철과 건널목이 외국인인 나에게는 역시 이채로웠다. 오른쪽 중간쯤에 빨간 간판의 가스토(ガスト)가 보인다. 카츠베씨는 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혼자 도쿄를 돌아다닌 적도 종종 있었는데, 그럴때는 저 가스토에서 밥을 사먹곤 했다. 요시노야 규동보다는 가스토의 햄버그덮밥 쪽이 더 맛있던 듯.
 

 짐을 풀고 동네 구경에 나섰다. 일본의 주택가는 정말 조용하다. 조용한 마당을 한가롭게 거닐고 있던 고양이 한 마리.
 


 카츠베씨의 말에 의하면 종종 밤에 술에 취해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는 동네 하천. 높이가 후덜덜인데 저기서 술취해 떨어지면 무사하려나...?
 


 정말 신기했던 초소형 차량들. 나중에서야 안 것이지만 윗 사진의 빨간 차는 넘버가 없어서 공도(공공도로)에서 주행할 수 없다고 한다. 아래쪽의 흰 차는 아마 오토바이 엔진을 달고 있는 듯. 번호판이 오토바이의 번호판이다. 한국에도 4륜바이크 같은게 있긴 하지만 이런 느낌은 아니니까... 
 

 다리를 건너 조금 걸었더니 아주 한적한 동네가 나오기 시작. 이 근처의 풍경과 그 한가로운 느낌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마치 20세기 소년 초반부에 나오는 80년대의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 카츠베씨는 내가 왜 자꾸 평범한 집들을 찍어대는지 궁금해 했지만 한국인인 나에게는 이런 풍경들 하나하나가 신선했다.
 

 메존일각을 비롯해 다양한 만화와 드라마 등등이 생각나는 전형적인 일본 건물 ㅋㅋ 너무 정겨워서 찍었다.
 

 잔뜩 빛바랜 몬헌 가챠폰 기계. 하긴 로고를 보면 몬헌 1인데 저거 나온게 오래되긴 했지(...).
 


 동네 구경을 마치고 카츠베씨와 함께 시내에 놀러 가보기로 결정, 다시 전철역으로. 이나다츠츠미역의 플랫폼 모습. 뭐 이런 느낌은 한국 전철역과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한가지 굉장히 놀란 게 있었다.





 바로 이렇게 간판이나 전광판 위에 가시가 잔뜩 달려 있는 것이었는데, 알고 보니 새들이 앉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었다. 물론 지상에 개방된 전철역이니만큼 새들이 앉아 배설물을 싸대면 그 처리가 정말 곤란하긴 하겠지만, 그렇게나 새들이 많이 앉는 것인지 의아스러웠다. 살벌하기도 하고... ㅡㅡ;


 


 신주쿠에서 서점 구경. 타이거 & 드래곤으로 생판 몰랐던 라쿠고가 무엇인지 알게 된 덕분에, 라쿠고 관련 서적 코너에 시선이 멈췄다. 
 

 내용은 전혀 흥미 없었지만 일러스트가 아주 마음에 들었던 동화책. 붓으로 대충 그린 외곽선이 아주 인상적 ㅎㅎ


 신주쿠에는 재미있는 가게가 많았다. 특히 캐릭터 샵이 즐거웠는데, 전부터 좋아하는 우사비치의 초대형 인형을 발견하고 너무 유쾌해서 찍어봤다.


 이건 각종 캐릭터의 홀로그램 엽서. 비슷한 원리로 움직이는 그림을 응용한 것은 우리나라에도 꽤 있었지만 이건 차원이 다르다. 완전 3D!



 집에 돌아와 저녁으로 사온 도시락을 먹었다. 



 우리들이 김치를 즐겨 먹듯 일본인들은 샐러드를 많이 먹는다. 생야채와 두부에 깨 소스를 뿌려 먹는데 이게 참 맛있었다. 

 근 10년만에 다시 찾은 일본. 그간 못했던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첫날의 밤이 저물어갔다.



 몬헌에 이어 PSP에서 요즘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이 이것. 원래 드캐시절부터 PSO의 팬이었던 나인지라 갓이터 같은 아류작(...)들 보다는 이쪽이 훨씬 취향에 가깝다. 전작인 포터블 2도 한참 재미있게 즐겼는데 이번에 나온 인피니티는 2의 확장팩 개념으로서 상당한 양의 추가 컨텐츠를 보여주는지라 아주 만족스럽다. 상대적으로 시리즈 중 가장 빨리 열기가 식어버린 느낌의 몬헌 서드보다 최근에는 이녀석을 훨씬 많이 돌리는 중.
 


 전작 포터블 2에서는 히로인 캐릭터로 에밀리아와 그녀에게 빙의되어 있었던 구문명인(旧文明人) 미카가 등장했었다. 이번 인피니티에서는 포터블 2의 스토리를 에피소드 1, 추가 시나리오를 에피소드 2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 에피소드 2의 신 히로인으로 나기사(우측)와 그녀에게 빙의된 구문명인 와이날이 등장한다. 와이날은 등장하자마자 구문명인 특유의 저 복장 덕분에 에밀리아로부터 시종일관 "변태씨" 취급을 받는 중. 나기사는 인피니티에서 새로 추가된 종족인 듀먼족인데, 판타지스타 시리즈 고유의 종족이었던 뉴먼(일반적인 RPG의 엘프족과 비슷한 마법 사용에 능숙한 종족)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탄생한 돌연변이 종족이라는 설정. 그건 그렇다 쳐도 나기사의 캐릭터 디자인은 정말 작심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맨날 기껏 게임 잘 만들어 놓고도 캐릭터 후지게 만들고 광고 제대로 못해서 말아먹던 옛날의 세가를 생각하면 정말 눈물과 함께 격세지감이... 


 이번 인피니티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포터블 2에서 잠깐 맛뵈기 정도로 나왔던 PSO의 추억 요소를 아주 적극적으로 재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옛날 PSO 유저들이라면 지겹게 잡았을 저 드래곤을 비롯해, 부마, 이빌 샤크, 새비지 울프, 시노워비트, 미사일 로봇 등 정겨운 몬스터들도 대거 출연한다.


 답습작이었던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청출어람과 마스코트 캐릭터인 아이루의 눈부신 활약에 자극을 받았는지, PSO의 마스코트 몬스터였던 라피도 다양한 배리에이션과 함께 돌아왔다. 위 사진에 구르고 있는건 무려 메카닉 라피(...)


 이런 점보 사이즈의 라피도 출동.


 PSO의 동굴 스테이지에서 등장하던 케익 가게도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과 함께 파워 업. KFC와 피자헛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안선생님 카넬 샌더스 아저씨도 등장. 이 아저씨를 한번 만나고 나면 상점에서 카넬 샌더스 복장도 구입 가능해진다(...). 물론 나는 사지 않았다 ㄳ.


 인피니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파고들 요소가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것인데, 특히 이번에 추가된 봉인무기들의 존재는 몬헌시리즈를 능가하는 중독성을 가졌다. 사진의 무기인 각인도 호오즈키는 본래 공격력 610 정도의 평범한 성능을 보여주는 검이지만, 이 검으로 몬스터 2천마리를 죽이면 위와 같이 푸른 불이 타오르며 봉인이 해제된다. 봉인 해제 후의 성능은 위에 보시다시피 발군. 문제는 호오즈키 하나만이 아니라 이런 봉인무기가 몇 개나 더 있다는 점. 

 기본적으로 모든 무기는 상점에서 10단 강화가 가능한데, 거기에서 11단으로 최종강화시킬 때에는 익스텐드 코드라는 아이템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 익스텐드 코드를 얻으려면 챌린지 미션에서 엄청나게 좋은 기록을 내거나, 그게 아니면 캐릭터를 환생시킬 때 능력치를 계승에 쓰지 않고 익스텐드 코드를 구입할 수도 있다. 결국은 무기를 최종강화하기 위해서 캐릭터를 거의 처음부터 다시 키워야 한다는 소리. 봉인무기를 최종강화시키고 봉인 해제까지 하려면 정말 플레이타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되어있는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봉인이 풀린 무기의 성능을 시험해보고 싶어서 미친듯이 플레이하게 되는 유저의 심리란... 정말이지 이번 인피니티는 그 기획의 규모나 치밀함, 완성도에 있어서 놀라운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한동안은 꽤나 열심히 플레이하게 될 듯.

 다음 기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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