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헌에 이어 PSP에서 요즘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이 이것. 원래 드캐시절부터 PSO의 팬이었던 나인지라 갓이터 같은 아류작(...)들 보다는 이쪽이 훨씬 취향에 가깝다. 전작인 포터블 2도 한참 재미있게 즐겼는데 이번에 나온 인피니티는 2의 확장팩 개념으로서 상당한 양의 추가 컨텐츠를 보여주는지라 아주 만족스럽다. 상대적으로 시리즈 중 가장 빨리 열기가 식어버린 느낌의 몬헌 서드보다 최근에는 이녀석을 훨씬 많이 돌리는 중.
 


 전작 포터블 2에서는 히로인 캐릭터로 에밀리아와 그녀에게 빙의되어 있었던 구문명인(旧文明人) 미카가 등장했었다. 이번 인피니티에서는 포터블 2의 스토리를 에피소드 1, 추가 시나리오를 에피소드 2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 에피소드 2의 신 히로인으로 나기사(우측)와 그녀에게 빙의된 구문명인 와이날이 등장한다. 와이날은 등장하자마자 구문명인 특유의 저 복장 덕분에 에밀리아로부터 시종일관 "변태씨" 취급을 받는 중. 나기사는 인피니티에서 새로 추가된 종족인 듀먼족인데, 판타지스타 시리즈 고유의 종족이었던 뉴먼(일반적인 RPG의 엘프족과 비슷한 마법 사용에 능숙한 종족)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탄생한 돌연변이 종족이라는 설정. 그건 그렇다 쳐도 나기사의 캐릭터 디자인은 정말 작심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맨날 기껏 게임 잘 만들어 놓고도 캐릭터 후지게 만들고 광고 제대로 못해서 말아먹던 옛날의 세가를 생각하면 정말 눈물과 함께 격세지감이... 


 이번 인피니티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포터블 2에서 잠깐 맛뵈기 정도로 나왔던 PSO의 추억 요소를 아주 적극적으로 재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옛날 PSO 유저들이라면 지겹게 잡았을 저 드래곤을 비롯해, 부마, 이빌 샤크, 새비지 울프, 시노워비트, 미사일 로봇 등 정겨운 몬스터들도 대거 출연한다.


 답습작이었던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청출어람과 마스코트 캐릭터인 아이루의 눈부신 활약에 자극을 받았는지, PSO의 마스코트 몬스터였던 라피도 다양한 배리에이션과 함께 돌아왔다. 위 사진에 구르고 있는건 무려 메카닉 라피(...)


 이런 점보 사이즈의 라피도 출동.


 PSO의 동굴 스테이지에서 등장하던 케익 가게도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과 함께 파워 업. KFC와 피자헛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안선생님 카넬 샌더스 아저씨도 등장. 이 아저씨를 한번 만나고 나면 상점에서 카넬 샌더스 복장도 구입 가능해진다(...). 물론 나는 사지 않았다 ㄳ.


 인피니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파고들 요소가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것인데, 특히 이번에 추가된 봉인무기들의 존재는 몬헌시리즈를 능가하는 중독성을 가졌다. 사진의 무기인 각인도 호오즈키는 본래 공격력 610 정도의 평범한 성능을 보여주는 검이지만, 이 검으로 몬스터 2천마리를 죽이면 위와 같이 푸른 불이 타오르며 봉인이 해제된다. 봉인 해제 후의 성능은 위에 보시다시피 발군. 문제는 호오즈키 하나만이 아니라 이런 봉인무기가 몇 개나 더 있다는 점. 

 기본적으로 모든 무기는 상점에서 10단 강화가 가능한데, 거기에서 11단으로 최종강화시킬 때에는 익스텐드 코드라는 아이템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 익스텐드 코드를 얻으려면 챌린지 미션에서 엄청나게 좋은 기록을 내거나, 그게 아니면 캐릭터를 환생시킬 때 능력치를 계승에 쓰지 않고 익스텐드 코드를 구입할 수도 있다. 결국은 무기를 최종강화하기 위해서 캐릭터를 거의 처음부터 다시 키워야 한다는 소리. 봉인무기를 최종강화시키고 봉인 해제까지 하려면 정말 플레이타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되어있는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봉인이 풀린 무기의 성능을 시험해보고 싶어서 미친듯이 플레이하게 되는 유저의 심리란... 정말이지 이번 인피니티는 그 기획의 규모나 치밀함, 완성도에 있어서 놀라운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한동안은 꽤나 열심히 플레이하게 될 듯.

 다음 기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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