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엔하위키 미러 나이츠 관련 항목


http://mirror.enha.kr/wiki/%EB%82%98%EC%9D%B4%EC%B8%A0%20%EC%8B%9C%EB%A6%AC%EC%A6%88#rfn9



2. PS2판 나이츠 개발에 얽힌 제작비화


 PS2판의 개발을 맡았던 상하이 스튜디오의 고군분투를 술회하고 있지만, 원작 팬에게 있어서 상당히 납득되지 않는 퀄리티의 결과물을 낸 주제에 자아도취되고 있는 경향이 강해 좀 눈쌀이 찌푸려지는 글. 더불어 중국 문화나 스탭에 대한 멸시도 은근히 엿보이는 등 좀 꼴같잖다. 나카 유지의 현역 시절 작업이 어떤 것이었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참고가 된다.

 가장 어처구니 없는 것은 새턴판 소스의 유실인데... 나이츠 뿐만이 아니라 팬저 드래군이나 버파 2의 컨버전에서도 원본 소스가 유실되어 이식에 개고생하는 이야기가 흔함. 대체 일본 개발사들은 소스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건지...


http://nights.sega.jp/nights1/ps2/image/memory/vol14/hom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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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회  나이츠 ~ come out of bad dream...

PS2 'NiGHTS'프로듀서 우치다 마코토(세가 스튜디오 CHINA)

 

 

~ 지금으로부터 2년 전 (2006 2 ) ~ 

 

"SEGA AGES 2500 다이너마이트 형사"가 완성 직전이 되어,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으로 할까 프로듀서와 함께 검토 개시

다이너마이트 형사가 꽤 퀄리티 좋게 나왔기 때문에,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나이츠 해 보지 않을래요?"라고 말하기 시작한 프로듀서. 우리들 스스로에게도 "보람이 있는" 타이틀이다

개인적으로 알아봤더니 "간절히 원한다" 등의 유저로부터의 요청도 매우 많다

실로 어려운 이 개발 난이도 때문에 일본의 개발팀으로서는 채산이 맞지 않고, 우리가 하지 않으면 세상에 나올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뭔가 책임감 같은 것마저 솟아올라 버려, 결국 동의했다

이 시점에서 "2006년에 발매하면 10주년 기념이 됩니다"라고 이즈카 프로듀서가 말했지만, 프로듀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흘려 버렸다.

 

~ 작업 개시부터 1 개월

 

당시의 상사이며 나이츠의 창조자이기도 한 N(역주: 나카 유지)로부터 "정말 상하이 팀에서 할 수 있는가? 전부 어셈블러 언어로 짰고, 게다가 새턴의 트윈 CPU Full로 사용하고 있었다구"고 탐탁치 않은 반응을 들었지만, "뭐 한번 지켜봐 주세요"라고 호언장담하면서 설득이것이 결국은 스스로를 배수진으로 몰아 넣어 버리게 된다

새턴 버전의 소스는 있었지만, 원본 그림의 데이터는 전멸이고, 크리스마스 나이츠 소스는 행방 불명. 갑자기 앞길이 어두워졌다

동영상 부분도 고화질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고. 그렇다면 다시 렌더링하자 라고 생각해서 데이터를 찾아보면 리소스도 부족. 일부 부족한 부분은 눈으로 보면서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상당히 힘든 작업으로, 상하이 스튜디오의 적자 프로젝트로 확정

그래도 "보람이 있는" 일이므로, 거기는 상사에게 비밀로 하고 GO! 

사운드는 幡谷 씨가 전면 협력을 제공했다. 본인도 상당히 의욕을 가지고 있는 듯. 그러나 바쁜 관계로 본격적인 작업은 6월부터 들어가는 것이 되었다.

 

~ 작업 개시부터 2 개월

 

세가의 판매 목표가 ○만개로 설정되어 예산도 조금 늘고 상하이 스튜디오는 적자를 회피할 수 있게 됐다

이즈카 프로듀서가 다루는 신작과의 콜라보레이션도 고려해, 2007년 봄에 PS2 버전의 나이츠로 인지도를 올리고, 연말에 신작으로 크게 히트시키자 라는 전략이 짜여졌다.

상하이 팀은 유례없이 흥분했다. 다이너마이트 형사와는 완전히 급이 다르다.

 

~ 작업 개시부터 4 개월

 

어셈블러 분석팀의 작업 진행 상황이 아무래도 수상하다

4명이 달라붙어 하고 있었지만, 살펴보면 뭔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을 살펴보고 있던 우리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메인 프로그래머 4명 중 3명이 동시에 사표 제출!

그것은 다름아닌 헤드 헌팅이었다미국에서 장렬한 싸움 끝에 세가를 때려 눕힌 그 ○A 사가, 여기 상하이에서 우리에게 송곳니를 드러낸 것이다

당연히 그들의 작업은 어중간한 상태로 팽개쳐져, 내용이 내용인 만큼 계속 이어서 작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나이츠 프로젝트는 사망 직전의 위기에 빠져 버렸다

우리 상하이 팀의 얼굴은 흐린 상하이 하늘 같은 회색이 되어 버렸다.

 

~ 작업 개시부터 5 개월 ~

 

이 시점에서 나이츠는 정말 into dreams... 였다

그러나 나의 긴 게임 개발 경력에서 유일한 자랑은, 일단 개발을 시작해 놓고 완성에 이르지 못한 게임은 하나도 없다는 것. (히트했는가 어떤가는 별개로 치고

이 정도 일로 포기할 정도로 깔끔한 성격은 못 된다. 게다가 여기서 그만두면 세가 상하이에는 큰 오명이 남아 버리고, 나이츠가 부활하지 못하고 "간절히 부탁한다"라는 유저들의 리퀘스트도 증가할 것이다

나는 그 시점에서 최고의 능력을 가진 중국인 프로그래머와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일본인 프로그래머 O씨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즉시 끝내고 나이츠를 담당해 달라"고 지시를 내렸다

이것은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다. 부탁으로는 받아들여질 난이도가 아니다

"대신, 일정 만큼은 너희들 말대로 할 테니까"라고 설득해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실제 가능한 견적을 내기 시작해 주었다.

이렇게 엉망진창인 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조각'을 주워 모으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 작업 시작 후 6 개월

 

나는 그 헤드 헌팅 소동과 그 영향을 프로듀서에 설명해야 했다

마음이 무거운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하고, 어느 정도 늦어지게 되는가는 견적 나오는 것에 달려 있다, 게다가 견적 내는 것 자체도 몇 개월은 걸린다는 것을 전했다.

절망적인 내용과 나의 기운 빠진 모습이 수화기 너머로 보였는지, 마음씨 좋은 프로듀서는 이렇게 말해 주었다

"일정 지연은 상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진행해 주세요. 다만 예산은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 의미로 고마운 말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이를 알리고, 일본 측은 우리의 노력을 기대하고 있으니 근성을 보여 달라고 박차를 가했다

그리하여 개발 팀은 무서운 난이도의 어셈블러 격투에 다시 도전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프로듀서에게서 "우리 나이츠는 프로젝트가 작아서 걱정은 안 돼요"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지만, 싼 중국 술로 취해 버려서 그런지 명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

 

~ 작업 시작 7 개월 ~

 

개발 스탭이 어셈블러의 동작을 검증하기 위해서 아무래도 새턴의 개발 장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새턴의 개발 기재라는 게 또 10년 전의 골동품이 아닌가. 사용법은 커녕 어디에 처박혀 있는지부터가 불분명하다어떻게 발견되었다고 해도 잘 작동하리란 보장은 전혀 없다

찾아보는 것도 꺼려하는 기재 지원팀을 설득해서 고생 끝에 겨우 한 대를 대여 창고 안쪽에서 발견했다기쁨도 잠시, 이것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또 골동품 PC( PCI 슬롯이 있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이쪽도 난리 법석을 피우며 회사 전체를 뒤진 끝에 어떻게 개인이 가진 것을 발견

기재 지원팀을 닥달해, 자원 봉사로 새턴 개발 킷을 연결하고 작동할 수 있게끔 세팅. 정말 눈물겨운 노력 끝에 겨우 새턴 개발 환경이 갖춰졌다여기까지 간단히 몇 개월이 소비되고, 또한 해외 반출 문제로 옥신각신한 끝에 겨우 상하이로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나중에 나이츠를 원작에 충실하게 재현할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 작업 개시부터 9 개월

 

어셈블러 분석 팀의 견적이 끝났다.

그 결과는 귀를 의심할 정도로 무서운 것으로, 우리 모두가 얼어 붙어 공포에 질려 버렸다.

"이대로 어셈블러 분석을 계속해서 제작하면 이제부터 2년 걸려도 완성되지 않습니다."

 

·········아아·········나이츠········

 

아아, 나이츠이 얼마나 위대한 게임인가.

우리를 괴롭히고, 수렁에 내팽개치고, 그래도 일어서려고 하는 마음을 "이래도냐!" 라고 짓밟아 준다

N씨의 혼이 깃든 게임은, 그것을 건드리는 자를 가차없이 곤경에 빠뜨려 버린다고 하는 전설은 진짜였던 것인가

그러나 나는 말해야 한다책임을 진 사람으로써 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완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동은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 작업 개시부터 10 개월

 

다시금 나이츠는 into dreams...가 되어 있었다

여기가 나에게 가장 큰 고비였다

개발팀은 "어셈블러 분석은 어느 정도로만 하고, 나머지는 보면서 비슷하게 만든다"가 최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이츠는 어중간한 규모의 게임이 아니다모두 처음부터 만들게 되면, 게다가 새턴 모드와 오리지널 모드 양쪽을 만들게 되면, 그림 작업만으로도 막대한 양이 되는 것은 물론, 어셈블러로 작성된 소스 코드의 양이 예사롭지 않다. 도대체 몇 명이 달라붙어서 얼마나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게다가 그 열성적인 나이츠 팬들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가 필요하다

나는 게임 제작 초보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 작업이 그림의 떡으로 느껴질 정도의 거대한 것임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더욱 문제는 기간과 예산아무리 중국인 직원의 인건비가 싸다고 해도 공짜가 아니고, 당초 예정 마감일까지 반 년밖에 남지 않았다이 작업을 하는데 얼마나 비용이 드는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아득하게 마음이 멀어져 간다

"그만두자라는 선택지는 없나요?" 한 명의 직원으로부터 외침이 들린다

아아, 그 말은 얼마나 달콤하고 기분 좋은 울림인가?

그것이 가장 편하고, 이 고통에서 해방되는 지름길인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잘 알고 있다

그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에겐 선택할 수 없는 길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선택할 수 없는 거야

"…한다. …한다고 했으면 한다. …어쨌든, 어떻게든 한다구"

나에게 남아 있던 것은 이제 공허한 말 뿐이었다.

 

~ 작업 개시부터 11 개월

 

대폭적인 개발 정책의 변경 및 팀 구성의 개편

작업 사양을 최적화하는 것과 스케줄 재정리를 한번에 밀어부쳤다. 팀은 이 시점에서 회사에 남아 있는 프로그래머를 모두 투입했다남지 않은 사람도 투입했다

덕분에 다른 프로젝트는 프로그래머가 없어서 삐걱삐걱

디자이너도 많은 수를 투입해 단번에 추진하기로 했다때마침 다이너마이트 형사 EX 팀의 스케줄이 비어 있었기 때문에 10명 전원을 그대로 넣었다

새턴 모드의 담당과 오리지널 모드의 담당이 각각의 배경과 모델을 새로운 작업처럼 열심히 만들어 간다이런 작업은 상하이 팀에게 잘 맞는다. 일의 속도가 바로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문화적 배경이 있는 것이다

예산 오버는 이미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어쨌든 우선 일정을 중시한다, 다만 퀄리티를 타협하지 않는다 라는 무서운 날림 작업에 돌입했다

웬지 모르지만 이제는 무서운 게 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할 수 있다, 할 수 없다 라고 말하기보다도, "한다" 라고 하는 의식밖에 없게 되어, 고민은 완전히 사라졌다멤버들도 그 말대로, 오로지 "한다" 라는 생각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모두, 어쩐지 "될 것 같다" 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 작업 개시부터 12 개월

 

여기까지 왔는데 일본인 프로그래머 O씨가 비명을 질렀다이렇게 큰 배경은 1스테이지 분량조차도 PS2 메모리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턴판 나이츠에서는, 배경 정보를 칸으로 나누고 좌표의 높이 정보만으로 구성하는 무시무시한 압축 방법을 취하고 있었다아마도 새턴의 코딱지만한 메모리에서 광대한 배경을 만들기 위해 궁리해 낸 천재적 발상일 것이다

게다가 모처럼 찾아내 겨우 들여온 새턴 개발 장비는 거의 수명이 다 되어 가는 낡은 물건으로 툭하면 리부팅되거나 하고, 한 대밖에 없기 때문에 트윈 CPU를 디버깅할 수 없으며 고급 프로그램은 알고리즘이 도중에 쫓아갈 수 없게 되는 등, 그의 비명과 고뇌는 매일같이 계속되고 있었다

나에게는 컵라면을 들여와 건네주는 정도의 일 밖에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웬지 내가 갖다 준 일본 컵라면도 그의 책상에 차례차례 산처럼 쌓이고 그 아래 책상에 푹 엎드려 점심 시간을 자면서 보내고 있다 . 컵라면조차 먹을 겨를이 없는 것인지… 

그 후에도, 이런 선배들의 무서운 지혜 + 장비의 결함과 O씨의 사투는 계속되어 갔고, 그의 초인적인 활약에 의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 갈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幡谷 씨에게서 노래와 효과음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幡谷 씨의 혼이 담긴, 그리운 나이츠의 곡이 드디어 PS2에서 흐르기 시작했다그것으로 우리의 의식은 "할 수 있을 것 같다"에서 "가능하다"로 극적으로 변해가는 것이었다.

 

~ 작업 개시부터 14 개월

 

드디어 출시를 위한 작업이 많아지고, 섬세한 조정과 밸런싱이 산처럼 쌓여 나와 李 디렉터를 덮쳐오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 일본으로부터 다카하시 디렉터가 상하이로 부임해 와 주었다.

이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로, 나는 그에게 나이츠의 총 지휘를 맡기기로 했다이것이 나이츠에게 극적인 호재였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즈음부터 새턴판의 세밀한 부분의 사양에 맞춰 재현하는 작업을 하게끔 되었다. 이런 작업은 역시 일본인의 깐깐한 시선이 필요하다. 그는 그 빛나는 안경의 안쪽에서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며, 차례차례 수정점을 찾아주는 것이었다

강력한 용병을 손에 넣어, 나이츠 팀은 드디어 마지막 난관을 마주하게 된다.

 

~ 작업 개시부터 16 개월

 

개발 시작 당시부터 가장 난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던 골칫거리가 이 시점에서도 남아 있었다

그렇다, 바로 A-LIFE이다

"인공 지능" 님은 기획서와 프로그램이 일치하지 않고, 개발한 본인도 "만들어진 결과물 프로그램의 내용이 정확한 사양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상태.

대부분 즉석에서 생각난 것을 거듭해서 덧붙여 버려, 말하자면 알고리즘의 프랑켄슈타인 상태였다. 그 프랑켄슈타인이 어셈블러 언어로 짜여지고 있는 것이니까, 이것은 그냥 웃을 수밖에 없다

그것도 게임의 메인 컨텐츠도 아닌데 쓸데없이 팬에게는 기억에 남아 있고, 수수께끼 투성이인데도 반드시 재현시켜야 한다는 사명이 있기 때문에 이젠 헤드 헌팅이 없어도 도망치고 싶어진다

담당자는 필사적으로 어셈블러 언어와 씨름하고, 원래 코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하나 하나 재현해 가는 수밖에 없었다

"인공 지능"님은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버그를 일으키는 데다가, 원작 새턴판과의 섬세한 차이를 다카하시 디렉터와 프로듀서에게서 계속 지적받아, 담당자는 악몽까지 꾸면서 이 괴이한 생물의 재현에 힘을 다했다

이러한, 중국인으로서는 상당히 끈질긴 작업 덕분에, 어떻게든 만족스러운 A-LIFE 군이 완성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난관이 나이츠의 움직임이다

뭐니뭐니 해도 나이츠의 움직임이야말로 이 게임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다

담당 프로그래머는 나이츠의 움직임 재현에만 반 년간 매달려, 이제 한계에 가까운 상황까지 오고 있었지만, 역시 프로듀서도 이즈카 프로듀서도 우리의 나이츠의 움직임에는 전혀 납득해 주지 않았다다카하시 디렉터도 李 디렉터도 매일 밤 자정까지 오로지 나이츠의 조작감을 새턴판과 비교하여 개선책을 찾았다

새턴 개발 장비도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이 수없이 다운되면서도 24시간 풀 가동하며 나이츠의 재현에 힘을 빌려주고 있다

마스터 업 마감이 닥쳐오고 모두가 하얗게 질려 탈진할 무렵, 그것은 완성됐다동시에 크리스마스 나이츠도 완성되고, 나는 양쪽의 시연을 동시에 지켜보았다.

 

감개무량했다.

 

부드럽고 거침없는 조작감. PS2 컨트롤러의 한계까지 최적화 된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나이츠의 놀라운 아름다움과 함께, 그야말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조작하고 있어도,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고 있어도 왠지 뭉클해져 오는 이 게임

이것이라면 괜찮다. 모두가 만족해 줄 것임에 틀림없다

남은 것은 이제 완성을 향해 달리는 것 뿐이다.

 

~ 작업 개시부터 24 개월 ~

 

그 이후, 결국 발매까지 매우 오랜 기간이 걸려 버린다

판매 전략에 변화가 생겨, 신작을 낸 후에 판매에 들어가게끔 되었기 때문이다

"왜 신작을 먼저 내고 리메이크가 나중이 되지?" 라고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했었지만, 그것은 우리의 작업 지연이 큰 원인이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그 부분을 지적받고 있는 것도, 발매일이 결정되었다고 들었을 때에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우리에게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우리에게 신경쓰이는 것은 플레이해 준 고객이 만족해 줄까 어떨까 뿐이니까

그것 때문에 단지 이렇게 무리해 왔다. 이렇게 고생을 거듭해 왔다.

이렇게도 피를 토하는 고생을 감수해 왔다.

그 성과를 드디어 선보일 때가 온다.

다행히 그림책이 딸린 "나이토피아 드림 팩"은 예약이 쇄도이외에 세가 다이렉트 오리지날 상품의 사운드 트랙도 무서운 매진

나이츠 팬의 열정에 몸이 떨린다.

그리고 출시 후의 유저 반응. 이것 만큼은 우리의 작업에 모든 책임이 달려 있다팽팽한 긴장 속에서 발매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고 있었다.

 

~ 발매 ~

 

2008 2 21, 드디어 그 때가 왔다

숨을 죽이고 지켜 보던 우리에게 판매 상황과 사용자의 반응이 와 닿기 시작한다

판매량은 예상을 약간 밑돌지만, 유저의 반응은 대단히 좋다

때마침 축구의 16문 킥(역주: 20082월 동아시아 선수권 중일전에서 일본의 야스다 미치히로가 중국 골키퍼 중레이의 발에 옆구리를 차여 병원으로 후송된 사건. 자이언트 바바의 킥 기술인 16문 킥을 빗댐) 이나 만두 사건(역주: 비슷한 시기 일본 내 중국산 냉동만두에서 농약이 검출되어 중-일 관계가 악화되었던 사건. 이 때문에 전술한 축구 시합의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한다)의 직후였기 때문에, 그 중에는 엔딩 크레딧을 본 뒤 상하이 팀의 작업이란걸 알고 좀 애매한 기분이 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평판은 대단히 좋았다

그리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플레이하면서 감동으로 눈물 흘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순간, 우리는 모든 고생이 마침내 보답받은 기분으로 충만했다.

이 나이츠의 움직임과 재현된 그래픽, 오리지널 모드보다도 힘들었던 새턴 모드, 보는 것도 싫어져 버린 A-Life, 그리고 소스도 없었던 크리스마스 나이츠

그것들 모두가 의미있는 일로 평가되고 유저의 환영을 받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원했던 보물이다

아마 같은 마음이었을 터인 프로듀서가, 잽싸게 연락해 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 다음은 무엇을 한다죠?" 

어이 잠깐, 잠깐 기다려, 지금은 이 만족감에 빠져있게 내버려 둬 줘

우선 "전파 상태가 나빠서 잘 안들려요-"로 무시해 버리고 회사의 현관으로 향한다

거기엔 내가 특별히 부탁해서 만든, 항상 크리스마스인 채로 계속 돌아가는 나이츠 데모 기기가 놓여있다아무도 플레이하지 않아도, 그 화려한 화면에 두근거리는 크리스마스 노래가 흐르고 있어

나는 이것을 세가 상하이의 대표작으로, 회사 입구에 오랫동안 전시해 두자고 결정하는 것이었다.

 

~ 추가 ~ 

 

A-LIFE에 대한 당시 개발자와의 문답이 재미있으므로, 조금 소개합니다.

 

Q. 1스테이지에서 슈퍼피안은 2마리 만들 수 있을까

A. 본 적은 없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Q. 크리스마스 나이츠에서도 슈퍼피안은 만들 수 있을까?

A. 본 적은 없지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Q. 피안 타워도 크리스마스 모습이 되는가

A. 기억이 안난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만들었었을지도.

 

Q. 나이트피안 컬렉션에서 슈퍼피안은 어느 쪽으로 분류되나

A. 기억 안난다. 어느 쪽일까 라고 한다면 "피안" 쪽 아닐까.

 

Q. 게임 속에 등장하는 피안과 나이트피안 컬렉션의 피안은 왜 차이가 있나

A. 버그입니다. 고쳐주세요.



3. 예전에 써뒀던 SS - PS2판 차이점 분석글


http://bbs1.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170/read?bbsId=G001&articleId=2877226&itemId=77225


PS2판 나오자 마자 사서 플레이해봤는데 새턴판과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 꽤 있군요. 대체로 그래픽 이외에는 원작의 쾌적한 맛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바뀐 편이라 좀 짜증이 납니다. Wii용 나이츠 2 정도의 실망감은 아니지만 이쪽도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실망이라 아쉽네요. 



< 장점 > 


* 그래픽이 깔끔해졌다 


- 해상도가 올라가고 폴리곤 수가 늘어나서 전반적인 그래픽이 깔끔해졌습니다. PS2 특유의 칙칙한 색감 덕에 화사한 맛은 죽어버렸지만... 


- 스플래시 가든의 물 그래픽 등이 상당히 보기 좋게 바뀌었습니다. 


* 동영상의 퀄리티가 좋아졌다 


- 화질 자체는 옛날이랑 크게 다르진 않지만 프레임이 부드러워진 것은 좋습니다. 


* 크리스마스 나이츠의 나이트피언 콜렉션이 포함되어 A-LIFE를 즐기기가 편해졌다 


- 이건 이번 PS2판의 가장 중요한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 단점 > 


* 나이츠의 조작이 둔해졌다 


- 방향을 빠르게 꺾고 선회하는 것이 새턴판보다 상당히 어려워졌습니다. 이 때문에 링크를 하기가 예전보다 꽤 어렵습니다. 스노우 벨 1스테이지의 200링크 같은건 정말 맘잡고 하지 않으면 못하겠더군요. 


- 드릴대시를 하지 않을 때에도 이동속도가 새턴판보다 미묘하게 느립니다. 대시를 하지 않으면 굉장히 이동이 피곤해지는 느낌. 


- 드림팰리스에서 나이츠와 동화한 직후 약간의 드릴대시 불가능 시간이 존재합니다. (아니 대체 왜?!) 이 때문에 게임 템포가 끊기는 느낌이 들고 묘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 인간 캐릭터의 이동속도 역시도 새턴판보다 조금 느립니다. 점프가 아니면 빠르게 움직이기가 힘듭니다. 새턴판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기가 어려운 느낌. 


*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올라갔다 


- 미스틱 포레스트의 지하신전에 인간인 상태로 들어갔을 때에 새턴판은 나올 수 없게 되는 버그가 있었지만 PS2판에서는 낮아지는 천장에 깔리면 바로 Night Over로 처리. 처음 겪어보고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 미스틱 포레스트 수평시점 진행부의 난이도 상승. 고장난 자동차를 인도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제대로 쫓아오지도 못하며 조금만 시야에서 멀어져도 바로 다른 곳으로 가 버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또한 해당 지형에서 나이츠가 빠져나오는 루트가 변경되어 있어 예전처럼 쉽게 빠져나오기가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참고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NM7iXM0xJlk&t=232)


- 스플래시 가든의 연속 물방울 통과시 묘하게 직선주행이 힘들어졌습니다. 전에는 한번에 풍선을 터뜨릴 수 있을 정도로 상쾌한 진행이 되던 부분인데 스트레스가 쌓이게 변경되었군요. 


* 몇몇 보스 캐릭터들의 난이도 상승 


- 길윙의 경우 몸의 관절 수가 늘어나서 여러번 공격해야 죽일 수 있게 변경. 꽤 어렵습니다. 처음 등장하는 보스로는 난이도가 너무 높아진 느낌. 


- 걸포가 예전보다 이동을 많이 하며 보다 약삭빠르게 움직입니다. 특히 새턴판에서는 거의 맞을 일이 없었던 방전 공격에 당하는 일이 많아졌으며, 터치 대시로 물기둥을 가로질러 공격하는 중에도 몸의 자체 공격판정에 당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납니다. 매우 짜증나게 바뀐 보스. 


- 퍼피의 경우 터치 후 회전하여 각도를 결정할 때의 조작이 새턴판보다 불명확합니다. 기본적 난이도 자체는 변함없지만 이 조작감 때문에 클리어가 어려워진 느낌. 


- 와이즈맨 보스전에서 본체까지 접근한 뒤 공격할 때 새턴판은 쉽게 공격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자체 방어막이 상당히 강해 몇 번씩 튕겨나오고 나서야 공격이 가능합니다. 꽤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부분. 


* 세부적인 퀄리티의 문제 


- 알람 달걀의 알람소리가 아주 듣기 싫게 변경. 따르릉 하는 알람 소리가 아니라 무슨 전기톱질 하는 소리가 나는데 상당히 불쾌해진 느낌... 


- SEGASATURN DREAM 모드로 미스틱 포레스트를 진행할 경우 수평시점 진행부의 그래픽이 아주 형편없이 깨집니다. 새턴판에서는 전혀 이런 일이 없었는데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현상입니다. 


- 블루 칩의 디자인이 이상해졌습니다. 예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전작보다 배경에 좀 묻혀 보이는 느낌이 강해져 바로바로 찾아 얻기가 좀 어려워졌네요. 


- 나이트피언들이 3D화가 되면서 귀여움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3D면 오히려 더욱 부드럽고 다채롭게 모션을 넣어줄 수 있었을텐데 전작의 2D 나이트피언들이 보여주던 휘파람 불기나 웃으면서 따라다니기 등등의 기본적인 움직임들조차 많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 총평 > 


이제 슬슬 소닉 팀 게임은 안 사도 되는 시기가 오는 것일지도... PSP용 판타지스타 유니버스를 마지막으로 체크해볼 예정입니다.



4. 해외 나이츠 팬포럼에서 작성된 SS판과 PS2판의 차이점


http://nidscores.com/?page_id=439


 한때 줄기차게 찾아다녔던 새턴용 베이직. 오랜만에 검색을 좀 했더니 그동안 몰랐던 정보가 가득. 정보 보관 차원에서 포스트를 하나 쓰기로 한다.



* SATAKORE 사이트의 게임 베이직 관련 정보 ( http://www.satakore.com/sega-saturn-game,,T-2111G,,Game-Basic-for-SegaSaturn-JPN.html , http://www.satakore.com/sega-saturn-complete-game-basic,,1,,1.html )


 게임 베이직에 대해서 잘 정리된 양키 사이트. 특히 2번째 링크에는 인터넷에 공개된 게임 베이직 샘플 프로그램들이 모아져 있다. 



* 2012년의 GAME BASIC for SegaSaturn 활용법 ( http://www.geocities.co.jp/ceeezet/satabe.html )


 비교적 최신의 정보로, 게임 베이직의 CD 이미지와 윈도우용 새턴 에뮬레이터 SSF를 이용하여 온전히 윈도우 환경에서 개발을 시도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 지금 시점에서는 게임베이직 자체가 엄청나게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기도 할 뿐더러 새턴 본체의 내구성에도 의문이 들 시점이라, 상당히 현실성 있는 방법이라 하겠다. 나중에 시도해보자.



* LightWave 모델링 컨버터 for GAME BASIC for SegaSaturn ( http://www.vector.co.jp/soft/win95/art/se088420.html )


 라이트웨이브로 만든 모델데이터를 게임베이직용 포맷으로 컨버팅하는 툴. 99년에 만들어진 툴인 것 같다. 아직 검증은 안해봤지만... 역시나 나중에 체크.



* GAME BASIC STYLE ( http://www.geocities.co.jp/Playtown-Dice/5096/gbstyle/ )


 옛날에 북마크해뒀던 페이지인데 한동안 안보이더니 다시 복구된 듯. 게임 베이직으로 만든 데모들이 올라와 있다. 링크란의 페이지들은 이젠 대부분 없어진 사이트일 것 같지만...



* 어느 새턴 팬의 페이지 ( http://www.geocities.jp/slava_maniac/saturn.htm )


 완전히 게임 베이직 관련은 아니고 새턴에 꽤나 집착하고 있는 어떤 일본인의 웹페이지. 링크가 볼만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레트로 PC의 개조나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사람인 듯. 나도 이런거 흥미 있지...



* 어느 게임베이직 팬의 페이지 ( http://doga.jp/~moriyama/rouKANlien/BASICforSS.htm )

 

 이쪽도 샘플 게임이 몇 종 올라와 있다.



* 무서운 양키 사이트 ( http://www.assemblergames.com/forums/archive/index.php/f-56.html )


 새턴의 홈브루 프로그래밍에 대해 상당히 많은 양의 정보가 수록된 포럼. 역시 덕중의 덕은 양덕이라.



* 아마존 재팬의 중고상품 ( http://amzn.to/105d1rA )


 모처럼 일본에 와 있는 동안에 사고도 싶긴 한데 5천엔에 달하는 가격이 좀 망설여진다... 일단 ISO부터 찾아보고;



* ROCKING'B의 새턴 개발 사이트 ( http://www.rockin-b.de/saturn/saturngametutorial/SaturnGameTutorial.htm )


SaturnOrbit라는 윈도우용 새턴 개발환경을 사용한 새턴 게임 개발에 대해 다루고 있는 듯. 이 정체불명의 물건이 대체 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검토 필요.





 용과 같이(龍が如く)시리즈로 유명한 나고시 토시히로(名越稔洋) 씨는 1989년에 세가에 입사하여 지금까지도 다수의 게임을 제작해오고 있는 대표적 "세가 맨"이다. 업소용의 AM과 가정용의 CS로 나뉜 세가의 제작 팀들에서 많은 스타 개발자들이 게임을 쏟아내던 이른바 세가의 최 전성기로부터, 일본 게임이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다고 일컬어지는 요즘에까지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개발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나고시 씨가 만들어낸 작품 중에는 "데이토나 USA"라든지 "슈퍼 몽키볼", "용과 같이" 시리즈 등 유명한 히트작들도 많지만,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고 묻혀버린 작품도 몇 개 있다. 이 글에서는 그 중에서도 특히 "스파이크 아웃"이라는 게임 시리즈에 대해 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버추어 파이터가 3편까지 나와 히트하고 모델 3과 드림캐스트가 나와 한참 본격적 3D 게임의 열풍이 몰아치고 있던 1998년, 나고시 토시히로는 AM 제 11연구소의 부장으로 취임한다. 취임과 동시에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프로젝트가 바로 "스파이크 아웃". 이 게임은 풀 3D 격투 액션 게임으로, 플레이어 캐릭터가 필드 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적들과 싸우는 내용의 게임이었다.

 특히나 발표 당시에는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면서 싸우거나, 필드 내의 테이블이나 의자를 집어던져 적을 타격할 수 있는 등 자유도 높은 액션과, 게임센터의 기기들을 케이블로 연결해 유저들끼리 협력 플레이가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실험적 구상을 내세워, 당시 유저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당시의 여건이나 기술에 비해 너무 높은 목표를 설정했던 탓이었는지, 제작은 꽤 난항을 겪으며 게임의 사양도 많이 변경되어 갔다. 특히 통신 협력 플레이는 실제 제품판에서 삭제된 가장 큰 특징이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1998년 아케이드의 모델 3 기판용으로 "SPIKE OUT DIGITAL BATTLE ONLINE"이라는 다소 난해한 제목의 첫 제품판 버전이 발매된다. 

 

 스파이크 아웃 시리즈가 그다지 많이 알려져있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는, 당시 대부분의 모델 3 게임들이 그랬듯 가정용 콘솔로의 컨버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위 영상도 어느 유저가 나오미 기판을 개조하여 출력시킨 것을 촬영한 것이다. 어쨌든 영상을 보면 당시의 과도기적 3D 그래픽의 스타일(특히 버파 3과 상당히 유사하다)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상쾌한 타격감과 액션을 구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세가의 컨베이어 벨트형 격투 액션 게임이라면 또한 베어너클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는데, 세가 역시도 새턴 시절부터 베어너클 시리즈를 3D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위 영상은 본래 베어너클을 새턴으로 내놓기 위해 제작되었던 프로토 타입의 영상으로, 지금 보아도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때부터 세가는 3D 필드 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싸우는 형태의 액션 게임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데모를 실질적으로 제작했던 Core Design과 중간 퍼블리셔였던 Eidos는 이 게임을 PS1로도 발매하길 원했고, 세가는 결국 베어너클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결국 이 게임은 PS1과 N64, 그리고 PC용으로 "Fighting Force"(일본판은 "Metal Fist")라는 제목의 전혀 다른 게임으로 발매된다.

 세가는 결국 새턴에서 원하는 형태의 게임을 내지 못한 채 드림캐스트로 넘어오는데, 이 때에도 3D 액션 게임을 발매하려는 시도는 계속됐다. 

 

 위 영상은 몇 년 전에 유출된 드림캐스트(혹은 나오미) 용의 베어너클 4를 만들기 위해 테스트했던 프로토 타입의 영상으로, 어설픈 완성도이지만 현재의 스파이크 아웃과 상당히 유사한 컨셉의 게임 플레이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일단 발매된 스파이크 아웃이었지만, 이런 류의 자유도 높은 풀 3D 액션 게임이 등장하면서 세가의 3D 게임에 대한 안일한 자세와 그에 따른 엉성한 게임 플레이의 문제점이 노출되기 시작한다. 사실 이것은 세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 일본 게임 회사들 대부분의 문제였다. 스파이크 아웃과 비슷한 자유도 높은 액션을 표방했던 스퀘어의 "바운서"도 비슷한 노선을 걸었고, 결과적으로 유저들로부터 외면받고 만다.

  

 바운서 역시도 제작자는 배경의 오브젝트를 활용하여 폭넓은 액션을 할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발매된 제품판은 그러한 재미 요소의 상당부분이 삭제된 상태였다.

 아쉬운 완성도는 제작자들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세가는 이듬해인 1999년, 밸런스를 조정하고 게임 플레이 요소를 좀더 보강한 "SPIKE OUT FINAL EDITION"을 발매한다.


 이 버전이 그나마 스파이크 아웃 시리즈 중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버전이 되었는데, 개발에 투자된 시간과 개발비가 아까웠는지 세가는 어떻게든 이것을 이용해 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런 시도도 뭔가 확실하게 이득을 취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었다는 것이 문제.

 다음 해인 2000년, 세가는 스파이크 아웃의 엔진과 주요 시스템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 채 세계관만 검과 마법의 판타지 분위기로 바꾼 "SLASH OUT"이라는 괴작 게임을 발매한다.  

  

 슬래시 아웃 역시도 가정용으로는 이식되지 않았으며, 이 영상은 PC용 에뮬레이터로 실행해 녹화된 것이다.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 급조된 게임의 냄새가 강하게 난다. 성의없는 몬스터 디자인들과 맥락없는 캐릭터들... 

 이에 그치지 않고 세가는 2001년에 다시 "SPIKER'S BATTLE"이라는 마이너 업그레이드 버전을 또 발매하는데, 스파이크 아웃의 "속편"이라고 홍보했지만 사실상 원작 스파이크 아웃에 플레이어 간 대전 기능을 넣은 것에 지나지 않고, 게임 밸런스에도 문제가 많아 바로 게임센터에서 사라져 버렸다.

 

 넓은 필드의 자유로운 액션이 장점이었던 게임에서 필드를 줄이고 대인전 위주로 게임을 바꿔 버리면 무엇이 남을까? 당시의 세가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미스를 많이 저질렀는데 이 게임 역시 그러한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묻혀 버렸다고 생각되었던 스파이크 아웃이었으나, 네트워크 기능을 기본으로 갖춘 XBOX가 발표되면서 예전 통신 대전 기능을 활용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풀고 싶었는지, 2005년 스파이크 아웃의 정식 속편 "SPIKE OUT BATTLE STREET"가 발매된다.

  

 당시 최신기종이었던 XBOX로 발매된 만큼, 상대적으로 그래픽도 좋아지고 게임 구성도 전작들보다 많이 안정되어 보이긴 하지만, 이미 전작들의 이미지가 강해서였을까? 큰 인기는 끌지 못한 채 네트워크 서비스도 종료되고 사람들에게서 잊혀져 간 게임이 되어버렸다.

 나름대로 세가로서도 많은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만들었던 시리즈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렇게 호응받지 못하고 사라진 게임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베어너클의 속편으로든 스파이크 아웃의 속편으로든 다음 작품은 나올 수 있을까? 통신 협력 플레이를 사용한 자유도 높은 액션 게임이란, 일견 알기 쉬운 컨셉이지만 그만큼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PC 온라인에 비슷한 시도가 많이 이루어졌지만 실제적으로 성공을 거둔 케이스는 많지 않다. 하지만 세가의 베어너클과 스파이크 아웃을 좋아했던 유저로서, 그리고 이러한 격투 액션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로서, 보다 치밀하게 준비해서 제대로 된 네트워크 액션 게임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1편만 쓰고 말 것 같았지만 아쉽게도(?) 플레이 일기 2편.

 드디어 S랭크 프리미션을 모두 클리어하고 인피니티 랭크만 남았는데, 프리미션의 인피니티 랭크는 캐릭터 레벨이 150 이상 되어야 수주할 수 있기 때문에 죽어라고 노가다를 하며 레벨을 올렸다. 뭐 모든 게임이 그렇지만 이 게임도 레벨 100 이상 올라가면 1레벨 올리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라서... 어쨌든 겨우겨우 150도 찍고 이제 인피니티 랭크 달리기 시작. 그러나 이걸 깬다고 이 게임은 끝나지 않는다...

 어쨌든 그간의 플레이 기록을 스샷과 함께 ㅋㅋ

 추가 퀘스트인 붉은 싸움귀신인가 뭔가를 깨다 보면 옛날 PSO에 등장했던 레드 링 리코와 만나는 이벤트가 있다. 갑자기 어딘가로 워프해버린 주인공과 에밀리아 그리고 나기사는 폴로웬을 찾고 있던 리코와 만나고, 올가 플로우와 싸워 폴로웬을 구해내려 하지만 위기를 맞는다. 그 순간 갑자기 나타나는 그들.


 아 중2병 연출 돋네요 ㅋㅋ 그래도 뭐 옛날 PSO 시절의 헌터들이 등장하니 반갑긴 했다. 이걸 깨면 레드 세이버를 비롯한 리코의 무기도 얻을 수 있고 나름 재미있다. 옛날 PSO 의 골수팬들은 설정 파괴라고 욕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난 그닥 개의치 않는 편. 


 에피소드 2의 최종보스인 다크 팔스 디오스. 뭐 나름 멋들어지게 등장해주시지만...


 격파했다 ㄳ. 사실 이 퀘스트는 보스 자체보다 보스전까지 가는 길이 어렵다. 망할놈의 레이저 쏘는 놈들... ㅠㅠ 

 S랭크 후반쯤 되면 적들 중에서도 재미있는 놈들이 많이 등장한다.


 메카 라피의 강화형, "라피 마키나" 등장. 가로 세로로 종횡무진 로켓 분사를 하며 날아다니는 걸로도 모자라, 삘받으면 3단 승룡권까지 쓰는 무서운 놈이다. 


 쓰러뜨리면 죽은 척 하다가 저렇게 장엄한 모습으로 로켓을 분사하며 하늘로 날아올라 사라진다. 허세 쩔어요.


 본격 전국시대풍 라피, "라피 구라키". 하트같은걸 뿅뿅 날려대며 공격하는데 대미지가 엄청나다. 별거 아니라고 얕봤다가 요단강 건너갈 뻔 했음.

 이름은 쟈고라고 되어 있지만 누가 봐도 이 녀석들은 소닉어드벤처의 챠오다. 대체 이놈들이 여기서 왜, 어떤 조건으로 나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역시 추가 퀘스트인 대난투 성령제(乱破犇めく星霊祭)의 보스 야오로즈. 생긴건 그럴싸하게 생겼지만 실상은 다크 팔스 디오스와 거의 같은 패턴. 다리 네 군데 중 특정 부분만 공격해야 하는 것도 같다.


 레벨 150을 넘김으로서 인피니티 랭크가 수주 가능해짐. 참, 힘들었다... (눈물)


 무기의 잠재능력을 끌어내 11단계로 올려주는 익스텐드 코드. 인피니티 랭크부터는 퀘스트 보상템으로 익스텐드 플래그먼트라는 아이템이 떨어진다. 이것은 모아서 교환 미션에 가져가 익스텐드 코드로 교환할 수 있다. 이제 전생따위 시키지 않아도 풀강화가 가능하다고! (눈물 #2)

 그간 얻은 템들.



 대검 "세상의 끝 ・ 인". 한번에 공격할 수 있는 적 수가 적어서 썩 좋은 검은 아니다. 레어도 13.


 대검 "트라디시온". 공격수가 +1인데다 특수 이펙트도 있고 세트 효과도 있는 좋은 검. 나기사가 후반에 자주 들고 다니는 초승달 모양의 대검인데 룩도 꽤나 멋지다. 레어도 14.


 쌍권총 "T 야스미노코프 2000H". 옛날 PSO 시절 눈에 불을 켜고 먹으러 다니던 야스미노코프 시리즈의 부활이지만 정작 성능은 그냥 그렇다. 레어도 11.


 S랭크 후반부터는 소켓 아이템도 루미라/루미라스급에서 한단계 더 올라간 페리/페릴급이 나오기 시작한다.


 딱히 체크도 잘 안하는 각종 빨간템과 무지개템 얻었을 때의 모습들. 요즘은 대개 한번 훑어보고 좋은거 아니면 상점행...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몬헌 서드와 더불어 PSP에서는 가장 최고급의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이 아닐까 싶다. 보고 있으면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판스포 3은 VITA로 내주면 정말 환상의 그래픽을 보여줄 듯.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초기의 시나리오 담당 테라다 켄지 씨가 FF를 떠난 이유와 크리에이터가 빠지기 쉬운 함정에 대해서 들려주었다.

테라다 켄지(寺田憲史)

애니메이션, TV드라마, 영화, 게임, 만화, 소설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멀티 크리에이터. 각본가, 작가, 연출가, 프로듀서. TV 애니메이션 작품으로는 "근육맨", "변덕쟁이 오렌지 로드", "코브라", "캣츠아이" 등 다수. 소설로는 "신 오렌지로드" 전 3권이 베스트 셀러. 게임으로는 "파이널 판타지" (3편까지). 저서로는 미국 체류기 "시애틀의 피터팬", 그리고 소설, 원작을 담당한 만화책 다수. 근저 "루카스를 넘어서 / 애니메이션 게임 비즈니스 창작술".


게임에 있어서의 스토리성이란 무엇인가

 "파이널 판타지 X" (이하 FF X)는 게임과 영화의 경계선을 더욱 더 애매하게 만들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원래 "FF"가 영화적이라고 평가되어 온 것은 그 게임의 시나리오, 즉 스토리의 전개가 드라마틱하게 발전해 왔기 때문에 듣게 된 말일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CG의 아름다움이나 영화적인 표현 기법만을 가지고 "영화적이다"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기 시작했다.

 만일 "영화적이다"라는 말을 "영상이 리얼하다"라는 말로 해석한다면, 하드웨어가 진화하면 모든 게임이 "영화적"이 될 수도 있다. 게임의 스토리성은 관계없이 말이다. 이런 식의 "영화적"인 소프트가 늘어간다면 스토리성이 최대의 특징인 RPG라는 장르의 존재 의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지금 일단 그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메이커에게 요구되는 시나리오를 읽는 능력

 테라다 켄지 씨는 "FF" 시리즈 중 1~3편의 시나리오를 담당했다. 사카구치 히로노부, 아마노 요시타카 씨와 함께 현재의 "FF"의 기반을 구축한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카구치, 아마노 두 사람은 현재도 어떤 형태로든 "FF"에 관여하고 있는데 반해, 테라다 씨는 4편 이후 완전히 "FF"에서 떠나버렸다.

 "FF 시리즈가 플스로 간 이후로는 전혀 터치하고 있지 않습니다. 네, 4편 이후로는 확실히 말해서 개인적으로 플레이한 적도, 할 마음도 없었습니다" 라고 테라다 씨는 말한다. 4편 이후로 "FF"와 결별해버린 것인데, 그 원인은 스퀘어 측과 테라다 씨 사이의 게임 시나리오에 대한 사고 방식의 차이였다.

 "3편까지는 시나리오나 캐릭터에 대해서 면밀한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샌가 시나리오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작품 전체에 대해서 권한을 가지게 돼서 말이죠. 그렇게 되니 엉망진창이 돼버려서, '그래, 이제 멋대로 하시죠'라는 느낌으로 떨어져 나왔어요."

 테라다 씨는 학생시절부터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 폭넓은 분야에서 시나리오를 써왔다. 또 동시에 영화 연출가로서도 여러 영화나 게임 제작회사와 함께 일을 해왔는데, 그 경험으로부터 시나리오를 "읽는 능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예를 들어 게임을 만드는 경우, 그래픽이나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돈만 있으면 그 시대의 최신 기술을 가진 크리에이터를 모으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시나리오라는 것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낡아버리는 성질의 물건이 아닙니다. 발상이라는 의미에서 시나리오 라이터는 "시대"를 읽을 필요가 있지만 말이죠. 그러니까 어떤 사람에게 의뢰를 할까, 어떤 안을 채용할까 하는 것은 그것을 결정하는 측의 "읽는 능력"에 따른 거죠."

 테라다씨는 현재 일본 게임 메이커는 근본적으로 그 "시나리오를 읽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의문을 품고 있다(이에 관해서는 그의 근저 "루카스를 넘어서"에 자세히 나온다).

 "물론 "읽는 능력"이라는 것은 "쓰는 능력"이 있어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니까, 읽는 측도 공부를 해야만 하죠. 그렇지만 모두들 그게 귀찮아서 연출에 의지하는 쪽으로만 치우쳐버려요. 최근 외형을 과도하게 중시한 영화 "비슷한" 게임이 나오고 있는 원인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 게임은 사는 사람은 많아도 실제로 플레이하는 사람은 별로 없죠? 콜렉션 용이 되어버린 겁니다. 엔터테인먼트가 권위에 의지하게 되면 그걸로 끝이에요."

 또한 게임 제작의 총괄 권한을 가진 사람이 시나리오를 읽는 능력이 부족하면, 만드는 측인 크리에이터가 제멋대로 하게 놔주는 꼴이 된다고 한다. 테라다 씨는 "이런 이야기를 하면 늙은이 같다는 소리를 듣겠지만" 이라며 웃으면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저는 때때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전문학교에서 강연을 할 때가 있는데, 거기에서 크리에이터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합니다. 칠판에 영화, 애니메이션, TV드라마의 각본, 희곡집 제목을 쭉 적어놓고 하나하나 '이것을 본 사람, 읽은 사람 있습니까?'하고 묻습니다. 그러면 대부분 아마도 손을 들지 않아요. 모두들 그런것들을 접해오지 않은 거죠. 저 같은 경우엔 학생시절부터 그런 것들을 읽는 데에 열중해, 무의식적으로 작품 분석 같은 걸 계속 해왔는데 말이죠. 영화는 1년에 200편 본 적도 있습니다."

 그것은 그림으로 말하자면 데생 연습을 하는 것과 비슷한 작업이며, 창작 활동에 있어서 기본적인 것이라고 한다.

 "노력과는 다릅니다. 저도 그런 기분으로 한 것은 아니니까요. 다만 언제나 의식 밑바닥에 '다른 사람들과 같은 수준이 되면 안된다'라는 마음은 있었어요. 내 강연을 멍하니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선 그런 마음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치 혼자가 되는 것을 겁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란, 당연한 말입니다만, 고독에 대면함으로서 창조성이 발휘된다고 생각해요. 혼자가 되어서 자신의 감성과 마주한다... 라는 느낌으로 말이죠."


 "FF"의 시나리오는 엉망이 될 겁니다

 그런데도 "테라다 씨 같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라고 하는 사람은 끊이지 않는다.

 "누구누구처럼 되고 싶다"라고 하는 건 안됩니다. 그래서는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하는 스태프가 될 뿐입니다. 실제로 많은 프로 게임 개발자가 저희 집을 방문합니다만, 역시 그들 중에서도 게임 이외의 것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선은 게임 크리에이터라는 자각, 그것이 요구되는 것이다.

 "최근 그래픽 디자이너 중에서 2D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연필로 기본적인 그림도 그리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회의 자리에서도, '모델링을 하고 색까지 입히지 않으면 어떤 모습이 될 지 모른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이야기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이해하는 능력은, 시나리오 라이터도 포함해서, 크리에이터의 기본이에요. 좀더 잘하고 못하는 차이는 있더라도,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을 형태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과정은 대단히 중요한 겁니다. 그냥 그래픽 툴을 다룰 수 있는 정도라면, 앞으로 그런 사람들이 점점 늘어갈 테니까, 일거리가 없어질 겁니다. 그런 사람들은 10년 후, 아니 수년 후 자기가 밥을 벌어먹을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겠죠."

 그런 현상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항상 주위 상황을 생각하며 창작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테라다 씨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FF"의 시나리오는 이미 엉망이 되어버렸을 거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보거나 할 일도 없겠고, 보고 싶지도 않지만, 감히 단언하겠습니다. 게임 메이커에는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사람도, 읽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까요. RPG 뿐만 아니라, 게임은 시스템만으로 팔리기도 합니다만, 인간 드라마라고 하는 관점에서 봤을 경우는 이미 글러먹었습니다. 제작자 측의 오만입니다."


자신의 재능에 위기감이 없는 크리에이터

 테라다 씨는 현재 켐코에서 발매 예정인 게임큐브용 소프트 "BATMAN"에 감독, 시나리오, 그림 콘티를 겸임하는 형태로 관여하고 있다. 제작 활동의 거점은, 일본은 말할 것도 없이 미국 뉴욕, LA로 폭넓다.

 "저쪽의 크리에이터는 분석력이 대단히 뛰어납니다. 스케쥴이나 예산 관리 같은 것도 크리에이터의 영역이에요. 그 점이 일본과 다릅니다. 일본의 크리에이터에게는 늦어지는 게 당연하다는 사고방식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예정보다 늦어진다는 것은 자기 분석을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또, 일본에서는 크리에이터가 돈 얘기를 해선 안 된다는 풍조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크리에이터가 돈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물론, 그 중에는 관여한 작품이 우연히 히트해서 돈, 돈 하는 사이비 크리에이터도 많습니다만(웃음)." 

 자기 건강 관리조차 크리에이터로서는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테라다 씨는 말한다. 이 의식 차이는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건 양국 간의 게임 작법의 차이가 원인입니다. 미국에서는 우선 하고 싶은 것, 만들려고 하는 것을 정한 뒤 스케줄을 짜고, 그 다음에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퀄리티까지 높여갑니다. 반대로 일본에서는 크리에이터를 자유롭게 내버려두고 그 안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좋은 작품을 판다는 방법을 취하고 있어요."

 미국의 게임 작법은 시나리오를 쓰는 방법과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우선 처음에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정합니다. 즉, 그 작품의 테마입니다. 그 다음에 오프닝까지 역산하듯이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 전체를 구성합니다. 이것은 어느 장르의 시나리오에서든 마찬가지입니다.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예로 들어, 전 26화라면 26화에서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몇년 전에 유행한 애니메이션처럼 시청자를 마지막까지 배신하고서 "뒷 이야기는 극장에서"라는 식은 안되죠. 처음부터 확실한 테마를 가지고 만들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시나리오 작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요."

 일본의 크리에이터들은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스스로의 재능에 대한 위기감을 갖지 않게 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결과로서 게임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그 문제에 대해 테라다씨가 자기 경험으로부터 얻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시나리오 디렉터는 많은 경우 연령적으로 40을 넘어설 즈음이 한계입니다. 그 사람이 쓸 수 있다 없다 같은 문제가 아니라, 시나리오를 요구하는 측이 젊으니까 대부분 잘 맞지 않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말하자면 저는 예외중의 예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성격이라서 그럴려나(웃음). 그 후에는 소설가나 야한 만화 원작자로 전직하게 됩니다만, 그 모습은 비참해 보입니다. 그런 현실을 지금 개발 현장에 있는 젊은이들이 얼마만큼의 위기감을 가지고 깨닫고 있을까. 저 자신이 "밝은 오타쿠"를 표방하고 있습니다만, 크리에이터 중에는 오타쿠 같은 사람이 많죠. 오타쿠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폭이 좁습니다. 서양 사람들처럼 여자를 꼬실 수 있을 만한 사람이 적어요. 그런 사람들이 항상 그렇고 그런 미소녀 게임을 만들어 봤자, 역시 일부의 그 계층 사람들밖에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그런 것을 보고 있으면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재능에 불안감을 가지지 않는 게 신기해 보일 정도입니다. 자기의 감수성을 갈고 닦지 않으면서도 태평스러울 수 있는가 하고요."

 이렇게 된 것이 모두 게임 메이커의 책임만은 아니다.

 "감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만, 매스컴이 이제 막 떠오른 크리에이터에게 몰려가 추켜세우는 것도 한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테라다 씨 자신이 함께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잘 알려진 우수한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소프트로 승부하는 시대에 기대되는 것

 최근 "게임에 질렸다"고 하는 목소리가 자주 들려온다. 질리는 것은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수없이 나돌기 때문이다. 확실히 게임 소프트의 매력을 전하는 것은 어렵다. 하드웨어처럼 그 성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만으로 다 되는 게 아니니까. 요 수년간 계속된 차세대 하드 전쟁도 내년 초에 몇 가지 신 하드 발매를 계기로 잠잠해질 것이다. 그 다음엔 소프트 전쟁에 돌입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각 소프트 메이커가 같은 수준의 표현력을 손에 넣어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가운데, 어떻게 유저에게 호소할 것인가, 어떻게 개성을 발휘할 것인가. 그것이 열쇠라고 한다면, 게임 시나리오야말로 앞으로 더욱 중요성이 부각되어질 것이다. 그 때에는 분석력을 가진 크리에이터와 시나리오를 읽는 능력을 가진 게임 제작 회사만이 하드와 유저를 견인하는 타이틀을 낳게 될 것이다. (편집부)


 게임비평 2001년 11, 12월호에 실린 글 중의 하나. 당시로서도 꽤나 감명깊게 읽은 글이었지만, 본격적으로 일본 게임들의 질적 하락과 침체 문제가 대두되고, 그 대표격으로 스퀘어와 FF13이 거론되고 있는 지금 다시금 읽어보면 정말 하나하나 되새겨지는 통렬한 지적들이 아닐 수 없다. 
 
 몬헌에 이어 PSP에서 요즘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이 이것. 원래 드캐시절부터 PSO의 팬이었던 나인지라 갓이터 같은 아류작(...)들 보다는 이쪽이 훨씬 취향에 가깝다. 전작인 포터블 2도 한참 재미있게 즐겼는데 이번에 나온 인피니티는 2의 확장팩 개념으로서 상당한 양의 추가 컨텐츠를 보여주는지라 아주 만족스럽다. 상대적으로 시리즈 중 가장 빨리 열기가 식어버린 느낌의 몬헌 서드보다 최근에는 이녀석을 훨씬 많이 돌리는 중.
 


 전작 포터블 2에서는 히로인 캐릭터로 에밀리아와 그녀에게 빙의되어 있었던 구문명인(旧文明人) 미카가 등장했었다. 이번 인피니티에서는 포터블 2의 스토리를 에피소드 1, 추가 시나리오를 에피소드 2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 에피소드 2의 신 히로인으로 나기사(우측)와 그녀에게 빙의된 구문명인 와이날이 등장한다. 와이날은 등장하자마자 구문명인 특유의 저 복장 덕분에 에밀리아로부터 시종일관 "변태씨" 취급을 받는 중. 나기사는 인피니티에서 새로 추가된 종족인 듀먼족인데, 판타지스타 시리즈 고유의 종족이었던 뉴먼(일반적인 RPG의 엘프족과 비슷한 마법 사용에 능숙한 종족)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탄생한 돌연변이 종족이라는 설정. 그건 그렇다 쳐도 나기사의 캐릭터 디자인은 정말 작심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맨날 기껏 게임 잘 만들어 놓고도 캐릭터 후지게 만들고 광고 제대로 못해서 말아먹던 옛날의 세가를 생각하면 정말 눈물과 함께 격세지감이... 


 이번 인피니티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포터블 2에서 잠깐 맛뵈기 정도로 나왔던 PSO의 추억 요소를 아주 적극적으로 재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옛날 PSO 유저들이라면 지겹게 잡았을 저 드래곤을 비롯해, 부마, 이빌 샤크, 새비지 울프, 시노워비트, 미사일 로봇 등 정겨운 몬스터들도 대거 출연한다.


 답습작이었던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청출어람과 마스코트 캐릭터인 아이루의 눈부신 활약에 자극을 받았는지, PSO의 마스코트 몬스터였던 라피도 다양한 배리에이션과 함께 돌아왔다. 위 사진에 구르고 있는건 무려 메카닉 라피(...)


 이런 점보 사이즈의 라피도 출동.


 PSO의 동굴 스테이지에서 등장하던 케익 가게도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과 함께 파워 업. KFC와 피자헛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안선생님 카넬 샌더스 아저씨도 등장. 이 아저씨를 한번 만나고 나면 상점에서 카넬 샌더스 복장도 구입 가능해진다(...). 물론 나는 사지 않았다 ㄳ.


 인피니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파고들 요소가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것인데, 특히 이번에 추가된 봉인무기들의 존재는 몬헌시리즈를 능가하는 중독성을 가졌다. 사진의 무기인 각인도 호오즈키는 본래 공격력 610 정도의 평범한 성능을 보여주는 검이지만, 이 검으로 몬스터 2천마리를 죽이면 위와 같이 푸른 불이 타오르며 봉인이 해제된다. 봉인 해제 후의 성능은 위에 보시다시피 발군. 문제는 호오즈키 하나만이 아니라 이런 봉인무기가 몇 개나 더 있다는 점. 

 기본적으로 모든 무기는 상점에서 10단 강화가 가능한데, 거기에서 11단으로 최종강화시킬 때에는 익스텐드 코드라는 아이템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 익스텐드 코드를 얻으려면 챌린지 미션에서 엄청나게 좋은 기록을 내거나, 그게 아니면 캐릭터를 환생시킬 때 능력치를 계승에 쓰지 않고 익스텐드 코드를 구입할 수도 있다. 결국은 무기를 최종강화하기 위해서 캐릭터를 거의 처음부터 다시 키워야 한다는 소리. 봉인무기를 최종강화시키고 봉인 해제까지 하려면 정말 플레이타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되어있는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봉인이 풀린 무기의 성능을 시험해보고 싶어서 미친듯이 플레이하게 되는 유저의 심리란... 정말이지 이번 인피니티는 그 기획의 규모나 치밀함, 완성도에 있어서 놀라운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한동안은 꽤나 열심히 플레이하게 될 듯.

 다음 기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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