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의 도쿄에서 전철타기에 이어, 이번에는 여러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 방법에 대해서 조금 설명해 볼까 한다.

 물론 물건 사는 거라는게 간단하다면 간단하기도 하고, 굳이 이런 말이나 표현같은거 몰라도 대충 바디랭귀지로 때울 수도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왕 사는거 좀 뭐라고 말하는건지 알고 사면 더 좋지 않겠는가. 



 1. 기본 - 잔돈 준비와 관리


 물건 들고 계산대로 간다. 점원이 얼마라고 얘기하면 그 돈 내고 거스름돈 받으면 된다. 끝. (...) 

 사실 물건 산다는게 세계 어디서나 크게 다를 바 없고,  주는돈 거스름돈에 문제가 없다면 사실 별로 말 주고받을 필요도 없기는 하지만... 일본의 경우 소비세가 티나게 붙기 때문에 대부분의 물건 가격이 한국처럼 몇천원, 몇백원으로 딱 떨어지는게 아니라 173엔, 514엔 이런식으로 그야말로 1엔 단위까지 전부 제각각이다. 깔끔하게 떨어지는 한국 물건 가격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매번 지폐로 계산하다가 넘쳐나는 잔돈을 주체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참사를 막으려면 잔돈으로 가격을 맞춰서 계산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빠르게 물건을 사려면(특히 아침 출근시간대라든지) 계산대 가기 전에 미리 잔돈을 꺼내들고 있는 게 가장 좋긴 하지만, 그렇게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계산대에서 지갑 뒤적거려 잔돈 꺼내도 크게 상관은 없다. 다들 그렇게 하니까. 


 참고로, 이런 특성 때문에 일본의 지갑은 위 사진에서 보듯 동전용 주머니가 따로 잘 준비돼 있는 경우가 많다. 



2. 줄서기와 순서


 한국도 간혹 사람 많은 편의점 같은 곳에서는 줄서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계산대에서 오래 줄서서 기다리거나 하는 일은 별로 없고, 점원이 여러 명 있는 곳에서 계산 끝난 점원이 있으면 바로 그쪽으로 가도 사실 크게 상관없는 게 한국이다. 그러나 도쿄는 사람이 워낙 많고 줄 서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이런 순서에 굉장히 엄격해, 몇 명의 점원 중 한 명이 계산이 끝났다고 해도 바로 그쪽으로 가면 점원이 "죄송하지만 줄 서신 순서대로 기다려 주세요"라고 말하며 계산을 안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도쿄에서 물건 살 때는 그냥 얌전히 줄 서라는 곳에 서서 순서대로 기다리는 게 제일이다. 



3. 봉투


 편의점이나 작은 가게의 경우, 한국은 물건을 살 때 따로 말하지 않으면 봉투에 넣어주지 않는게 보통이지만 일본은 철저하게 봉투에 물건을 넣어주는 게 기본으로 돼 있다. 뿐만 아니라 따뜻하거나 렌지에 데운 음식(도시락, 오뎅, 호빵, 닭강정 등등)과 차가운 음식(아이스크림 등등)을 함께 살 경우, 각각 다른 봉투에 담아주는 것이 당연시 된다. 다만 온도차가 애매한 음식들의 경우 점원이 물어보기도 하니 이럴 때는 "같이 넣어주세요"(一緒で), 아니면 "따로 담아주세요"(別々で) 라고 말해주면 된다.



4. 포인트카드


 한국은 무슨 코스트코 이런데 아닌 이상에는 사실 일반적으로 물건 사면서 포인트카드를 열심히 주는데도 별로 없고 열심히 모으는 손님도 별로 없지만, 도쿄의 상점들은 정말 포인트 제도를 열심히 운영한다. 특히 큰 편의점이나 체인점들은 포인트를 공유하는 경우도 있고 회원정보도 함께 기록해 필수로 관리하는 곳도 있으므로, 싫든 좋든 한두개 이상의 포인트 카드는 사용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T포인트 카드와 폰타 카드인데, 특히 T포인트는 실로 사용범위가 광범위하니 하나쯤 만들어 두는게 좋다. 패밀리마트, 츠타야, 도토루, 가스토 등의 주요 체인점이 T포인트 카드를 사용하며, 특히 츠타야에서는 회원증으로 사용하여 없으면 렌탈이 불가능하다. 한국 SKT의 T포인트와는 관계가 없다(...)


왼쪽 위가 가장 일반적인 T포인트 카드. 그 외에 T포인트 기능이 결합된 각종 신용카드도 존재.


가게에 이 마크가 보인다면 T포인트를 사용하거나 쌓을 수 있다는 뜻이다.




 폰타 카드는 비디오/게임/만화책 렌탈샵 게오의 회원증이며, 이외에 KFC, 로손, HMV 등에서도 사용된다. 


 사실 일본에는 포인트카드가 진짜 너무너무 많다. 위 두 종류는 워낙 메이저이고 사용되는 곳도 많으니 괜찮지만, 기타 잡다한 포인트카드는 사실 있으나 마나한 경우도 많으니 본인의 이용 빈도가 낮다면 안 만들어도 크게 상관은 없다. 이런 경우는 점원의 "포인트카드 가지고 계신가요(ポイントカードはお持ちでしょうか)?"라는 질문에 "괜찮습니다(大丈夫です)"라고 답하면 OK.



5. 식당


 커피숍이나 KFC 등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보통은 주문할 때 가장 처음 묻는 것이 "가게 안에서 드실건가요(店内でお召し上がりですか)?"이다. 보통은 네라고 대답하면 되지만, 포장해가고 싶을 경우는 "가져갑니다(お持ち帰りです)"라고 대답하면 된다.

 마츠야, 가스토 등의 간단한 식당 체인을 비롯해 작은 밥집들은 식권 자판기를 운용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요리의 이름을 잘 몰라도 사진 등으로 보고 판단하기 좋으므로 외국인이 사먹기에는 좀 더 편하다. 다만 일단 식권을 뽑으면 바로 주방에 주문이 들어가고 요리를 만들기 때문에, 식권을 뽑은 뒤에 주문 취소는 원칙적으로 안된다. 주의하자. 

 요시노야 같은 곳은 대개 앉아서 밥먹는 곳의 메뉴와 테이크아웃 메뉴가 완전히 따로 분리돼 있고, 주문받는 장소도 다르다(테이크아웃 전용 계산대가 따로 준비돼 있고 주문도 거기에서 받는다). 모르고 일반 계산대에서 포장해 가려고 하면 다들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태가 벌어지니(...), 요시노야 같은 곳에서는 테이크아웃 계산대부터 먼저 확인하자.



6. 기타 유용한 표현


 - 전시품을 보고 맘에 들었을 때 전시된 물건 대신 새것을 달라고 할 때 : これ新品はありますか?(신품 = 신삔이라고 읽음)
 - 품절인가요? : 売り切れですか?(품절 = 우리키레라고 읽음)

 - 이거 재고 있나요? : 在庫ありますか?(재고 = 자이코라고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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